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를 위한 외부평가위원회의 심사 결과가 29일 발표된다. 27일부터 진행된 심사가 어느 정도 마무리된 가운데 3개 컨소시엄의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대략적인 윤곽도 잡혔다는 소식이다. 카카오가 주도하는 카카오뱅크와 인터파크가 주도하는 I뱅크, 그리고 KT가 주도하는 K뱅크의 건곤일척 승부가 벌어지고 있다.

포인트는 혁신성
업계의 예상대로 이번 심사 결과는 혁신성이 키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이에 카카오 뱅크를 대표한 윤호영 카카오 부사장과 이용우 한국투자금융지주 전무, 그리고 I뱅크를 대표하는 이상규 추진단장과 K뱅크의 김인회 KT전무는 PT를 통해 각각의 혁신성을 극적으로 설명했다는 후문이다.

실제로 배점은 1000점 기준으로 사업계획에 700점, 자본금 규모 100점, 주주구성계획 100점, 인력 및 영업시설, 전산체계와 물적설비에 100점이다. 여기에서 사업계획에 포함된 혁신성이 250점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사실상 이 대목에서 승부가 갈릴 가능성이 높다. 총점은 금감원의 사전 심사 결과와 PT 점수가 합산되는 방식이다.

업계에서는 금융위가 밝힌 것처럼 2개 컨소시엄이 예비인가의 벽을 넘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하지만 초창기 시장이라는 것으로 감안해 긍정적인 경쟁유발을 전제로 3곳 모두에게 예비인가가 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예비인가를 받은 컨소시엄은 인적·물적 요건을 갖춘 뒤 내년 상반기 중 본인가를 받아 6개월 안에 영업을 시작하게 된다.

다만 지금의 컨소시엄들이 인터넷전문은행을 전통적인 은행업의 생존을 위한 산소 호흡기로 치부하는 분위기는 여전히 돌발변수다. 변화가 아니라 연명을 위한 필수부가결한 선택으로 보일 지경이라는 말도 나온다. 게다가 새로운 사업의 전략 방향성이 전반적인 공익 프레임으로 쏠리는 트렌드와도 동떨어지고 있다는 비판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혁신성있는 모델을 보여준 컨소시엄이 별로 없다는 주장이다. 금융당국의 고민이 깊어지는 지점이다.

일부 언론에서 말하는 중금리 대출이 100점 만점의 금융소비자 편익 증대의 정답이 아니라는 것도 문제다. 점포가 없는 상태에서 그 이득을 단순하게 산술적으로 처리, 고객에게 돌려주는 것은 의미가 없다. 당장 플러스 알파를 위한 독창적인 소비자 편익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 일종의 숙제로 여겨지는 분위기다.

시선이 쏠린다
인터넷전문은행을 넘어 전반적인 핀테크의 존재감은, 조금씩 금융 거래의 주도권이 업계에서 고객에게 넘어오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여기에 개인화된 서비스가 장착되고 업계는 퍼블리셔가 아닌, 플랫폼 사업자의 역할만 강해지거나 혹은 남는 일이 벌어질 전망이다. 그리고 이러한 분위기는 글로벌 핀테크의 바람을 타고 시장진입장벽을 실시간으로 허물 전망이다.

이 지점에서 인터넷전문은행이 출범해도 실질적인 존재감을 자랑할 가능성이 낮다는 말도 나온다. 게다가 위비뱅크, 원큐뱅크, 써니뱅크와 인터넷전문은행이 왜 다른지 답해야 한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결론적으로 업계의 분위기를 냉정하게 말하자면, '과연 인터넷전문은행이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근본적인 의문부호를 달고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터넷전문은행이 치열한 복마전을 전제로 스스로 발전하고 성장해야 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라는 것에는 이견의 여지가 없다. 29일 오후 6시 결과에 눈길이 쏠리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