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은정 트레이너. 사진=박재성 기자.

“제 친구들도 한화 비앤비에 정말 오고 싶어 했어요. 저는 한 부모 계층 채용이라는 특별 전형을 통해 왔으니, 이것도 제 스펙을 활용했다고 생각해요.” 꾸밈없는 말투와 앳된 표정의 지은정 씨(20)는 말했다. 그는 19살에 인맥이나 대학 졸업장 같은 끈 하나 이용하지 않고 꿈 하나로 대기업 정규직이 됐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기도 전에 한 부모 계층 전형을 통해 한화 빈스 앤 베리즈에 정규직으로 입사해 올해 2년차가 됐다. 술은 마실 수 있느냐는 질문에 수줍게 웃었다. 하지만 일과 꿈에 대한 질문에는 소신 있는 사람 특유의 단단함이 묻어났다.

“작은 카페를 운영하는 게 꿈이에요. 바리스타부터 시작해서 벌써 트레이너가 됐어요. 친구들이 대학을 졸업할 때쯤 저는 점장이 되어 있지 않을까요?” 그는 대학에 가지 않았다. 대학 진학률 80%라는 보편에 겁먹지 않았다. 개인의 경험과 그것이 구성되는 방식은 저마다 다르다는 것을 영리하게 알고 있었다. 살아가면서 살아가는 법을 배웠다. 덜 보편적이지만 더 보통적인 삶을 꿈꿨다.

지은정 씨가 근무하는 한화 비앤비는 델리카페 ‘빈스 앤 베리즈’를 운영한다. 본래 한화갤러리아가 운영하다 지난해 대기업 최초 일자리 제공형 사회적 기업으로 전환했다. 전국 36개 매장에서 연간 160억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전국 매장 직원의 약 41%가 한 부모 가정, 장애인, 저소득층, 청년실업자 등 취약계층을 우선 고용한다. 물론 정규직이다.

▲ 지은정 트레이너. 사진=박재성 기자.

보이지 않는 유리천장은 없냐는 질문에 지은정 씨는 자신 있게 답변했다. “전혀 없어요. 한화그룹 사원들과 동일한 복지 혜택을 받아요. 게다가 그룹에서 운영하는 사내 대학도 다니고 있는걸요. 더 플라자 호텔이나 리조트 등에서 온 다른 계열 친구들과 함께 공부하고 있어요.” 지은정 씨는 한화에서 운영하는 사내 대학에 다니고 있다. 일종의 사이버대학과 같은 방식으로 운영되는데, 주로 한화그룹사에 다니고 있는 고졸 직원들이 많다. 면접을 통해 합격하면 100% 학비를 지원해준다.

“얼마 전 사내 대학에서 각자 다니는 계열사 브랜드 마케팅 분석을 하는데 제가 1등을 했어요. 빈스 앤 베리즈를 마케팅 툴로 분석해 발표하면서 자부심과 애정이 더 강해졌어요.” 그는 끊임없이 배운다. 빈스 앤 베리즈에서는 거의 분기마다 새로운 음료가 출시되고 색다른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또 주기적으로 바리스타 교육을 실시하고 다른 그룹사와 연계해 행사도 개최한다. 어린 나이에 버거울 법도 한데 오히려 좋다고 답한다. “우리 회사는 매너리즘을 방지해줘요. 항상 새로운 교육과 경험들을 하고 있어서 권태로웠던 적이 없어요. 얼마 전에는 예술의 전당에서 케이터링 행사를 했는데 그룹 내 직원들과 동등하게 협업했어요. 한화그룹의 일부라는 소속감과 성취감에 기분이 정말 좋았어요.”

스무 살이 되기 전에 사회인이 됐다. 또래 아이들이 교복을 입고 커피를 주문할 때 그녀는 유니폼을 입고 주문을 받았다. 어려운 점은 없었을까. “처음에는 서울역점에서 근무했어요. 아침 6시에 출근했어야 했는데, 몸은 피곤해도 힘들진 않았어요. 첫 면접에서 아침에 일어날 수 있겠냐는 질문을 받아 그러겠다고 답했거든요. 사실 한 번도 지각을 해본 적이 없어요.”

▲ 지은정 트레이너. 사진=박재성 기자.

그는 관광 특성화 고등학교를 나왔다. 바리스타 수업을 듣던 중 카페를 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그 길로 고졸 취업박람회를 찾아갔다. 거기서 한화 비앤비를 만난 것. “취업 박람회를 적극 추천하고 싶어요. 회사가 나를 찾아오는 기회거든요. 면접도 딱딱하지 않고, 채용 축제 같은 곳이에요.” 그도 박람회에서 채용이 됐다.

“사실 우리 회사 정말 좋아요. 사회적 기업으로서 선행 활동도 많이 하고 근무하는 직원들에 대한 배려도 진심이 묻어나요. 더 많이 알려졌으면 좋겠어요.” 그는 회사에 진심으로 만족하고 있었다. 인터뷰가 처음이라며 어리숙하다가도 애사심을 표현할 때는 또렷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자신의 서비스 마인드 표어를 말해줬다. “창피함은 한 번 (고객의) 추억은 영원히.” 자신이 부끄러워도 고객에게 한 번 더 웃고, 한 번 더 친근한 관심을 주면 고객들이 매장에서 갖는 추억이 영원할 것이라는 뜻이다. 지은정 씨는 낙천적 실천가였다. 한화 비앤비는 낙천가 실천가들을 건강하게 키워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