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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3사 ‘불황타파’ 3색 승부수SKT의 방송, KT의 은행, LGU+의 인사…남은 숙제는?
▲ 출처=뉴시스

통신사들이 대체로 침통한 표정이다. 시장 포화라는 이야기는 예전부터 나왔고, 온갖 규제가 발목을 붙잡고 있다. 갈등도 존재한다. 2.1GHz 대역 주파수 할당을 놓고 이권 다툼을 벌였다.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 인수를 타진하자 경쟁사들은 즉각 반발했다. 여전히 각자의 주장을 펼치며 날을 세우고 있는 모양새다.

다만 굴하지 않고 살 길을 모색하고 있다. 서로 방향성이 비슷한 것 같으면서도 미묘하게 다르다. 특히 최근 통신3사는 적극적으로 변화를 모색했는데, 3사의 방향이 완전히 달라 이색적이다. 이들은 지금 기존 포트폴리오를 ‘개선’하는 데만 그치는 것이 아닌, 근본적인 ‘혁신’을 이야기하고 있다.

◆ SK텔레콤, 방송·통신 융합 시너지 예고

'인수합병 DNA' 최태원 SK 회장의 ‘복귀 효과’일까. SK텔레콤이 대규모 인수합병을 추진해 업계를 술렁이게 했다. ‘1위 통신사’ SK텔레콤은 케이블 1위이자 2위 알뜰폰 사업자인 CJ헬로비전을 인수해 SK브로드밴드와 합병시킬 예정이다. 통신과 케이블 1위의 결합인 만큼 많은 관심을 모았다.

SK텔레콤은 이번 인수합병의 긍정 효과를 강조했다. “CJ헬로비전 인수합병을 계기로 방송·통신 융합이 본격화되면, 소비자에게 양질의 혁신적인 서비스 제공이 늘어나는 등 소비자 편익이 확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부에서는 이번 인수합병이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어 산업 발전에 도움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 출처=뉴시스

합병 회사의 정식 출범까지는 아직 관문이 남아있다. SK텔레콤은 1일 CJ헬로비전 인수합병에 대한 인가신청서를 정부에 제출했다. 현행법에 따르면 주식거래에 대한 계약이나 합의 체결 후 30일 이내 해당 부처에 승인을 받아야 한다. 또 공정거래위원회의 심사도 통과해야 한다.

남은 숙제, 경쟁사 반발 뛰어넘을까

경쟁사들이 들끓고 있다. 지난달 30일 LG유플러스는 기자 설명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반경쟁적 인수합병을 통한 거대 통신사업자의 방송통신 시장독점화 전략을 결코 용인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LG유플러스의 패널로 참석한 법무법인 태평양 박지연 변호사는 “공정거래법 제7조는 경쟁을 제한하는 기업결합을 금지토록 규정하고 있다”며 “이번 사례와 같이 시장 1위 기업 간 인수합병이 허용될 경우 경쟁제한성이 확대될 우려가 높다”고 말했다.

KT의 의견도 비슷하다. KT는 1일 "이번 인수합병에 대한 업계, 학계, 시민단체 등에서 한 목소리로 우려를 제기했음에도 SK텔레콤이 인수 신고서 제출을 강행한 것에 대해 유감"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전에도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는 통신에 이어 방송까지 독점력을 확대시켜 공정경쟁을 훼손하고, 시장을 황폐화시킬 것으로 우려된다”며 “플랫폼 1위 사업자와 콘텐츠 1위 사업자의 상호 지분 보유는 국내 미디어·콘텐츠 산업 발전을 저해해 글로벌 경쟁력도 낮추게 될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학계에서도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달 17일 서강대 법과시장경제센터는 ‘방송통신시장 경쟁구조 개선방안’ 정책세미나를 열었다. 발제를 맡은 교수들은 시장 지배적 사업자가 결합할인 판매를 진행할 경우 시장 지배력 전이가 일어나 산업 경쟁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결합판매 시장에서도 SK텔레콤의 점유율이 꾸준히 증가하면서 이동통신 점유율이 50%에 수렴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는 결합판매를 통해 SK텔레콤의 이동통신 지배력 유지 혹은 강화에 영향을 줄 것이다.” 세미나 두 번째 발표자로 나선 강병민 경희대 교수의 말이다.

다만 업계 관계자들은 “인수합병이 결국 성사될 것”이라는 의견에 무게를 싣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경쟁사들의 문제 제기에도 정부는 “이 사안을 면밀히 들여다볼 것이지만 불법적인 요소는 크게 없는 것으로 보인다”는 식의 의견을 내비친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미 공정거래위원회와 방송통신위원회는 이번 인수합병으로 “시장 지배력 전이가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 KT, 컨소시엄 이끌며 인터넷전문은행 도전

KT는 금융 사업에 도전했다. KT가 이끄는 K뱅크 컨소시엄은 카카오와 한국투자금융지주가 주도하는 한국카카오은행 컨소시엄과 함께 인터넷전문은행 첫 사업자로 선정됐다. 인터파크가 주도한 I뱅크는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이 컨소시엄에는 SK텔레콤도 속해 있었다. KT가 은밀하게 회심의 미소를 지어보일 수 있는 대목이다.

▲ 출처=뉴시스

K뱅크 컨소시엄에는 KT를 비롯해 우리은행, GS리테일, 한화생명보험, 다날 등 21개사가 참여했다. 전체 자본금은 2500억 원이며, KT의 지분율은 8%다. 예비인가 사업자들은 인력과 시설을 갖추고 내년 상반기 중 영업을 시작할 전망이다. 이제 KT는 단순 결제 서비스 정도로만 '핀테크'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닌 수준을 보여줄 수 있게 된 셈이다.

남은 숙제, 해외 사례 그 이상 보여줄까

많은 사람들이 아직은 인터넷전문은행에 의구심을 표한다. 비용절감과 사소한 편리함 이상의 패러다임 전환을 보여줄 수 있느냐는 시선이 많다. ‘인터넷전문은행은 과연 정말로 혁신적인가’와 같이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도 있다. 단순히 '생소한 사업 모델이라 나타나는 반응'라고 일축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국내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은 해외 주요 사례와 비교해 10년은 뒤처진 것이다. 그렇다면 해외 인터넷전문은행들은 기존 금융계의 패러다임을 뒤흔들어 놓았을까? 틈새시장을 노리는 데 그쳤다는 평가가 다수다. 전문가들은 국내 인터넷전문은행 사업자가 해외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 독자적인 존재감을 보여 기존 모델을 뛰어넘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 LG유플러스, 수장 교체로 혁신 에너지 수혈

LG유플러스는 인사로 혁신을 도모했다. ‘LTE 전도사’ 이상철 전 부회장이 6년 만에 물러났다. 차기 부회장은 권영수 LG화학 전 사장이다. 그는 LG디스플레이의 OLED 사업과 LG화학의 2차 전지사업을 ‘글로벌 최고’로 키운 일등공신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미래 산업에 대한 탁월한 식견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 만큼 LG유플러스에서의 행보가 기대를 모으고 있다.

권영수 부회장은 통신 경력이 없다. 하지만 LG전자와 LG필립스LCD, LG디스플레이, LG화학 등 주력 계열사를 거치면서 분야를 불문하고 역량을 입증했다는 평을 받는다. 특히 업무 파악 속도가 빠르며, 강력한 조직 장악력이 강점인 것으로 전해진다. 벌써부터 '업계 3위' LG유플러스의 변화에 기대를 거는 이들이 늘고 있다는 후문이다.

▲ 출처=LG유플러스

남은 숙제, '통신 경험 부족' 결과로 말해야

“이상철 전 부회장이 크게 못한 부분은 없는 것 같은데.” 업계 관계자의 말이다. 표면적으로는 이상철 전 부회장이 건강상의 이유로 먼저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일부에서는 ‘쇄신’ 차원에서 이번 인사가 단행된 것으로 보고 있다.

왜 통신 경험이 없는 권영수 부회장이 선임됐을까? LG그룹이 나름의 승부수를 띄웠다고 시선이 많다. 통신 경험이 없는 인물을 CEO로 선임해 향후 신사업 분야에 매진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LG유플러스가 무선 사업을 정리하고 회사를 근본부터 체질을 바꿔나갈 것이라는 과격한 주장을 펼치기도 한다. 물론 예측일 따름이다.

앞으로의 LG유플러스에 대해서는 전반적으로 낙관적인 전망이 우세하다. 이상철 전 부회장이 그려놓은 사물인터넷, 핀테크, 영상사업 등 신사업 밑그림을 권영수 부회장이 사업적 성과로 실현해낼 수 있을 걸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이를 발판으로 ‘만년 꼴찌’ 꼬리표도 뗄 기회가 찾아올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LG그룹은 내년 사업 키워드를 B2B(기업간거래)로 정하고 주력 계열사인 LG전자를 중심으로 체질을 바꾸고 있다.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이 지주사인 LG에서 B2B를 총괄할 것으로도 예상된다. 이에 따라 권영수 부회장이 LG유플러스에서 B2B 사업 개편을 벌일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일부에서는 그와 애플의 관계에 주목하기도 한다. 유명한 일화가 있다. 권영수 부회장은 LG디스플레이 재직 당시 미국의 애플 본사로 직접 찾아가 아이폰용 디스플레이를 독점 공급하게 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그의 뚝심과 리더십이 돋보이는 일화다.

이후 팀 쿡 CEO가 직접 파주 LG디스플레이 공장에 기념수를 심어줄 정도로 돈독한 관계가 형성됐다는 후문이다. 향후 통신사 수장으로서 애플과 어떤 파트너십을 발휘해 경쟁력을 확보할지 시선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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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성 기자  |  jojae@econovill.com  |  승인 2015.12.01  17: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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