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이 11월에도 3조원 가량 늘어났다.

29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우리·KEB하나·농협은행 등 시중 4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지난 26일 기준 236조1308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월보다 2조9326억원 증가한 수치다.

이달 27일 및 마지막 영업일 30일을 감안하면 실제 증가분은 3조원을 넘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하반기에 들어서면서 은행들의 대출 심사가 강화될 것으로 전망됐음에도 불구하고 증가세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들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은 지난 9월 2조2146억원, 10월 4조6952억원으로 꾸준히 많아지고 있다. 올들어서만 모두 23조7876억원이 급증했다.

11월은 계절적 비수기로 꼽히는 사실상의 겨울철인데도 주택담보대출이 늘어난 것은 전세난 등의 영향으로 주택거래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이달 서울시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8895건(잠정)을 기록하면서 전월(1만1676건)보다 다소 줄긴 했지만 11월 거래량으로는 지난 2006년 이후 9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러한 주택담보대출 증가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부처간의 이견이 있지만, 예정대로 내년 1월부터 가계부채 종합대책이 시행되면 원리금 분할상환이 확대되고, 대출심사가 강화되기 때문에 올해 막바지 대출을 받기 위한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임일섭 우리금융경영연구소 금융연구실장은 "임대 주택시장이 전세에서 월세로의 전환을 겪으면서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증가세는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며 "은행들도 독자적인 신용평가와 위험관리 능력을 제고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