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질문]

“회사와 관계되어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이슈 및 위기들을 한번 정리해 보려고 합니다. 각각에 대한 대비나 관리 대책들도 전부 마련해야 할 것 같고요. 지금 생각해봐도 이슈나 위기 유형들이 상당히 다양하게 떠오르는데요. 이걸 어떻게 정리하는 것이 좋을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회사의 이슈나 위기상황을 전부 예측해본다는 취지는 멋집니다. 하지만 ‘전부’라는 전제는 조금 과욕인 것 같습니다. 필자가 그 ‘전부’를 예상할 수 있는 방법론이나 그렇게 하고 있는 회사들을 본 적이 없어서 그렇습니다. ‘전부 예측해보겠다’는 목표 대신 ‘중요한 유형들을 최대한 예측해보겠다’는 것이 좀 더 현실적이라고 봅니다.

먼저 회사와 관련해 발생할 수 있는 이슈들과 위기들은 예측 가능한 선에서 최대한 많고 자세히 조사해볼 수는 있습니다. 서베이, 인터뷰, 문서 기록 조사, 탐문 조사 등의 방식으로 실행됩니다. 대상은 직원들을 비롯, 거래처, 협력업체, 외부 이해관계자 등으로 분리해 조사 가능합니다. 여러 방법론과 대상들을 중심으로 얻어낸 회사 관련 이슈나 위기들을 모두 모아 한자리에 쌓아 보는 작업은 생각보다 의미 있는 작업입니다.

취합된 많은 수의 이슈 및 위기 유형들을 더 들여다보면 재미있는 점을 발견할 것입니다. 답변자들에 의해 공통적으로 여러 번 도출된 유형들이 존재할 것입니다. 상당히 많은 내 외부 이해관계자들이 ‘이건 문제가 될 거야!’라고 공히 생각하는 유형들이 발견된다는 것입니다. 그런 유형들은 상대적으로 더 중요하며 우선순위를 두어 관찰해야 하는 것들입니다.

그렇다고 일부 답변자가 제기한 소소한 유형들에 대해서는 신경 쓰지 말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그것들을 유형별로 모아 관련 주관 및 유관 부서들로 하여금 분석하게 해야 하죠. 아주 마이너한 것이라면 해당 부서에서 해결해버리면 그만입니다. 그 밖에도 주관과 유관 부서들이 힘을 합해 사전 관리할 수 있는 유형들도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렇게 하는 것이 위기관리입니다.

우선순위를 받은 유형들도 시간을 두어 또 다시 분류해봐야 합니다. 보통 두 가지 축으로 재분류하는데요. ‘발생 가능성’과 ‘발생 시 위해도’를 기준으로 유형별 점수를 매깁니다. 예를 들어 ‘공장화재’ 같은 경우는 자사 전례를 보고 경쟁사 및 동종 업계 사례를 보았을 때 ‘발생 가능성’이 그리 크고 빈번하지는 않아 보입니다. 5점 척도라면 아마 1점 정도 받게 되겠지요. 하지만 ‘발생 시 위해도’라고 하면 화재 규모와 관련되어 있지만, 자사에게 다른 대체 공장이 없고, 생산 제품이 단일 품목으로 화재 발생 시 직접매출 타격이 장기간 예상된다면 그 위해 점수는 4~5점이 될 것입니다. 이렇게 각 유형들을 잘 살펴서 ‘발생 가능성’과 ‘발생 시 위해도’가 공히 높은 이슈 및 위기 유형들로 재분류해 보면 됩니다.

일반적으로 단일 업종 회사 기준 상위 우선순위를 차지하는 ‘중요 이슈 및 위기 유형’은 대략 10여개 안팎에 이르곤 합니다(각 사별로 차이가 있습니다). 이제 그 각각에 대해서는 좀 더 깊이 있는 분석과 발생 시나리오 개발, 완화, 방지책 마련, 발생 대비 및 대응책 마련을 만들어야 합니다. 명확하게 많은 사람들이 해당 문제의 발생을 예상하고 있고, 그것이 발생되면 회사의 존립을 위태롭게 할 만한 유형들이라면 꼭 선택해 집중 관리해야 하는 것이죠.

그 다음은 조직인데요. 해당 중요 이슈 및 위기 유형들을 ‘누가(Who?)’ 관리해야 하는지에 대해 역할과 책임을 나누고 관리 조직을 만드는 업무가 그 다음입니다. 10여개 중요 이슈 및 위기 유형이 있다고 해서 각각의 위기관리 조직이 10여개가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그들 모두를 공히 관리하는 역할과 책임이 있는 큰 조직은 단 하나입니다. 보통 위기관리팀 또는 위기관리위원회 등으로 다양하게 불리는 단일 관리조직을 의미합니다.

그 조직이 구성되면 그 다음은 무엇을 할까요? 훈련을 합니다. 그 조직으로 하여금 각각의 중요 이슈 및 위기 유형을 이해하게 만들고, 이에 대한 각종 대책들을 이해해 실행할 수 있게 도와주라는 것입니다. 또한 발생될 수밖에 없는 것이라면 발생 직후부터 정해진 바대로 일사분란하게 대응할 수 있게 해당 조직을 훈련해야 하겠습니다.

세계적인 복서 마이크 타이슨은 이런 말을 했습니다. “누구나 그럴싸한 계획을 가지고 있다. 얻어맞기 전에는(Everybody has a plan until they get hit).” 이 말은 우리에게 두 가지 교훈을 줍니다. 평소 매뉴얼(플랜)만으로 만족하지 말라. 현실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훈련하고 훈련하고 훈련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