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술·미세먼지와 동일한 발암물질로 분류된 가공육의 섭취량을 줄이면 발암 발생률이 낮아진다?

지난 26일 소시지, 햄, 핫도그 같은 가공육과 붉은 육류가 대장·직장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은 1군 발암물질로 지정 발표했던 세계보건기구(WHO)가 파장이 커지자 내놓은 황당한 해명이었다.

WHO 산하의 국제암연구소(IARC)는 앞서 발표한 보고서가 발암 위험을 낮추려면 가공육을 적당히 섭취하라는 WHO의 기존 권고를 재확인하는 내용이었다고 밝혔다.

이날 WHO 대변인은 "IARC 보고서는 가공육을 먹지 말라는 뜻이 아니라 섭취량을 줄이면 대장·직장암 위험이 줄어들 수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WHO의 해명대로라면 담배도 흡연량만 줄이면 암 발생을 막을 수 있다는 논리다. 문제는 WHO가 발암물질 섭취량 제한의 정확한 기준과 과학적 근거가 없다는 점이다.

WHO도 이런 문제점을 의식했던지 “다만 지금까지 연구 결과로는 안전한 섭취 허용량이 어느 정도인지 정하기는 어렵다”고 무책임한 해명을 덧붙였다.

26일 WHO의 보고서 발표가 나가자 말자, 한국을 비롯한 전세계의 농축산 관련 부처와 단체들은 일제히 WHO의 의도에 의문을 제기하며 반발했다.

소비자들도 가공육의 위해성에 반신반의하며 불안감을 드러냈다. 이를 반영하듯 WHO 발표 다음날인 27일 국내 주요 대형마트의 가공육 매출이 20% 가량, 28일에는 40% 이상 급감했다. 반면에 같은 1군 발암물질로 분류됐던 소고기, 돼지고기 같은 붉은 육류는 반대로 판매량이 늘어나 희비가 엇갈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