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순수해야 할 학교에서부터 일선기업, 공기업에 이르기까지 사회 각계각층에서 언어폭력의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언어폭력이란 위협적으로 저속한 말, 욕설을 함부로 해서 상대방에게 두려움을 갖게 하거나 불쾌감을 주는 것을 말한다. 행해지는 대상과 장소까지 말이 이뤄지는 곳곳에서 있을 수 있는 데다, 말이라는 속성상 피해도 정확히 가늠할 수 없고 부정확하거나 남에게 상처가 될 수 있는 표현이 입에서 입으로 옮겨져 걷잡을 수 없게 되기도 한다.

요즘 아이가 있는 엄마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말은 ‘맘충’이라고 한다. 맘(mom, 엄마)라는 단어에 벌레 ‘충(蟲)’을 붙인 신조어로, 아이를 버릇없이 키우는 엄마들을 비하하는 용어다. 사람을 마음대로 벌레라고 혐오하며 부르는 이러한 표현도 언어폭력이라 할 수 있다. 실제로 언어폭력성을 띄는 말이나 단어에는 이처럼 비하하거나 혐오스러운 문구를 사람에게 구사하는 경우가 많으며, 꼭 말이 아니라도 비언어적인 행동 또는 표정을 통해 상처를 주게 된다.

최근 인기리에 종영된 한 드라마에서 40대 여주인공은 결혼생활 20년 동안 자신을 무시하는 언행과 태도를 일삼는 남편과 살면서 주눅 들어 지내다가, 드라마가 진행되는 동안 결국은 반짝였던 자신의 모습을 찾아간다. 이때 자신의 본모습을 찾게 해준 것은 예전의 모습을 기억하는 조력자였다. 끊임없이 애정표현을 해주고 관심을 가져주며 자신이 어떤 존재였는지를 알려주었던 자극을 통해 주인공은 기사회생할 수 있었던 것이다.

언어폭력의 생활에 녹아들면 우리의 판단력은 흐려지고 인격은 훼손되며 심한 경우 정신적인 고통과 장애가 뒤따를 수 있다. 또한 언어폭력은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에게 상처를 입힌다. 언어폭력을 개선하기 위해 만들어진 한 TV 프로그램에서 흥미로운 실험이 있었다. 욕을 하는 순간의 침과 평상시의 침을 비교해서 나타난 침전물 중에서 욕을 하는 순간의 침이 만들어내는 갈색의 침전물에 주목한 것인데, 이를 쥐에게 주사했더니 쥐가 죽는 결과가 나왔다.

실제로 말을 할 때 우리의 뇌는 상대에게 하는 말과 나에게 하는 말을 구분하지 못한다. 즉 언어폭력을 구사하면 가해자와 피해자의 뇌가 함께 스트레스를 받고 뇌에 상처를 입힌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전문가들은 욕에 노출되고 욕을 많이 사용하는 아이일수록 아이들의 뇌가 손상되었고 자극적인 말에 밀려 어휘력이 떨어졌으며, 무계획적이거나 충동적인 행동을 보인다고 경고한다.

말하는 대로 할 수 있고 말하는 대로 우리는 암흑의 세계에 들어갈 수도 있다. 그렇다면 언어폭력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노동청에 진정을 내거나 회사에 탄원서를 제출하거나 형사 고소하는 방법을 제외하고, 실천가능한 간단한 방법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단호한 표현과 말투를 연습하여 정확한 의사표현을 하도록 해야 한다. 잘못한 대우를 받거나 언어폭력에 노출되었을 때, 상대에게 상대의 말로 인해 자신의 기분이 상했으며 시정해줄 것을 요구해야 한다. 가까운 상대일수록 정확히 알리고 그러한 행동과 말을 하지 말 것을 당당히 말해야 한다. 말을 할 때는 되도록 웃음기를 빼고 진지하고 단호하게 표현해야 하며, 이 같은 행동과 말이 계속될 경우 관계를 유지할 수 없음을 단호하게 밝혀야 한다. 말의 톤은 좀 더 낮게 이야기하는 것이 좋고 말끝을 늘리거나 흐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실제 언어폭력을 당하는 이들의 경우 부정확한 표현을 하거나 소심한 성격인 경우, 상대와 상황을 지나치게 배려하여 정작 자신을 지키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둘째, 안 되는 건 안 된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 스스로도 해서는 안 될 것을 하지 않고 경우에 바른 행동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며, 행여 상대의 언행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이를 인정하고 잊거나 대수롭지 않게 넘기도록 자신을 독려해야 한다.

셋째로, 스스로를 다독이고 상처 입은 자신을 소독하고 치유하는 절차를 꼭 갖는다. 스트레스가 심한 경우에는 상담을 받아보는 것도 좋지만, 상담에만 의지하다 보면 지나치게 상태가 심각해졌을 때 찾게 되는 경우도 있다.

우리는 상담에만 의지하지 말고 자신만의 해소 출구를 만들어야 한다. 전쟁 시 전쟁포로들에게 자신의 의견과 반하는 정치적 성향을 찬양하는 문구를 굉장히 많이 쓰게 하고 말하게 하는데, 이 과정을 통해 실제 자신의 생각마저도 변화한다고 한다. 마케팅 영역에서도 상품후기 이벤트를 통해 충성 고객을 발굴하거나 강화한다. 관점은 다르지만 부정적인 노출도 스스로의 노력을 통해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 자신이 자신을 공격하는 이들의 말보다도 훨씬 더 매력적이고 존중받고 사랑받을 만한 존재라는 것에 대한 것을 자신의 말과 글을 통해 스스로를 다독일 필요가 있다. 언어폭력성 말을 1로 보았을 때 이를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려면 10배 이상의 노력이 필요하다. 한두 번의 노력을 가지고 상처로부터 극복할 수 없다는 이야기다. 이 과정에서 자신의 조력자에게도 도움을 요청하고 악순환을 끊어낼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혹시 상담사 지수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상담사와 통화하는 것을 보면 그 사람의 인품을 알 수 있다고 한다. 감정노동자들인 상담사들에게 함부로 하는 사람과는 사귀지도 말고 관계를 맺지도 말라는 것이다. 매너와 개념 있는 주변 정리를 통해 행여 있을 가능성을 배제하고, 또한 스스로도 듣고 싶은 말을 하고 힘이 되는 말을 주로 하는 괜찮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 언어습관이라고 부르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