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동계올림픽이 평창에 유치될 경우, 우리나라는 향후 4개의 국제 스포츠 이벤트를 개최하게 된다. 첫 행사는 세계육상선수권대회다.

오는 8월 27일부터 9월 4일까지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이 대회는 212개국 3500여 명의 선수와 임원이 참가한다. 단일 종목 대회로는 월드컵보다 규모가 크다고 할 수 있는 이 대회의 준비는 이미 모두 끝났다.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는 삼성전자가 메인 후원사로 나서고 있다. 2009년 베를린 대회부터 육상선수권대회 후원사 캠페인 역할을 한 삼성전자는 이번 대회에도 비슷한 방식으로 스폰서 활동에 들어간다.

하지만 베를린 대회와는 달리 이번 대구 대회에 삼성이 임하는 태도는 사뭇 다르다. 대구가 바로 삼성의 모태이기 때문이다. 사실 삼성은 대구와 인연이 깊음에도 한동안 감정의 골이 깊었다.


2000년 삼성상용차의 대구 성서공단 철수 사건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대구시는 이번 대회를 통해 한국 육상의 발전과 상호 관계 회복의 기틀이 되길 기대하고 있다.

권계현 삼성전자 스포츠마케팅부문 상무는 “이번 대회 후원사 활동을 계기로 삼성전자와 대구시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3년 뒤 2014년에는 아시안게임이 열린다. 1986년 서울, 2002년 부산에 이어 한국에서 세 번째로 열리는 이번 아시안게임은 2014년 9월, 인천시 일원에서 진행된다.

인천아시안게임은 당초 계획보다 축소된 규모로 치러진다. 이전(2010년) 광저우 대회가 워낙 큰 규모로 개최돼 인천시로서는 부담이 큰 상황. 하지만 인천시는 규모 축소라는 불가피한 결정을 내려야 했다. 재정 적자 때문이다.

주경기장을 비롯한 각종 경기장이 인천시의 재정 악화 때문에 공기를 제대로 맞추지 못할 것으로 우려됐지만, 경기장 신축은 순조롭게 진행될 예정이다. 다만 7만석 규모로 신축될 예정이던 주경기장도 6만석 규모로 축소 설계됐다.

인천시내 10개 신설 경기장 중 이미 완공 단계에 접어 든 축구 전용구장을 제외한 나머지 경기장의 착공이 지난 5월부터 속속 이어지고 있다. 정부의 사업 계획 변경 승인도 때맞춰 이뤄져 큰 고비는 일단 넘긴 상황이다.

아시안게임 이듬해(2015년)에는 대학생들의 스포츠 축제인 하계 유니버시아드 대회가 광주에서 열린다. 아직 세부적인 대회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어느 정도 대회 개최의 개요는 나온 상태다. 이번 대회에는 170여 개국 2만 명에 이르는 인원이 참가한다.

평창 동계올림픽 이외에도 현재 추진 중인 국제 스포츠 이벤트 유치 프로젝트는 또 있다. 부산이 2020년 하계올림픽 유치를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산시는 2016년 올림픽이 남미(브라질)에서 열리기 때문에, 다음 대회는 아시아에서 열릴 가능성이 높다고 자체 예측하고 있다.

하지만 2018년 동계올림픽이 평창으로 유치되면 부산의 올림픽 유치 일정은 몇 년 뒤로 미뤄질 가능성이 크다. 계절은 다르지만 비슷한 시기에 열리는 올림픽 대회 개최권을 같은 나라에 몰아서 준 역사는 없기 때문이다. 2020년 하계올림픽의 개최지는 2013년 IOC 총회에서 발표된다.

정백현 기자 jjeom2@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