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베이비부머의 집중 은퇴로 중장년의 일자리 재취업이 주목받고 있다. 풍부한 숙련인력이 인생 이모작을 경작하는 데 도움이 되는 구직자 지원사업도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 가운데 고용노동부 지정 김동준 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 센터장을 만나 그가 생각하는 고용 해법에 대해 들어봤다.

-사회 각 계층을 배려하는 정부의 일자리 정책을 어떻게 보나?

중앙정부나 각 시·도·지자체의 일자리 지원사업이 각자 따로 진행되고 있다, 중장년층(40세 이상) 지원사업만 놓고 본다면, 각자 운영주체가 달라서 어떻게 보면 산발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통일된 컨트롤 타워가 없는 실정이다. 그러나 이 같은 문제 해결을 위해 고용노동부가 올해 처음으로 ‘고용 복지 플러스센터’를 시범적으로 만들었다. 중장년 일자리 센터, 여성 일자리 센터, 노인 복지 센터 등 각자도생의 길을 걷던 센터를 한 군데 모아서 내방자에게 필요한 곳으로 연결시켜주고, 고용과 복지를 원스톱으로 해결해 주는 것이다. 하지만 고용복지 플러스센터가 컨트롤 타워로서 제대로 된 역할을 할지는 좀 더 시간이 지나봐야 알 수 있다.

-현 일자리 정책에서 보완돼야 할 부분은?

구직자 중심 지원과 고용지원 기관의 인프라 확충이 필요하다. 기업주들에게 직접 지원하는 정책보다 구직자에게 다이렉트로 지원하는 방법이 나을 수 있다. 중장년층 구직자의 역량을 스스로 높이고, 취업을 할 수 있는 힘을 키워주는 것이 더욱 효과적일 것이란 판단에서다. 구직자 늘 배움카드제는 일종의 예다. 이 카드는 300만원 한도 내에서 자기한테 맞는 교육을 받을 때, 50~80% 교육비를 지원받을 수 있다. 이런 식으로 재취업 과정에서 들어가는 비용의 일부를 지원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아울러 고용지원 기관의 인프라를 늘려야 한다. 일본의 실버인재센터는 기관 1개소당 구직희망자 560명을 관리하고 있는데, 본 센터는 1만명이나 된다. 때문에 ‘맞춤형’ 알선을 하는 데 한계가 있다.

-일자리 마련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무엇인가?

인식 개선이 수반돼야 한다. 일자리는 말로써 쉽게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기업과 구직자가 함께 변화해야 한다. 가령, 기업에서 중장년이라고 하면, 선뜻 고용하겠다는 기업이 많지 않다. 중장년층을 채용할 대상으로 여기지 않고, 다른 대책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강하다. 중장년 구직자들도 마찬가지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가령 높은 연봉을 받았던 사람들은 재취업 과정에서 눈높이 조정이 힘들다.

-민간회사와 공기업, 정부가 일자리 창출을 위해 개선해야 할 부분은?

컨트롤 타워를 만들어야 한다. 예를 들면, 구직자들이 센터를 방문했을 때 상담 후 알맞은 곳을 적절히 안배해주고, 유기적인 협조체제가 구축돼야 한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기관 간에 업무 협조가 잘 이뤄져야 한다. 특히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도 다양한 역할분담이 되고, 지역 파트너십이 강화돼야 한다.

-향후 일자리 지원정책의 방향은?

구직자 지원 정책으로 역점을 둬야 하고, 고용지원 인프라도 확대해야 하고, 고령자에게 만든 제대로 된 직종을 발굴해야 한다. 기업들의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

-고용창출에 대한 해법은?

일자리 마련에 근본적인 문제로 돌아가야 해법이 나온다. 가장 큰 문제는 일자리 자체가 없다는 점이다. 취업포털사이트에서 중장년층을 위한 채용공고는 전체의 평균 1~4%에 그친다. 시간제 근무나 재능기부형 같은 직업이 아닌 제대로 된 일자리 발굴이 필요하다. 아울러 노동전문가가 더욱 필요하다. 저는 여기서 일한 지 4년 됐는데 중장년 일자리 분야 전문가라고 부르니 말 다했다.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은?

영화 <인턴>에도 볼 수 있듯이 중장년층은 회사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소중한 자원이다. 또 중장년층 일자리 때문에 청년들의 일자리가 줄어든다고 생각하는 분이 많다. 하지만 외국의 여러 논문과 학술자료를 보면, 중장년이 역할을 해야 될 포지션과 청년들의 영역이 다르다고 말한다. 중장년층은 숙련된 경험이나 지식을 요구하는 포지션이고, 청년들은 생산직이며, 직책도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상충되지 않는다고 본다.

▲ 김동준 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 센터장. 출처=이코노믹리뷰 노연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