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인격에 관한 것이다. 일견 경영과는 무관해 보인다. 하지만, 모든 조직은 사람이 움직인다. 조직의 성패는 사람, 특히 리더의 능력과 품성에 달려 있다. 품성에 뒷받침되지 않은 능력은 한계를 드러내는 법이다.

저자는 오늘날 우리가 반세기 전 사람들에 비해 지나치게 물질주의와 능력주의에 경도돼 있다고 우려한다. ‘빅 미(Big Me)’, 즉 자기 과잉의 시대다. 하지만, 이제는 겸손, 절제, 헌신으로 대변되는 ‘리틀 미(Little Me)’의 가치를 회복할 때라고 주장한다. 이는 리더에 요구되는 품격이기도 하다.

저자는 ‘리틀 미’의 가치 회복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내적 성장이며, 가장 먼저 직면해야 할 것은 자기 자신의 결함이라고 지적한다.

철학자 이마누엘 칸트는 “인간이라는 ‘뒤틀린 목재(Crooked Timber)’에서 곧은 것이라고는 그 어떤 것도 만들 수 없다”고 말했다. 작가이자 수도승인 토머스 머튼은 “영혼은 운동선수와 같아서 싸울 가치가 있는 상대가 필요하다. 시련을 겪고, 스스로를 확대하고, 잠재력을 완전히 발휘할 수 있는 방법은 그것뿐이다”라고 설파했다.

저자는 두 사람의 말을 인용하며, 자신의 결점을 인식하고 극복하기 위한 투쟁의 과정에서 인격 형성이 이루어진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인류의 문화적·지적 전통으로서 우리 모두에게는 자신의 약점에 맞서며 죄와 씨름할 힘이 있다고 말한다.

책에는 다음과 같은 흥미로운 대목이 있다.

심리학에 ‘자아도취 테스트’가 있다. 지난 20년 사이 자아도취 테스트 중간값이 무려 30%나 상승했다. 젊은 세대의 경우 93%가 20년 전의 중간값보다 더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자신에 대한 평가가 현격히 높아졌고, 명성을 얻고자 하는 욕구도 급증했다. 1976년 테스트에서 인생의 목표 16항목 가운데 ‘명성’은 15위였다. 2007년에는 ‘명성’을 1위로 꼽은 사람이 젊은 사람들 가운데 51%나 됐다. 자기 과잉의 시대가 맞긴 하다.

<인간의 품격> 데이비드 브룩스 지음, 김희정 옮김, 부키 펴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