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나코의 정통성을 보여주는 모나코 칼리버 12 크로노그래프. 사진 제공/ 태그호이어

시계 브랜드마다 예닐곱에서 많게는 수십 개에 달하는 컬렉션을 두고 있다. 하지만 긴 세월 사람들 뇌리에 남아있는 스테디셀러는 손에 꼽을 정도로 그 수가 적다. ‘브랜드보다 더 유명한 시계 컬렉션’을 살피는 것은 좋은 시계에 대한 안목을 기르는 첩경이다. 또한 갖고만 있어도 돈과 명예가 따르는 확실한 시테크이기도 하다. 브랜드보다 더 유명한 컬렉션의 두 번째 이야기, 태그호이어 모나코(TAG Heuer Monaco).

얼마 전 태그호이어는 한 박자 빠르게 스마트 워치를 발표했다. ‘태그호이어 커넥티드 워치’로 명명된 이 시계는 현재 10만 대 가량이 예약된 것으로 전해진다. ‘혁신’은 태그호이어에 가장 잘 어울리는 수식어 중의 하나이다. 아주 오래 전부터 그랬다. 1911년 자동차를 위한 최초의 대시보드 크로노그래프 ‘타임 오브 트립(Time of Trip)’을 선보인 곳이 바로 태그호이어다. F1 그랑프리, 르망 24시, 인디 500 등 3대 자동차 경주의 공식 타임키퍼를 모두 석권한 곳 또한 태그호이어다. 태그호이어는 모터스포츠에서 활약 중인 브랜드 중 가장 관록 있는 파트너이자 바람직한 기준으로 통하고 있다. 특히 태그호이어와 모나코는 여느 파트너십과 차원이 다른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가장 매력적인 스포츠’와 ‘최고 수준의 정확성’으로 지구 전역에 걸친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 말이다. 모나코 그랑프리는 F1 서킷 21개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동시에 가장 위험한 레이스가 펼쳐지는 곳으로 소문이 자자하다. 모나코의 몬테카를로 시가지에서 열리는 이 레이스는 총 3.3km의 좁은 서킷 트랙을 따라 무려 78랩을 돌아야 끝이 난다. 극단적인 코너의 연속임에도 시속 290km/h에 육박하는 속도를 유지해야 하는 최고 난이도 서킷인 만큼 레이서와 컨스트럭터들에게는 고도의 테크닉과 정확성이 요구된다. 여기에 1/10000초를 측정하는 정상급 기술력으로 타임키퍼의 진수를 보여주는 태그호이어는 궁합이 가장 잘 맞는 파트너라고 할 수 있다.

▲ 영화 <르망>의 두 주연, 스티브 맥퀸과 모나코. 사진 제공/ 태그호이어

현재 태그호이어는 모나코 그랑프리를 주관하는 모나코 오토모빌 클럽(ACM)의 공식 파트너사로서 공식 시계와 아이웨어를 제공하고, 타임키퍼로도 활약 중이다. 그 전에는 모나코 그랑프리만 15회에 우승한 맥라렌과 영광의 순간을 함께 나누었다. 특히 태그호이어의 홍보대사이자 전설의 레이서였던 니키 라우다, 알랭 프로스트, 아일톤 세나, 키미 라이코넨, 페르난도 알론소, 루이스 해밀턴, 젠슨 버튼 등이 모두 태그호이어를 찬 채로 모나코 그랑프리의 결승선을 통과했다. 태그호이어 최초의 F1 홍보대사는 스위스 출신의 드라이버 조 쉬퍼트였다. 그는 1962년 모나코 그랑프리에 참가했다. 당시 태그호이어를 이끌던 잭 호이어(명예회장)의 지인인 그는 시계 브랜드와 스폰서십을 체결한 첫 번째 F1 드라이버로 기록되어 있다. 더불어 그는 태그호이어를 대표하는 또 하나의 전설을 탄생시키는 데 일조했다. 스티브 맥퀸이 영화 <르망>에서 조 쉬퍼트의 드라이빙 수트를 입은 채로 포르쉐 917K를 몰고 레이서로 출연한 것이다. 그의 드라이빙 수트에 새겨진 빨간색 ‘크로노그래프 호이어’ 로고와 손목에 찬 블루 크로노그래프는 영화의 줄거리만큼이나 강렬한 인상을 주며 팬들의 뇌리에 짙게 남아있다. 영화에 얽힌 흥미로운 스토리는 모나코의 매력을 배가시킨다. 당시 잭 호이어는 스티브 맥퀸에게 영화 속에서 착용할 다양한 시계를 보여줬는데, 그는 독특한 사각형 케이스의 모나코를 보고 한 치의 망설임 없이 선택을 했다고 한다. 이후 40여 년이 넘게 모나코 컬렉션은 지구 전역에 걸친 수많은 모터스포츠 마니아와 태그호이어 팬들의 지지를 받으며 수많은 에디션들을 선보여 왔다.

1969년 첫 선을 보인 모나코는 당시 비슷한 시계를 찾기 힘들 만큼 독특한 디자인으로 출시되자마자 큰 주목을 받았다. 스티브 맥퀸이 영화 속에서 모나코를 착용한 이후, 이 대범한 사각형 케이스의 시계는 하나의 아이콘으로 격상되었다. 아울러 모나코는 오토매틱 크로노그래프 무브먼트를 장착한 세계 최초의 사각형 방수 시계로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1860년 창립해 오늘날 가장 혁신적인 워치 메이커로 자리 잡은 태그호이어의 특징을 잘 대변하는 모나코는 4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세련되고 한 치 흐트러짐 없는 모습으로 자신의 명성을 지키고 있다.

 

<가장 모나코다운 모나코 3>

1. 모나코 칼리버 12 크로노그래프

▲ 사진 제공/ 태그호이어

모나코 컬렉션의 초기 모델에서 영감을 받은 이 제품의 다이얼은 사파이어 크리스탈 글래스로 되어있다. 백케이스도 칼리버 12 무브먼트를 들여다 볼 수 있는 스켈레톤 디자인이어서 반갑다. 3시와 9시 방향 크로노그래프와 클래식한 악어가죽 스트랩까지 모나코 라인만이 가지고 있는 정통성과 고유한 디자인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2. 모나코 24 칼리버 36 크로노그래프

▲ 사진 제공/ 태그호이어

모나코와 스티브 맥퀸이 만난 르망 24시를 모티브로 한 이 시계는 레이싱 워치로서 참 많은 매력을 담고 있다. 스티브 맥퀸의 레이싱 수트에서 영감을 얻어 완성한 화이트 스트라이프와 블루 컬러 다이얼이 어우러진 스타일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브랜드 로고와 24시간 동안 쉬지 않고 달리는 르망을 상징하는 숫자 ‘24’는 12시 방향에 위치하고 있다. 대범한 40.5mm 케이스 안에는 태그호이어의 기술력을 상징하는 칼리버 36 무브먼트(기존의 시계가 시간당 28,800회 진동하는 데 비해 시간당 36,000회 진동으로 정확성을 높임)가 숨 쉬고 있다. 특히 모나코 24의 칼리버 36 무브먼트는 다이얼 사면의 4개 관을 지지대로 삼아 마치 공중에 떠있는 형태로 디자인되었다. 우주선과 레이싱카에 쓰이는 재질인 합성 필터를 썼는데, 이를 통해 무브먼트에 가해지는 충격을 크게 완화시키는 원리다.

 

3. 모나코 칼리버 11 크로노그래프 39mm

▲ 사진 제공/ 태그호이어

모나코 컬렉션의 초기 모델을 재현한 이 제품은 매트한 블루 컬러 다이얼과 빈티지 ‘호이어’ 로고가 어우러져 클래식한 매력을 강조하고 있다. 다이얼은 사파이어 크리스탈 글래스, 백케이스는 크리스탈로 제작되어 칼리버 11 무브먼트의 움직임을 언제든 감상할 수 있다. 인덱스를 장식한 레드 컬러 도트와 같은 색을 쓴 아워와 미닛 핸즈는 레이싱 워치 특유의 스포티함을 한껏 드러내고 있다. 여기에 3시와 9시 방향 크로노그래프와 펀칭 디테일이 가미된 소가죽 스트랩까지, 시간이 지나도 변치 않는 스테디셀러의 매력이 잘 전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