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29일 연결기준으로 올해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은 51조6800억 원, 영업이익은 7조3900억 원이다. 매출은 전분기 48조5400억 원 대비해 약 6%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전분기 6조9000억 원 대비 약 7% 증가했다. 시장 전망치는 물론 가이던스도 훌쩍 뛰어넘는다. 주요 통화대비 지속된 원화 약세로 부품 사업을 중심으로 약 8000억 원 수준의 긍정적 환영향이 발생한 것도 삼성전자의 발걸음을 가볍게 만든 것으로 보인다.

IM(IT&Mobile Communication)부문은 갤럭시노트5, 갤럭시S6 엣지 플러스, A8, J5 등 신모델을 출시하며 전분기 대비 판매량이 증가했으나, 갤럭시 S6 가격조정과 중저가 제품의 판매비중 증가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중저가 라인업이 전체 라인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많아지며 ‘사이즈’는 늘어났으나 수익은 약간 감소했다는 뜻이다.

반도체 사업은 DDR4, LPDDR4 등 고부가 제품과 고용량 SSD 제품의 판매를 확대하고 LSI제품의 견조한 수요가 유지되는 가운데 14나노 파운드리 공급을 개시하는 등 나름의 성과가 있었다. 디스플레이(DP) 사업은 플래그십 스마트폰 신제품의 출시와 중저가 패널의 판매 증가 등 OLED의 가동률 향상에 힘입어 실적이 개선됐다고 밝혔다.

CE부문은 TV의 경우 하반기 성수기 진입과 SUHD TV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 확대로 실적이 개선됐으며, 생활가전도 북미 시장 성장 지속과 프리미엄 제품 판매 호조로 종합실적이 소폭 개선됐다. 조금씩 실제적 경쟁력을 갖추는 분위기다.

이 지점에서 삼성전자가 29일 실적발표와 동시에 내년 1월 29일까지 4조1841억2000만원 규모의 자사주를 취득한 후 소각한다고 밝혀 눈길을 끈다. 실제로 30일부터 보통주 223만주, 우선주 124만주의 자사주를 장내매수 방식으로 취득한다고 공시했다. 보통주 취득금액은 총 2조9168억4000만원, 우선주 취득금액은 총 1조2672억8000만원 규모며 취득기간은 30일부터 내년 1월 29일까지다.

삼성전자가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해 자사주를 매입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소각까지 함께 진행하기 때문이다. 이에 삼성전자는 이익잉여금을 재원으로 자사주를 취득해 소각하기 때문에 자본금은 줄어들지 않는다고 밝혔다.

부문별 실적은?

3분기 IM부문은 매출 26조6100억 원, 영업이익은 2조4000억 원을 기록했다. 눈길을 끄는 지점은 판매량이다. 프리미엄과 중저가 라인업의 적절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며 판매량 자체가 늘어났으나, 중저가 라인업의 낮은 마진율과 갤럭시S6 가격조정이 맞물리며 수익적인 부분에서는 주춤하는 분위기다. 다만 삼성전자는 3분기에 출시한 갤럭시노트5와 갤럭시S6 엣지 플러스에 기대를 걸고 있다.

태블릿은 일정수준을 유지하는 상황이다. 4분기 스마트폰과 태블릿 시장은 연말 성수기를 맞아 전분기 대비 성장이 전망되나 업체간 경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의 아이패드가 가지고 있는 고민과 비슷하지만, 연말 특수를 기대할 여지도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결론적으로 중저가 라인업의 등장과 프리미엄 라인업의 가격조정이 겹치며 외형은 커졌지만 실제적 이득은 낮은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이 지점에서 웨어러블과 삼성페이의 가능성을 바탕으로 하는 다양한 승부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사업은 3분기 매출 12조8200억 원, 영업이익은 3조6600억 원을 달성했다. IM과 비교하면 매출은 낮아도 영업이익은 더 높다. 알짜배기 효자의 역할을 충분히 수행한 것으로 풀이된다. 3분기 메모리는 고사양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에 따른 평균 탑재량 증가, 클라우드 서비스 확대에 따른 데이터센터 시장의 지속 성장으로 전분기 대비 수요가 증가했고 시스템LSI는 14나노 파운드리 공급 개시와 이미지센서 등 LSI제품의 견조한 판매로 전분기 대비 실적이 개선됐다.

물론 4분기 메모리 시장이 예년 대비 성수기 효과가 둔화될 전망이나 스마트폰의 메모리 탑재량 증가를 비롯해 DDR4, LPDDR4등 신규 인터페이스 제품 전환과 SSD 채용 증가 등으로 견조한 수요가 지속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D램의 경우 20나노 공정 비중을 지속 확대하고 고부가 제품 수요에 적극 대응해 수익성 중심의 제품 운영을 할 계획이며, 낸드는 10나노급 공정전환과 3세대 V낸드 기반의 SSD 공급을 확대해 시장 리더십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2016년 메모리 수요는 올해와 비슷한 양상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공급측면에서 20나노 D램과 3D 낸드 전환이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4분기 시스템LSI는 본격적인 14나노 파운드리 공급 증가로 실적 개선이 전망된다. 2016년 시스템LSI는 14나노 공정 기술력을 바탕으로 고객 다변화와 제품 라인업 확대를 통해 안정적 성장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주력인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최근 합종연횡이 거듭되는 부분은 변수다. 특히 중국칭화그룹이 사실상 미국의 샌디스크를 간적접으로 인수하며 낸드플래시를 넘어 SSD 시장 전반의 패권을 장악하려고 노력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중국의 반도체 경쟁력과 이에 적절하게 결합하는 제3의 세력이 시장에 진입할 경우 삼성전자의 전반적인 메모리 반도체 시장 경쟁력은 다양한 도전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D램과 낸드플래시에서 삼성전자의 존재감은 뚜렷하지만, 의외의 역습을 대비해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또 애플 등과의 협력을 바탕으로 인텔의 파운드리 기습을 적절하게 방어하며 시스템 반도체로의 발전도 타진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다수다.

디스플레이 사업은 매출이 7조4900억 원, 영업이익은 9300억 원원을 달성했다. LCD의 경우 패널 수급 둔화와 평균판매가격(ASP)의 하락이라는 악재가 겹쳤으나 TV사이즈 대형화로 인한 판매면적 증가와 UHD TV 패널 판매 확대에 힘입어 견조한 실적을 달성했다. 삼성전자는 4분기 LCD 시장은 공급초과와 평균판매가격(ASP) 하락이 예상되기 때문에 원가 절감, 재고 관리 강화에 주력할 계획이다.

2016년 LCD 시장은 대형 TV판매 확대로 인한 판매면적 증가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나, 패널 업체들의 공급 증가 등 리스크 요인도 존재해, 지속적으로 원가 경쟁력 제고를 통해 수익성 확보에 주력할 방침이다. OLED의 경우, 3분기 판매 확대와 가동률 향상으로 전분기 대비 실적이 개선됐으며, 4분기에도 거래선 확대와 가동률 향상에 주력할 예정이다. 중소형 패널에 집중한 행보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플렉서블 등을 관통하는 다양한 성장동력을 주입하고, 라인업 다변화를 꾀할 것으로 보인다.

3분기 CE부문은 매출 11조5900억 원, 영업이익은 3600억 원을 달성했다. TV사업은 UHD TV 판매 비중 증가와 60형 이상 초대형 TV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 성장에 힘입어 전분기 대비 실적이 개선됐다. 4분기 TV 시장은 연말 성수기 진입으로 3분기 대비 큰 폭의 수요 증가가 예상되나 전년 동기에 비해서는 수요가 소폭 감소할 것으로 보이는 것이 문제다. 업체간 경쟁이 더욱 격렬해지는 것도 문제다.

생활가전은 3분기 프리미엄 제품군 매출 비중이 확대됐고 지역별 차별화된 혁신 제품의 출시로 전분기 대비 실적이 개선됐다. 삼성전자는 앞으로 성수기 프로모션을 강화하고 애드워시 등 신제품과 프리미엄 제품 판매 확대를 통해 매출 증대에 주력하며, 2016년에도 혁신 제품 도입과 B2B 사업 확대 등을 통해 성장과 수익성 확보에 주력할 방침이다.

4분기에는 세트 사업과 시스템 LSI의 실적이 견조할 것으로 전망되나, 부품사업 성수기 효과 둔화와 환영향 축소 등으로 3분기 대비 실적 둔화가 예상된다.

▲ 출처=삼성전자

미래를 대비하라

삼성전자는 부품 사업의 경우 메모리의 전년 대비 성수기 효과 약화와 LCD 수요 약세 우려가 있으나, 시스템 LSI는 14나노 파운드리 공급 확대로 실적 개선이 기대되며, OLED도 견조한 실적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세트 사업의 경우 CE부문은 연말 성수기의 적극적인 판매 확대를 통해 실적 개선을 추진하고, IM부문은 3분기에 출시한 스마트폰 신모델의 판매확대와 비용 효율화를 지속 추진할 계획이다.

반도체 사업은 고부가 메모리 판매 확대와 V낸드플래시 기술역량 강화, 14나노 거래선 다변화에 주력하고 디스플레이는 LCD 제품의 원가 개선과 OLED 거래선 확대를 지속 추진할 계획이다. 상승분위기를 충분히 이어간다는 복안이다.

CE부문은 올림픽 등 글로벌 스포츠 이벤트가 예정돼 있어 전년대비 TV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IM부문의 경우 삼성페이를 비롯한 서비스, 소프트웨어 강화와 함께 비용 효율화를 지속 추진해 수익성 확보에 주력할 예정이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3분기 시설투자는 반도체 3조7000억 원, 디스플레이 1조4000억 원 등 총 6조원이며, 3분기 누적 시설투자는 19조2000억 원이 집행됐다. 올해 전체 시설투자는 전년 대비 약 14% 증가한 27조원을 전망하고 있으며, 반도체에 약 15조원이 들어가고 디스플레이에 약 5조5000억 원이 투자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