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워즈니악 애플 공동 창업자는 13일(현지시각) 포춘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자유롭고 싶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갑자기 자연인으로 돌아가고 싶어진 것일까? 아니다. 바로 애플의 폐쇄적인 생태계를 지적한 것이다.

그는 팀 쿡 CEO가 최근 공식석상에서 PC시장의 종말을 선언했음에도 불구하고 “PC의 시대는 끝나지 않았다”며 “아이패드 프로보다 노트북의 자유도가 더욱 좋다”고 강조했다. 결국 최근 화폐 종결자, PC 종결자로 활동하는 팀 쿡 CEO 주장의 근간에 담긴 애플 생태계의 폐쇄성을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물론 스티브 워즈니악은 개발자다. 그렇기 때문에 거대한 패러다임에 순응하기 보다는 캐러비안의 해적처럼 자유로운 영혼으로 살아가는 것이 어울린다. 다만 이러한 문답에는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이 있다. 바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애플을 찾는다”는 점이다. 거대한 패러다임은 항상 애플편이고, 대중적인 지지도 대부분 애플편이었다.

더버지는 16일(현지시각) 애플의 초기 디자이너인 브루스 토그나찌와 돈 노먼의 인터뷰를 담았다. 브루스 토그나찌는 애플의 휴먼 인터페이스 가이드라인을 세운 사람이고 돈 노먼은 사용자 경험 설계자였다. 그리고 그들의 주장은 놀라웠다. 브루스 토그나찌와 돈 노먼은 더버지를 통해 “애플이 디자인을 파괴하고 있다”고 혹평했다.

그들이 제시하는 근거는 다음과 같다. 미니멀리즘을 지키기 위해 기존 디자인 공식을 파괴했으며, 샌프란시스코 서체는 가독성이 떨어진다고 봤다. 여기에 안드로이드에 주로 쓰이는 후면버튼을 차용하지 않은 것도 비판했다.

하지만 애플의 디자인이 대중의 지지를 끌어내는 것은 ‘당연히’ 인정했다. 다만 해설이 흥미롭다. 그들은 “애플의 제품은 아름답고 재밌게 보여서 사람들은 사용하는데 어려움을 느껴도 스스로의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는 그들이 주장하는 디자인이 실용에 방점이 찍혀 있으며, 애플이 이를 파괴하고 보기에만 좋은 디자인만 추구하고 있다는 주장과 연결된다. 그리고 이러한 애플의 행동은 지지자들이 모든 문제를 자신의 탓으로 돌리게 만드는 마법으로 재탄생한다는 분석이다. ‘애플은 아무런 잘못이 없어, 익숙하게 못 쓰는 내 잘못이지 뭐’ 그 헌신적인 사랑에 눈물이 난다.

물론 브루스 토그나찌와 돈 노먼의 발언이 100% 진리는 아니다. 또 진짜 애플의 디자인이 실용성을 파괴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고 보이지는 않는다. 다만 애플과 샤오미를 비교하면 흥미로운 지점이 보인다. 두 회사 모두 팬덤이 있으나 샤오미는 능동적인 지지자들이고, 애플은 지극히 수동적이다. 그냥 주어지는 그대로 애플이라는 자부심을 바탕으로 ‘받아들일 뿐’이다. 여기서 정리할 수 있는 것은, 어쩌면 애플의 지지자들은 애플의 지시와 명령에 익숙해진 것이 아닐까? 제품이 혁신이든, 혁신이 아니든.

하지만 애플에게도 비판은 있었다. 애플TV다. 다만 애플TV에 비판에 쇄도하던 상황에서도 끝까지 그 믿음을 저버리지 못하던 애플 지지자들은 기어이 새로운 애플TV의 산파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결국 이것이 애플이 원하는 것이 아닐까? ‘지지자들이여, 우리를 받아들여라. 그리고 기다리고 방패가 되어라’

하지만 듣기좋은 소리도 한 두 번이다. 특히 국내의 경우 악명높은 AS정책을 견디고 있는 이용자들이 언제까지 그 지지를 계속할지 의문이다. 애플의 제품은 혁신이고 미래가치를 충실하게 구현하고 있지만, 그들의 일방향-폐쇄적 생태계에 대한 비판의 수위는 조금씩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