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NH 투자증권.

우리나라의 중산층 10명중 8명은 자신을 빈곤층이라고 생각한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실제 중산층 소득기준은 4인 가구 기준 월 소득 188만원 수준인 반면 조사 대상자들의 월 평균 소득은 374만원으로 나타났다.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는 2일 30∼50대 중산층 112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해 ‘2016 대한민국 중산층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 보고서는 중산층의 일상 및 가치관을 해부하며 재정의하고 이탈가능성과 유지전략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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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게 중산층은 경제적 수준이나 사회문화적 수준이 중간 정도 되며 스스로 중산층 의식이 있는 사회집단을 일컫는다. 대게 서구사회에서는 중간계층(Middle Class)로 통용되는데 프랑스에서는 ‘남들과 다른 맛을 낼 수 있는 요리실력’이, 영국은 ‘불의, 불평, 불법에 의연히 대처할 것’이, 미국에서는 ‘사회적 약자를 도와야 할 것’ 등이 중요한 중산층의 기준이다.

동양에서는 상류층과 대비되는 개념으로 신분이나 생활수준이 중간 정도 되는 사회계층을 통틀어 ‘중류층(中流層)’이라는 용어를 사용했으나 현대사회에선 경제적 관념이 부각됐다. 보고서에서 정의한 한국의 중산층은 OECD기준인 중위소득 50~150%에 해당하는 가구가 대상이다.

10억 이상 있어야 중산층? 실제 자산 기준은 ‘월 소득 188만원’

대게 ‘자산이 10억원 이상은 돼야 중산층이다’ 혹은 ‘중산층이라면 30평 이상의 주택은 가지고 있어야 한다’와 같은 표현은 모두 자산을 기준으로 중산층을 정의한다. 하지만 실제 중산층 소득 기준은 4인가구 기준 월 소득 187.8만원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 대상자들의 월평균 소득은 374만원 수준이었고 순자산은 2억3000만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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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통계청이 공식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중산층 기준은 OECD와 동일한 중위소득의 50~150%에 해당하는 사람들(가구)이다.중위소득이란 가구의 소득을 일렬로 세웠을 때 정확하게 가운데에 해당하는 가구의 소득을 의 미한다. 가구수가 1000가구라면 소득 순으로 500번째에 해당하는 가구의 소득이 중위소득이다. 여기에 가구원수를 고려해야 한다.

현재(2014년 기준) 우리나라 가구의 균등화 중위소득은 187.8만원(월 기준)이다. 4인가구가 중산층에 들기 위해서는 187.8만원(50%) ~ 563.4만원(150%) 사이의 월 소득을 올려야 한다. 이 같은 기준으로 중산층을 산출할 경우 우리나라의 현재 중산층 비율은 65.4%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중산층 비율이 크게 감소했다가 최근에 다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중산층의 자본 수준과 조사에는 괴리가 크다. 100세시대연구소가 실시한 설문 결과, 전체 응답자 가운데 19.8%만이 자신이 중산층이라는 사실에 동의했다. 대다수를 차지하는 79.1%는 자신이 중산층에 못미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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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중산층은 평균적으로 월 소득 374만원을 벌고, 2억원 상당의 집을 포함한 2.3억의 순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는 이상적으로 여기는 중산층의모습과 달랐다. 사람들이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중산층의 모습은 월 소득 515만원을 벌고 3.7억원 상당의 집을 포함한 6.6억원의 순자산을보유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현대경제연구원설문조사, 2014). 실제 중산층의 소득과 자산현황을 미루어 봤을 때, 이상적인 중산층의 조건과 상당한 괴리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100세시대연구소 연구원은 “중산층의 범위를 과도하게 넓게 설정하다 보니 소득 기준이 보건복지부가 매년 생계지원 대상자의 선정기준으로 삼는 최저생계비 166.8만원(4인가구 기준)과 별 차이가 없다. 최저생계비조차 벌지 못하는 극빈층의 기준과 중산층의 기준이 큰 차이가 없는 것.”며 “그렇다 보니 차상위계층(최저생계비의 100~120%에 해당하는 계층, 잠재적 빈곤계층)조차 중산층에 편입되는 문제점이 발생해 통상적으로 생각하는 중산층의 모습과 현실적이 괴리가 발생하게 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31평 아파트에 중형차 보유, 3년간 절반 이상 해외여행 경험 없어

조사 대상자들은 어떤 일상을 살까. 중산층은 대게 본인 소유의 31평 아파트에 살고 중형차를 몰고 다녔다. 실제 조사대상자의 40.2%가 26~34평 주택에 거주하며 평균 1.1대의 차량을 보유 했는데 중형급 이상 보유자가 62%를 차지했다.

▲ 출처=NH 투자증권

이들은 평균 6.7시간의 수면을 취하며 3명 중 1명 꼴로 아침을 거른다. 대게 승용차를 타고 출근해 하루 평균 6200원짜리 점심을 먹고 2잔의 커피를 마신다. OECD 최고 수준의 근로시간인 8.2시간을 근무한다. 응답자 중 44%의 출퇴근 교통편은 자가용으로 나타났고, 점심 평균 지출 가격은 6212원으로 조사됐다.

중산층은 높은 근로시간과는 달리 운동이나 취미생활은 부족했다. 이들은 월 평균 1.2회 운동한다. 취미활동은 월 1.3회로 이중 문화활동은 0.9회로 나타났는데 조사대상의 38.2%는 문화생활을 거의 누리지 못했다. 또한 최근 3년간 51.8%가 해외여행 경험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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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들과 하루 1.7시간 정도의 시간을 보냈고 가족과의 외식은 월 2.3회, 회당 평균 6.3만원(월 14.5만원)을 지출했다. 월 2.6회의 사회적 모임을 가지며 •월 1.7건 경조사와 회당 8만원(월 13.6만원) 경조사비를 부담했다.

중산층의 가치관은 어떨까. 그들은 ‘가정의 안녕’을 인생 목표로 삼고 ‘믿음과 신뢰’를 추구했다. 조사대상의 40%는 가정의 안녕을 인생 최고의 가치로 생각했으며 이어 31.6%가 일상의 즐거움을 추구했다. 

이들은 믿음과 신뢰(39.8%), 자기애(29.6%) 순으로 정신적 가치를 부여했으며 절반이 넘는 59.7%가 스스로를 보수적이라고 생각했다. 또한 남자는 84.1세, 여자는 83.6세까지 살기를 희망한다고 답했다.

재미있는 설문조사도 있다. 응답자의 37.3%는 100만원 이하의 돈을 길거리에서 주워도 신고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100세 연구소는 중산층의 삶을 "외형은 괜찮아 보이나 실질적인 삶은 팍팍하다"고 평했다. "일상을 중심으로 삶의 질적인 측면으로 본 중산층은 주거 상황이나 차량 보유현황 등기본적인 외형은 나쁘지 않다. 그러나 근로환경이나 자기관리, 여가생활 등을 실질적인 삶의 부분을 자세히 살펴보면 다소 팍팍하게 살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