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향기 가득한 ‘연잎밥’ 전문점이 있다. 냉동연잎을 쓰지 않고, 생 연잎만 써서 연잎의 향까지 고스란히 먹을 수 있다. 쫀득쫀득한 찰밥에 다양한 고명을 얹힌 연잎밥은 특별한 찬이 없어도 속이 든든해지는 음식이다.

이번 주 기자가 소개할 맛집은 갤러리 같은 공간에서 따뜻한 차와 함께 연잎 정식을 먹을 수 있는 ‘인사랑’이다. 식당에 들어서면 다양한 미술 작품도 감상할 수 있다. 모두 직접 만든 수제품들이다. 식당과 함께 ‘공평아트’ 갤러리를 운영하는 사장이 인테리어도 직접 참여했다. 덕분에 그릇 하나라도 기품이 넘친다. 우아한 분위기는 덤이다.

 

1. 음식 종류

비건푸드
 

2. 위치

지하철 5호선 종로3가역 5번 출구에서 낙원악기 상가를 지나면 인사동 네거리에서 ‘인사랑’을 발견할 수 있다.

▲ 출처=네이버지도

• 주소 :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24 (덕원 갤러리) 2층

• 영업시간: 오전 10시~ 오후 10시까지. 식사 브레이크 타임 오후 2시~5시, 연중무휴(단, 추석, 설날, 신정 제외)

• 연락처: 070.4162.2533

• 가격: 연밥 정식 1만4000원, 우리집밥 정식 8000원, 계절 나물 비빔밥 8000원. 호박 팔보채 1만5000원. 우엉 고추 잡채 1만5000원, 표고버섯 탕수 1만5000원, 계절 샐러드 1만5000원 등

 

3. 상호

‘인사랑’은 '인사동의 사랑방'이라는 의미다. 이곳은 사랑방처럼 매력적인 대화 장소이다. 공평아트 갤러리를 운영하던 신정윤 사장은 찻집을 컨셉으로 개업했지만. 이후 식사와 차를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바꿨다. 본인이 만든 도자기에 음식을 담으면서 기쁨을 느끼는 그는 수시로 손님들과 정서적 교감을 나눈다. 식사메뉴는 사찰음식이자 비건푸드이다. 신 사장이 워낙 사찰음식에 관심이 많았고, 채소를 사랑하기 때문이다. ‘인사랑’을 개점한 지는 5개월 정도 지났다.

▲ 감각적인 미술품이 있는 식당 내부, 모두 수공예품이다. 출처=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4. 경영철학

‘인사랑’은 100% 천연재료 그대로의 맛과 향을 담는다. 조미료를 넣지 않는다. 손님들의 건강을 최우선으로 여긴다. 몸에 자극적이지 않고, 콜레스테롤이 높지 않은 비건푸드를 지향한다. 신 사장은 “무농약 웰빙 음식만 정성껏 제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경영방침"이라고 말했다. 음식은 매일 아침마다 만드는게 기본이다.

5. 주 메뉴

식사메뉴는 연밥정식이 단연 인기다. 냉동한 연밥을 전자렌지에 데워서 나오는 게 아니라, 생 연잎에 싸인 연밥을 찜통에 쪄서 나온다. 생 연잎만 고집하는 것은 연잎의 향이 밥에 잘 스며들기 때문이다. 식사가 나오기 전에는 반드시 보성에서 가져온 뽕잎차가 제공된다. 향긋한 뽕잎차가 식사 전 속을 부드럽게 해준다. 그 다음 김이 모락모락 나는 연밥과 슴슴한 나물반찬을 먹는다. 같이 먹으니 더욱 맛이 좋다. 연잎정식은 연밥과 계절샐러드, 버섯 탕수, 9가지 반찬, 국으로 구성됐다. 식후 디저트로는 매실차가 제공된다. 소화를 돕기 위해서다. 반찬은 식당에서 만들고, 담근 것들이다. 조미료는 전혀 들어가지 않고, 소금을 이용해 간을 한다. 담백하면서 집밥을 먹는 기분이 든다. 특히 이 집은 사찰음식을 지향해서 오신채(마늘, 파, 부추, 달래, 흥거)를 쓰지 않는다. 채식 위주로 고기반찬은 없지만, 따로 예약을 하면 연잎보쌈을 먹을 수 있다. 다만 홀 전체를 빌리거나 단체 예약만 가능하다.

▲ 연밥 정식. 출처=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연잎밥 고명은 2~3가지 견과류가 전부여서 특별할 게 없지만, 충남 온양에서 이틀에 한 번씩 배달되는 생 연잎만을 쓰기 때문에 매우 신선하다. 고명은 많이 넣지 않는 이유는 밥에 치중하기 위해서다. 과하지도 않고 부족하지도 않은 선을 지키는 것이다. 이집의 연밥은 연잎의 향을 그대로 품어, 한번 먹으면 반해서 중독성이 생기는 맛이다.

연잎은 설사, 두통, 어지럼증, 어혈치료에 좋으며,독소 해독 작용에 좋다. 더욱이 체내 불필요한 습기를 제거해 더위를 풀어주고, 혈관 확장에 도움을 준다. 또한 철분이 많아 빈혈치료와 예방에 좋으며 면역력을 증진시켜 줍니다. 다이어트 효과도 준다. 연잎에 함유된 비타민C와 식이섬유 성분으로 변비를 예방하고, 비만 예방에 좋다.

▲ 연밥 정식에는 9가지 반찬과 계절샐러드, 버섯 탕수가 함께 준비된다. 출처=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계절 샐러드 역시 아삭아삭 씹히는 신선한 야채를 자랑한다. 뿌려진 유자 드레싱과 함께 먹으니 새콤달콤하다. 유자드레싱은 생과를 직접 가져와서 담근 것이다. 오미자, 오디 등 다양한 차들도 시중에서 파는 것이 아니라 농장에서 가져와 직접 담근 것들이다. 표고버섯 탕수는 다이어트에 좋아 여성들에게 인기가 좋다. 특히 쫀쫀한 식감이 일품이다. 깔끔하고 담백한 맛 역시 장점이다. 식사 후에는 소화를 돕는 매실차가 제공된다.

▲ 호박 팔보채. 출처=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요리 메뉴에는 호박 팔보채가 있다. 궁중요리 20년 경력의 주방장이 야심차게 내놓는 요리이다. 특히 가을철에 많이 나오는 단호박을 이용해 만든다. 호박 팔보채에는 단호박, 죽순, 버섯, 피망, 청경채 등이 들어간다. 단호박은 식이섬유소가 풍부하고 지방이 적어 다이어트와 변비예방에 효과적이다. 또한 호박에 풍부한 베타카로틴은 체내에서 비타민 A로 전환되어 눈 건강에 도움을 준다. 단호박의 풍부한 비타민은 감기 예방에 도움이 된다.

6. 맛의 비결은?

‘인사랑’은 전체 요리에 조미료를 100% 쓰지 않는다. 국은 다시마, 표고버섯, 무를 넣고 끓여낸다. 어머니가 해주신 집밥 느낌이다. 이 집은 1차 가공된 식품을 즉석에서 조리한다. 연잎밥도 주문받은 후 찌기 때문에 10~15분 정도 걸린다. 요리는 종전에 사찰음식 요리를 하시던 분과 궁중요리 20년 경력을 가진 주방장이 만든다.

 

*식재료는 어디서 구입하나?

“연잎은 충남 온양에서 무농약으로 재배한 것이다. 이틀에 한번씩 가져온다. 반찬은 양재동 하나로마트를 애용한다. 비싸더라도 우리 농산물을 팔기 때문이다”

 

*식자재 구입의 조건은?

“평판이 좋고 믿을 수 있는 곳을 찾는다. 괜찮다 싶으면 한 곳을 자주 애용하는 편이다”
 

7. 특별한 서비스

‘인사랑’의 인테리어는 특별하다. 벽면에 걸린 현대미술 작품들은 물론 천정에 달린 공예품까지 고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한국적 미가 있는 인사동 거리에서 분위기 있게 차를 즐기고 싶거나, 아트샵을 구경하고 싶은 사람들은 이곳을 찾아보길 권한다. 고풍스런 까페로 변했다가 비건푸드 음식점도 된다. 식당 옆에 갤러리도 따로 있으니 원스톱 식문화 공간인 셈이다.

▲ 매달린 장식품 모두 '인사랑'의 작품이다. 출처=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8. 고객이 전하는 ‘인사랑’

‘인사랑’은 자극적인 음식을 싫어하는 사람이나 채식주의자들에게 인기가 좋다. 또한 한국적인 식당 분위기에 매료된다.

'인사랑'을 방문한 30대 여성은 "분위기도 좋고, 음식이 자극적이지 않아 자주온다"며 "식사전 뽕잎차를 즐기는 것도 좋고,  식 후에 먹는 매실차도 마음에 든다"고 평했다.

하지만 음식이 밋밋하다는 평도 있다. 자극적인 입맛에 익숙한 사람들에겐 싱거울 수도 있다. 하지만 깔끔하고 정갈한 음식에는 이만한 곳이 없어 보인다.

※ 조미료를 일절 쓰지 않고, 가격이 저렴한 맛집의 제보를 받습니다(wqkql90@econovil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