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산업은 자국을 보호한다는 명분하에 육·해·공의 입체적 방어 전략을 추구하게 되고 그만큼 관련 산업분야에도 영향을 미쳤다.

냉전시대 종결 이후 글로벌 사회는 ‘평화’라는 단어를 앞세워 전쟁위협 국가들에 질타를 가했다. 하지만 테러는 또 다른 ‘전쟁위협’으로 돌변해 국방산업의 중요성은 더욱 부각되고 있다.

지난 11월 18일(현지시각) 공개된 10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따르면 대부분의 FOMC위원은 고용시장과 물가 조건이 다음 회의(12월 정례회의) 때까지 대체로 충족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FOMC위원들은 기준금리를 우선 인상한 뒤 통화정책완화의 철회를 점진적으로 행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대체로 동의했다.

그렇다면 이 소식에 뉴욕증시는 어떻게 반응했을까. 결과는 놀라웠다. 이날 다우존스지수는 전일대비 247.66포인트(1.42%) 오른 1만7737.16으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33.14포인트(1.62%) 오른 2083.58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89.18포인트(1.79%) 상승한 5075.20에 장을 마감했다.

그동안 미국이 금리를 인상한다면 공포에 떨었던 증시가 오히려 금리인상 소식에 화답을 한 셈이다. 아울러 최근 파리 테러로 미국 금리인상 시기가 지연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전망을 부끄럽게 만들었다.

한편,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최근 글로벌 경기 서프라이즈 지수와 국내 증시 간의 관계에 있어서 기존과는 차별화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2012~2013년의 경우 글로벌 경기 서프라이즈 지수와 국내 증시간의 상관계수는 +0.54로 상당히 높은 정의 관계를 보였다. 반면, 지난 2014년 이후 현재까지 상관계수는 -0.37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2012~2013년 미국의 유동성 공급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경기 모멘텀 회복에 대한 기대가 정책 효과의 올바른 발현으로 해석되면서 증시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2014년 이후 미국이 양적완화축소에 진입한 이후에는 관계가 달라졌는데 이는 글로벌 저성장에 대한 우려가 팽배한 가운데 글로벌 경기 모멘텀 둔화가 오히려 미국발 유동성 환경의 연장을 기대하게 만드는 현상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조 연구원은 “그러나 최근 증시 반등 과정을 보면 다시 경기 서프라이즈 지수의 상승과 코스피 반등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 경기지표 부진이 증시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하던 상황과는 반대의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는 것이다. 증시는 그렇게 유동성 집착 현상을 탈피하고 있다.

FOMC회의록을 통해 공개된 “대체로 충족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는 어디서 출발한 것일까.

지난 10월 미국 소비자 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0.2% 상승해 시장 예상치에 부합한 것은 물론 3개월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에너지비용은 0.3% 증가했다. 올해 8월 국제유가가 배럴당 40달러를 하회하기도 했지만 10월 들어 50달러에 육박한 것이 에너지비용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10월 근원 소비자 물가지수는 주거비와 헬스케어 가격 상승 등으로 전년 대비 1.9%의 높은 상승을 보였다는 점이 눈에 띈다. 헬스케어 비용은 전월 대비 0.8% 상승했는데 이 중 병원 관련 서비스 부문은 1.8% 올랐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는 미국의 개인소비지출(PCE) 근원물가의 2% 상승을 기준금리인상의 조건으로 내걸고 있다. 물론 현재 물가 수준은 연준의 금리인상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 소비자물가지수가 3개월 만에 반등에 성공하고 근원 소비자물가지수가 오름세를 이어가며 2%에 육박했다는 점은 12월 금리인상에 무게를 실은 것으로 추정된다.

흥미로운 점은 국제유가가 하락하면서 디플레이션 우려가 확대되는 상황에서 근원물가가 오르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유가가 급락하지 않았다면 연준이 금리인상의 기준으로 삼는 ‘2% 물가 상승’은 이미 충족했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국제 상품가격이 글로벌 물가 수준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에 대한 ‘집착’이 오히려 금리인상 전망을 방해한 셈이다.

시장 금리 상승은 제한적… 새로운 유동성의 등장?

미국의 금리인상 시기와 맞물리는 중대한 사건이 최근 프랑스 파리에서 일어난 ‘이슬람국가’(IS) 테러다. 파리 테러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미국 금리인상 시기를 지연시킬 수 있는 요소로 떠올랐다. IS가 경고했던 서유럽 주요 도시의 추가 테러 및 이에 대한 우려감이 증폭되고 녹록하지 않은 글로벌 경제환경, 연말 소비 시즌을 목전에 두고 소비심리가 감소될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하지만 조금은 생각의 전환을 가질 필요가 있다. 미국이 저금리를 장기간 유지하고 양적완화 정책을 통해 지난 2008년의 금융위기 회복에 일조한 것은 맞지만 이러한 상황을 유지한다고 해서 향후 경제가 나아질 것인가의 대한 의문이다. 미국이 세계 경제의 중심은 맞지만 말 그대로 ‘글로벌 경제’는 미국만의 일이 아니다.

미국이 양적완화라는 전대미문의 경기부양책을 펼쳤음에도 불구하고 왜 글로벌 경기는 여전히 부진한 것인지 그 답을 찾을 수 없는 상황에서 이를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터무니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미국을 제외한 여타국들의 경기부양책은 달라질 수 있다. 현재 글로벌 경제의 문제는 미국이 아닌 유로존, 일본, 중국 등의 문제가 조금은 더 크게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파리 테러로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규모가 더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오히려 이 부분을 감안한다면 굳이 연준이 금리인상이라는 ‘약속’을 어기며 신뢰를 져버릴 이유가 없다. 더군다나 경제지표와 증시가 서로 반대로 움직이는 심리적 요인이 배제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만약 ECB가 예상을 뛰어넘는 경기부양책을 펼친다면 어디에 주목해야 할까. 해답은 간단하다. 바로 방산업이다. ECB가 양적완화규모를 확대하는 원인이 ‘테러’에 있기 때문이다. 비록 그것이 심리적 요인이라 하더라도 말이다.

현실을 보면 우리나라의 자주국방 문제는 정부가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문제다. 전시작전권 회수는 지연되고 미국과 중국의 힘겨루기 속에서 양 국가에 대한 교역 비중은 더욱 커지고 있다. 아울러 과거 조선, 해운, 철강 등 과거 한국 경제성장의 중심축이 무너지는 상황에서 이에 대한 정부의 대응책도 필요하다.

국방비 지출이 장기적으로 국가의 과학기술 발전과 산업 기술경쟁력 증강에 도움을 주고, 이를 통해 고용과 수출증대까지 감안한다면 한국 정부 입장에서는 한꺼번에 두 마리의 토끼를 잡는 셈이다. 우리나라의 방위산업 수출은 2009~2014년 연평균 25.4%의 높은 성장을 보였다. 저성장 시대를 감안하면 상당히 고무적인 수치다. 하지만 올해 부진한 성적을 내고 있다.

이에 대해 NH투자증권은 공급 측면에서 신흥 무기 수출국 간의 경쟁이 심화되는 점을 이용해 주요 구매국들은 공동생산, 절충교역 등 무기구매 조건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대내적 요인으로는 국내 주요 방산제품의 글로벌 경쟁력 부족과 글로벌 시장 선점을 위한 무기체계 국제 공동연구 개발사업이 저조해 한국 정부의 기술료 부담에 따른 원가 상승도 수출 둔화의 결과로 지목했다.

따라서 글로벌 방산수출 활성화를 위해 정부의 전략적 지원이 예상된다. 방산 주력 수출품목 선정과 집중 지원을 통해 기술 수출확대를 계획하고 있으며 수출확대를 위한 노력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결국 정부의 이러한 노력은 국내 방산업체들의 밸류에이션을 높이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국내 증시에 상장된 대표 방산기업은 LIG넥스원, 한국항공우주, 한화테크윈 등이다. LIG넥스원은 우리나라 장기 방위력 개선의 핵심 분야인 감시정찰, 지휘통제, 정밀타격에서 매출이 80% 이상 발생하고 있다. 오는 2016년 해외 시장 진입이 본격화돼 안정적인 이익증가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항공우주는 민간 항공기 부분의 안정적인 이익성장과 KF-X 사업 진행이 가시화되며 기업가치에 일조할 것으로 전망된다. KF-X 독자개발 논란이 있지만 항공기 산업의 기술파급 효과와 자구적 방위력 강화 측면에서 사업 진행은 불가피하다.

한화테크윈은 민간항공기 수요증가와 국내 군용항공기 수요 증대에 따른 엔진 부문의 수혜가 기대된다. K9자주포 수출 증가로 중장기 이익성장이 기대된다. 다만 보안, 기계 사업 부문의 업황부진으로 타 업체 대비 밸류에이션 디스카운트 요인이 존재한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