한화그룹의 신성장동력 기대주는 단연 태양광 사업이다. 하지만 그동안 재계의 시각은 국제유가의 지속적 하락으로 우려의 시선이 더 많았다. 이 시선들이 달라졌다. 당분간 힘들 것이라는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가 살아나고 있기 때문이다.

한화그룹의 새로운 투자인 태양광 사업이 다시 주목받는 까닭이다. 김승연 회장의 선택이 다시 한 번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솔라 프로젝트의 청사진을 하나씩 현실로 만들어나가는 동력의 핵심에는 김동관(32) 한화큐셀 영업실장이 자리하고 있다.

2016년 한화그룹의 정기 임원인사에는 태양광 사업에 대한 자신감을 그대로 보여줬다. 한화그룹이 태양광 사업에 얼마나 관심과 애정을 갖고 있는지를 알 수 있는 시그널이었다.

지난 7일 한화그룹 2016년도 임원인사에서 태양광 사업의 총괄 지휘자인 김동관 실장이 전무로 승진했다. 태양광 분야의 성공적인 구조조정과 생산성 개선을 일궈낸 사업 능력을 인정받은 것이다. 한화는 김 전무의 승진을 ‘촉매제’로 삼아 태양광 사업을 중점 육성해 독보적 글로벌 경쟁력을 한층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김 전무의 승진은 한화그룹의 미래성장 측면에서 큰 의미가 있다. 일종의 승부수로 읽힌다. 한화는 그룹 차원에서 태양광 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기존 태양광 모듈 공급뿐만 아니라 태양광발전소 건설 및 운영으로 갈수록 사업 외연을 넓혀나가고 있다.

김 전무는 지난 2월 태양광 계열사를 한화큐셀로 통합해 셀 생산규모 기준 세계 1위의 태양광 회사를 탄생시키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이후 성공적인 구조조정과 더불어 생산효율성을 개선시켜 안팎으로부터 사업판단 능력과 운영 능력을 인정받았다.

특히 부친인 김승연 회장이 한화큐셀에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는 점도 김 전무에겐 든든한 버팀목이자, 태양광 사업의 장래성을 밝혀주는 부분이다.

김 회장은 지난 2011년 한화그룹 창립기념일 기념사에서 “태양광 등 미래 신성장사업은 장기적인 시각에서 투자해야 할 것”이라면서 “눈앞의 이익에 일희일비할 것이 아니라 ‘꼭 해낸다’는 믿음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과 그룹의 든든한 후원이 아니더라도 김동관 전무가 주목받은 이유는 태양광 사업의 밝은 장래성을 내다보는 소신 때문이다.

이를 확인해 주는 단적인 자리가 바로 지난 9월 9~11일 중국 다롄(大连)에서 열린 다보스포럼이었다. 포럼 기간 중 열린 ‘아시아의 에너지 옵션 포럼’에 패널리스트로 참석한 김 전무는 중국의 급격한 경기 침체 우려에도 태양광 산업의 전망을 긍정적으로 평가해 주목을 받았다.

김 전무는 포럼 토론에서 태양광 발전 기술의 진화에 따른 발전 원가 하락으로 미국과 인도에서는 석탄 및 다른 에너지원 가격과 비슷해진 사례를 설명하면서 태양광 시장이 역동적으로 성장해 나갈 것임을 자신 있게 전망했다.

김 전무의 태양광 사업의 낙관은 최근 치러진 파리 기후협약에서 미국, 중국 등 선진국들부터 에너지에서의 ‘탈(脫)석유화’를 선언하고 나선 움직임에서도 검증되고 있다. 글로벌 환경규제의 강화와 더불어 ‘그린 이노베이션’의 가속화로 탈석유화는 더욱 힘을 받을 것이며, 그 가속 회오리의 한 축에 태양광 발전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바이오에너지, 풍력, 태양광 등 친환경 에너지원은 세계적으로 점점 확대되고 있다. 특히 태양광은 에너지 생산 가격, 친환경성 측면에서 시간이 갈수록 ‘우월적 에너지 대안’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블룸버그>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재생에너지 투자액은 3100억 달러(약 366조원)로, 2011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올해의 경우 전년 대비 5% 이상 증가한 3300억달러(약 39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반영하듯 한화그룹의 태양광 관련 산업 투자는 친환경 발전설비 강화가 세계적인 추세와 맞물려 탄력을 받고 있다.

한화그룹은 세계 1위 태양광 업체를 목표로 지난 2월 한화큐셀과 한화솔라원을 합병시켰다. 이를 통해 2011년부터 4년 연속 적자 신세를 면치 못했던 한화큐셀은 올 2분기 매출 3908억원, 영업이익 11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이후 3분기 매출 4938억원, 영업이익 466억원 등 사상 최대 규모의 흑자 실적을 기록했다.

실적상승 요인으로는 ▲합병 이후 성공적인 구조조정 ▲한국·말레이시아·중국 생산법인 라인 자동화 안정화 ▲지속적인 공정 개선 ▲고효율 셀 양산에 따른 제조원가 하락이 꼽히고 있다.

한화큐셀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최근 터키에서 현지 최대 규모 태양광발전소를 직접 건설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미국·일본 등 선진국 시장과 함께 터키·인도 등 신흥시장에 대한 공략을 강화하며 사업 네트워크를 확대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김동관 전무는 미국 하버드대를 졸업, 2010년 ㈜한화에 차장으로 입사해 한화솔라원 기획실장, 한화큐셀 전략마케팅실장 등을 두루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