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성근 교수의 롤러코스터 경제학〉
-하성근 지음
-21세기북스 펴냄
-1만4000원

1980년대 이후 현대의 한국 경제는 두 번의 경제 위기를 겪었다. 1990년대 후반 전국을 강타한 IMF 외환 위기와 2000년대 후반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은 글로벌 금융 위기다. 경제 석학들은 두 번의 위기 이후 또 다시 위기가 반복될 것인가에 대해 경계하며 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금융 위기의 파장이 포르투갈, 그리스 등의 구제 금융으로 이어지며 확산 여부가 주목되는 가운데, 기초체력이 부족한 한국 경제에 거액의 외국 자본이 빠른 속도로 유입되고 있다는 점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두 차례의 경제 위기 모두 대내적 취약성이 완치되지 못한 상태에서 과도한 외국자본의 유입이 핵심 배경이었다는 사실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신간 <하성근 교수의 롤러코스터 경제학>은 한국 경제에 대한 거시적 통찰을 담은 책이다.

이 책을 쓴 하성근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겸 한국경제학회 회장은 한국은행에서 대차대조표 변동 내역을 추적하고 분석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통화 당국의 정책 운용 행태를 날카롭게 지적하고 있다.

이 책의 전반부는 한국 경제가 새롭게 처하게 되는 글로벌 환경과 앞으로 한국 경제가 풀어나가야 할 주요 장단기 정책 과제들을 다뤘다. 특히 신보호주의의 발호, 원자재 확보 경쟁 격화, 저탄소 녹색경제로의 불가피한 이행 등이 특징인 새로운 글로벌 패러다임의 전개를 감안하면서 한국 경제는 미래 성장 모형을 어떻게 설정해야 하며, 당면한 대내적 취약 요인들을 어떻게 관리하고 해결해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를 논의한다.

책의 후반부에는 저자의 주관이 강력하게 드러난 점이 특징이다. 저자는 한국 경제의 위기 재발 가능성이 높은 이유를 확인하고 위기 방지를 위해서 외국 자본에 대한 규제 장치를 더 보완하고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을 철저한 논리에 입각해 천명했다.

또한 한국 금융시장이 외국 자본 유출입에 의해 압도적으로 영향을 받는 ‘일방향 개방 구조’에서 국내 자본도 외국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하는 ‘양방향 개방구조’로 전환하는 과제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피력하고 있다.

정부와 각 민간 주체들에게 새로운 거품과 위기 반복의 위험을 규명하고 그 위험에 대한 적절한 예방과 대비할 것도 더불어 주문하고 있다. 특히 우리가 경험했던 두 차례의 경제 위기 당시 국내 언론 보도 사례에 대한 분석을 통해 당시의 위기 상황을 면밀히 분석하고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와 대응책을 적절히 조합했다.

저자는 반복된 위기의 기저에 깔린 과속 개방과 자본 유출입의 쏠림 현상, 국내 경제 주체의 국내 위주 투자 행태 등 위기 이후에도 여전히 불씨로 남은 현안들을 극복하는 것이 위기 반복을 막는 최선의 길이라고 말한다.

거대한 외국 자본들에 둘러쌓여 흔들리는 작은 배와 같은 한국 경제가 점점 통합되어 가는 글로벌 경제 체제에서 도약하기 위해서는 각 부문들이 기초체력을 키워 나가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한다. 저자는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 한국 경제를 보는 거시적 혜안을 키울 수 있길 바란다”고 집필 목적을 설명했다.

정백현 기자 jjeom2@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