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이후 중국 제품은 인도 수입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중국제 철강‧전자‧신발‧자동차 부품 등은 이미 인도시장을 잠식한 상태다. 한편, 지난 2014년 인도 공산품 시장에서 중국 제품의 점유율은 27.9%을 기록했다. 

한편, 인도 정부는 중국제품의 범람에 대해서 반덤핑관세와 긴급수입제한조치 등으로 대응하는 한편 ‘메이크 인 인디아(Make in India)’정책으로 중국업체들의 현지 투자를 유도하고 있다. 이를 계기로, 중국은 인도 현지에 생산시설을 짓는 것으로 시장 진출의 방향을 바꾸면서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기업들의 경우 중국보다 먼저 인도 시장에 진출해 많은 부문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었다. 그러나 상황이 점점 달라지고 있다. 중국이 점점 우리나라를 추격하면서 시장의 격차를 줄이며 경쟁 구도를 조성하고 있다. 양국의 수출품목도 유사해 인도시장에서 한‧중 경합도(경쟁 정도)는 미국시장의 0.48보다 높은 0.57로 나타나고 있다.   

대책을 강구하지 않으면 중국이 우리나라를 추월하고 인도시장을 완전히 장악하는 것을 보고만 있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LG경제연구원 강선구 연구워원은 "추후 인도시장에서 한국 기업들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브랜드와 품질의 차별화가 필수적"이라며, "우리나라도 인도 정부의 현지생산 유도 정책‧개선된 현지 부품조달 환경 등을 활용한 적극적인 시장 대응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 출처=LG경제연구원

인도를 점령한 ‘메이드 인 차이나’ 

중국 제품은 2004년 이후 인도 수입시장에서 요지부동의 1위를 차지하며 점점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반면, 인도 제품의 중국시장 진출은 미진한 편으로 인도의 대중국 무역수지는 만성적인 적자 상태다. 인도의 대중 무역적자는 지난 2010년에 238억달러에서 2014년에는 448억달러로 사상최대 수준으로 확대됐다. 인도의 전체 무역적자액이 지난 2010~2014년에 연평균 2.2% 증가한데 비해 대중 무역적자액은 같은 기간 연평균 17.1% 늘어났다.

특히 중국 샤오미를 비롯한 전자기기(특히 스마트폰) 업체들은 인도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 이는 자국 시장이 이미 포화단계에 접어들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샤오미는 1만루피(약 17만 4천원)이하 스마트폰으로 인도 소비자들을 공략하고 있다. 이로 인해 인도 온라인마켓에서는 샤오미가 플래시 세일을 벌일 때마다 1만대 이상의 스마트폰이 팔려나가고 있다.

▲ 출처=LG경제연구원

샤오미 외에 레노보‧화웨이‧지오니 등이 인도시장에서 입지를 넓히면서 중국계 스마트폰 업체들의 시장점유율은 지난 2015년 2분기에 12%를 차지, 전년동기 6%의 점유율을 2배로 늘렸다. 4G폰만 놓고 보면 인도 업체들의 점유율이 10% 미만인데 반해 중국업체들의 점유율은 45%에 이르고 있다.

한국 vs 중국, 인도시장 쟁탈전 

인도 시장에서 한중 수출경합도(경쟁의 정도)를 계산해보면 지난 2000년의 0.5에서 2013년에 0.6로 높아졌다가 2014년에 0.57을 기록 중이다. 수출경합도는 1에 가까울수록 양국간 수출상품 구조가 유사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반대로 특정시장에서 양국의 수 출상품 구성이 완전히 다를 경우의 경합도는 0에 가까워진다.

▲ 출처=LG경제연구원

인도시장에서 한-중간 경쟁관계가 미국에서보다 더욱 치열하다는 사실은 인도와 미국시장에서의 양국간 수출경합도 지수를 비교해보면 잘 알 수 있다. 미국시장에 서도 경쟁이 서서히 심해지는 편이지만, 지수를 보면 여전히 인도에서의 한-중 경합도가 높은 편이다.

현재 한국의 대인도 누적투자액이 16억 3백만달러로 중국을 앞서고 있지만 지금의 추세대로라면 머지않아 추월당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중국의 인도공단 계획이 구체화되면 중국의 FDI(외국인 직접투자)투자액은 순식간에 늘어날 수 있다. 인도 서부 구자라트주와 마하라쉬트라주에 설치될 중국 공단의 규모는 모두 1,250에이커(여의도 면적의 1.74배)에 이른 다. 초기에는 발전설비를 생산하고 점차 전자제품과 통신장비로 생산 품목을 확대한다는 것이 중국 측 계산이다.

한국 기업, 인도 현지생산 비중 늘릴 필요있어  

중국산 제품의 범람에 대해서 현지생산 유도로 대응하는 인도정부의 전략은 한국기업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우선 인도 진출 한국기업들은 인도 정부의 ‘메이크 인 인디아’ 정책에 대응해 인도 생산비중의 확대를 적극 고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 출처=LG경제연구원

다행스럽게도 아직까지는 중국기업이 브랜드가 중요한 가전제품, 자동차, 휴대폰(휴대전화 전체) 시장에서는 한국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그렇지만 중국업체들이 인도에서의 사업을 확장해 나가려는 의지를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 소비자 인지도가 높아진 어느 시점부터 중국 제품들은 오프라인 시장으로 진출하는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다.

한국의 기업들은 브랜드와 기술력에서 앞서고 있는 제품의 격차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면서 현지 생산유도 방식을 통해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고, 원활한 원자재 공급 루트를 확보해 두는 것이 중요하다

인도는 13억 소비자의 중국시장에 버금가는 큰 시장이다. 전략적으로 잘 접근한다면 한국 기업들의 성공 가능성은 높다. 현재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 지금은 우리를 맹렬히 추격하고 있는 중국의 인도 시장 확장 정책에 대응할 수 있는 전략이 구체화될 필요가 있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