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채범 씨(30)는 아주 특별한 회사에서 일한다. 뇌성마비 장애 3급 판정을 받은 정 씨가 일하는 회사는 부산에 위치한 넥슨커뮤니케이션즈다. 국내 최고 게임사인 넥슨의 자회사다. 2011년 문을 연 이 회사는 넥슨에서 서비스하는 게임의 웹서비스 모니터링과 고객지원 업무를 담당한다. 체험형 디지털 감성 놀이터인 ‘더놀자’도 운영한다.

넥슨커뮤니케이션즈와 정 씨의 인연은 어떻게 시작됐을까. “취업을 위해 노력했지만 지쳐가고 있을 때 인터넷을 통해 우연히 채용정보를 접했습니다. 무엇보다 넥슨커뮤니케이션즈가 장애인들의 일자리 창출을 위한 ‘자회사형 장애인표준사업장’이라는 점에 메리트를 느껴 입사를 지원하게 됐습니다.”

2012년 4월 30일은 넥슨커뮤니케이션즈에게 특별한 날이다. 부산 최초, 게임업계 최초로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사업장’ 인증을 획득했다. 그 결과 지금은 회사 직원 58명 중 약 43.1%에 해당하는 25명의 직원이 장애인이며, 이 중 중증장애인 비율이 약 76%에 달한다. 넥슨커뮤니케이션즈가 특별한 이유다.

근무환경은 직원들 특성을 따라가는 법이다. 정 씨는 말한다. “저희 팀 직원 대부분이 장애를 가지고 있는 분들이기에 일반 회사와는 다르게 다양한 시설을 갖추고 있습니다. 사무실 내 핸드레일이나 장애인용 화장실, 샤워실 등 장애인들을 배려한 시설과 복지가 잘 갖춰져 있어 근무하는 데 불편함을 느끼고 있지 않습니다.” 이외에도 모든 문은 문턱을 제거한 자동문이며, 중간중간 점자 안내판이 설치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정 씨는 행복한 사회생활을 꿈꾸는 취업준비생에게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자기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 정확하고 뚜렷한 목표 의식을 가지고 한 발 한 발 차근차근 준비하면서 앞으로 나아가신다면, 행복한 취업, 직업, 창업 생활 등 원하는 것을 이루실 수 있습니다.” 행복한 그가 하는 말들엔 어딘지 진심이 묻어났다.

정 씨는 이곳에서 소소한 행복을 느끼고 있다. 기억에 남는 일을 묻자 웃음을 머금고 답했다. “회사 입사 초기 처음으로 담당하게 된 게임은 ‘아틀란티카’였어요. 그러던 어느 날 게시판을 통해 게임 내 오류 및 시스템의 개선을 바라는 유저들의 의견이 며칠간 지속적으로 확인되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유저들의 의견들을 모아 운영팀으로 전달했죠. 이후 전달했던 내용이 처음으로 게임에 반영되어 만족해하는 고객님들의 반응을 확인했을 때가 제일 기억에 남습니다.”

정 씨가 넥슨커뮤니케이션즈와 만난 지 어느덧 2년이 흘렀다. 일을 더 잘하고 싶다는 뜨거운 열정을 내비쳤다. “아직도 부족함을 많이 느끼고 있습니다. 좀 더 많이 배우면서 업무 능력도 향상시키고 믿음을 줄 수 있는 팀원, 동료가 되는 것이 현재 제 작은 바람입니다.” 동료들이 그를 믿고 따르는 이유다.

마지막으로 그의 미래를 물었다. 정 씨는 담담하게 이야기했다. “5년, 10년 뒤에도 계속해서 넥슨커뮤니케이션즈에 다니고 있을지 알 수 없지만, 만약 다른 회사에서 일을 하고 있다면 넥슨커뮤니케이션즈에서 배우고 익혔던 업무 능력을 토대로 좀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나아가고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