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복역 롯데캐슬 골드타운’ 분양권요? 프리미엄은 1000~2000만원 정도 예상하고 있어요. 84㎡ 분양가가 5억1750만원인데, 인근 아파트 큰 평형대랑 비교해서 가격이 얼마 차이 안 나니 가격상승 여력이 크진 않다고 봐요. 하지만 청약도 그렇고 반응이 워낙 좋아서, 분양권 전매상담하러 왔죠.” (용인시 수지구 ‘성복역 롯데캐슬 골드타운’ 인근 떳다방 관계자)

“한창 공사 중인 신분당선 동천역 주변에 모델하우스가 여러 개 있어요. 역세권 단지들은 보지도 않고 청약부터 넣는 사람도 꽤 있죠. 당첨되면 좋은 거고, 아니면 어쩔 수 없고….” (성남시 미금동 거주민 A씨)

경기도 용인 수지구 부동산 시장이 신분당선 연장 호재로 들썩이고 있다. 신분당선을 이용하면 강남에서 분당까지 16분 만에 진입이 가능하다.

그런데 강남~양재~양재시민의 숲~청계산 입구~판교~정자로 이어지는 이 신분당선에 동천역~수지구청역~성복역~상현역으로 이어지는 연장선이 들어서면서 인근 수혜단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신분당선 연장선은 내년 2월경에 개통 예정이며, 정자역에서 용인시를 거쳐 수원시 광교까지 연결되는 12.8㎞ 구간을 달리게 된다. 경기 고양 일산 킨텍스와 화성 동탄역을 잇는 GTX도 2022년 준공될 계획이어서 수요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하지만 용인시는 전국에서 미분양 주택가구수가 가장 많은 지역으로 꼽힌다. 국토교통부 통계누리의 미분양 현황에 따르면 2007년부터~올해 9월까지 용인시 미분양은 2784가구에 이른다. 이는 경기도 미분양 물량(5255가구)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전국으로 따지면 전체 4분의 1에 달한다. 용인시가 이토록 미분양이 많은 것은 지난 2008년 분양가 상한제를 도입하기 전 성행했던 밀어내기 공급 탓이다. 여기에 금융위기와 함께 불어닥친 부동산 경기침체도 한 몫 했다. 당시 건설사들은 파격적인 미분양 할인도 했지만, 큰 손실을 입게 되면서 몇 년간 용인시를 사업지로서 쳐다보지도 않았다.

그러나 올해 용인 분양시장은 예상을 깨고 의외의 선전을 하고 있다. 분양시장 호황세에 힘입어 미분양 수가 꾸준히 줄고 있고, 신규 분양 사업지 청약률은 수십대 일에 육박하고 있다. 특히 교통호재를 발판삼아 수지구 일대의 집값이 치솟고 있다.

보지도 않고 청약부터?

▲성복역 롯데캐슬 골드타운 견본주택 앞 '떳다방'. 출처=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지난 11월 24일 1순위 청약 마감에 성공한 ‘성복역 롯데캐슬 골드타운’ 모델하우스 단지를 찾았다. 모델 하우스엔 분양 열기를 방증하듯 분양권 전매를 노리는 ‘떳다방’까지 출현했다. 내부에는 주중 낮시간대에도 내방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심지어 유닛 내부에서 만난 한 50대 여성은 “청약하기 전에도 왔었는데, 사람들이 너무 많아 제대로 볼 수 없었다”며 “청약을 넣은 후 이제야 방을 구경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말 그대로 선 청약 후 모델하우스 관람이었다.

이 단지는 실제로 1순위 당해지역 마감에 성공했다.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성복역 롯데캐슬은 1918가구 모집에 2만96명이 몰려 전 형평 모두 1순위 마감에 성공했다. 평균 청약경쟁률 10.48대 1을 기록했고, 최대 경쟁률은 13.91대 1을 기록했다. 이는 대림산업이 지난 3월 분양한 ‘e편한세상 수지’(8.29 대 1)을 뛰어넘는 올해 용인시 최고 기록. 이 아파트는 성복역 인근 6만4000여㎡ 부지에 2700가구(오피스텔 300가구 포함)로 구성된다. 단지 내에 형성되는 복합쇼핑몰도 성복역과 연결돼 있어 주목을 받은 것이다.

실제로 신분당선이 들어오는 수지구 성복동, 풍덕천동, 동천동, 상현동 아파트 시세는 인근 다른 동네에 비해 높게 형성되며, 최근 1년간 집값이 꾸준히 상승했다. 부동산 114에 따르면 용인시 기흥구 고매동 아파트값은 3.3㎡당 평균 973만원인데 비해 용인시 수지구 동천동은 1366만원, 성복동 1115만원, 풍덕천동 1164만원 선으로 시세가 높았다. 또 수지구 성복동 아파트 시세는 전년 대비 3.3㎡당 50만원가량 상승했고, 상현동은 62만원, 풍덕천동 72만원, 동천동 82만원이 올랐다. 동천동 84㎡평형 아파트로 치면 2788만원이 오른 셈이다.

GS건설의 ‘동천자이’(1437가구)도 11월 19~20일 이틀간 13개 주택형이 모두 순위 내 마감했다. 평균 4.9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초역세권인 ‘성복역 롯데캐슬’에 비해 ‘동천자이’는 동천역에서 약1km 반경, 도보권 20분 거리여서 다소 인기가 덜했다는 의견도 있다. 한화건설의 ‘광교상현 꿈에그린’도 11월 5일부터 이틀간 진행된 청약접수에서 전 가구가 순위 내 마감됐다. 이 아파트는 성복역과 상현역 사이에 위치해, 신분당 연장선 더블 역세권 단지라고 말할 수 있고, 광교신도시의 초입에 위치했다. 하지만 이 곳 역시 가까운 상현역까지 1km가량 떨어져 있어, 1순위 마감에는 실패했다. 현재 정당 계약기간이 끝난 상태며, 계약은 진행 중이다.

▲'동천자이' 현장. 출처=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신분당선 역세권대로 움직여라”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 팀장은 “비역세권과 역세권 아파트 시세 차이는 명확하다”며 “신분당선 역세권 아파트 중심으로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동천동 인근 공인업소 관계자는 “역세권 아파트는 단지와 역이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 살펴봐야 된다”며 “‘성복역 롯데캐슬’은 초역세권이지만, ‘동천자이’와 ‘상현 꿈에그린’ 단지는 걸어서 역까지 가기 애매해 2순위 마감에 그친 것”이라고 지적했다.

권강수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는 “사실 분양가가 제일 관건”이라며 “용인 수지구에 있는 신규분양 단지의 3.3㎡당 분양가가 1400~1600만원까지 한다”며 “이 가격과 신도시 분양단지를 비교해서 더 괜찮은 곳에 투자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