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는 눈으로만 보는 감동이 아니라 의미 담기를 중시한다. 대학 연구실에서 만난 그는 시리즈 대주제 ‘FLY'에 대해 “보이지 않는 사실성을 더 중시하고 지양(止揚)하는 역할로서의 날개”로 의미를 부여했다. 때문에 일차적으로 보이는 세계가 전부가 아니라는 관점에서 출발하고 더 나아가 현실과 이상, 의식과 무의식, 현상과 실체, 안과 밖 등도 확연히 나누어지는 것이 아니라 서로 연결되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여기서 ‘경계’를 떠올리게 되는데 그는 “경계 혹은 사이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문을 열고 나아가는 세계”를 추구하고 그렇게 펼쳐진 것을 ‘그곳으로의 전이(轉移)’ 또는 더 높은 차원의 ‘초월적 의미’라고 표현했다. 때문에 작품에서의 ‘날개’는 그렇게 할 수 있고 될 수 있도록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의식체계, 대지, 틀을 깨고 나온 깨달음의 지식 위에 넘실대는 해방감, 성(性)의식 등 여러 관점의 사유(思惟)세계로 확장되는 ‘FLY'는 작가의 깊은 사색에서 나오는 균형과 조화의 바탕 위에 그려지는 인간과 생의 근원적인 의미 찾기이기도 하다.

한국화가 김지현 작가는 청작화랑, 갤러리 현대, UBC갤러리(캐나다), 현대화랑(중국) 등에서 개인전을 8회 가졌으며 화랑미술제(예술의 전당), Shanghai Art Fair(Shanghai mart) 등 다수의 그룹전에 참여했다. 제2회 이당 미술상을 수상한 작가는 현재 추계예술대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권동철 문화전문 기자 kdc@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