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3 초음속 스텔스 폭격기의 개념모델.

미국의 차세대 전략폭격기(LRSB) 개발사업은 미국 노스럽 그루먼사가 맡게 됐다.

그 동안  91조원에 육박하는 초대형 군수사업 수주경쟁에는 보잉-록히드 마틴 컨소시엄과 노스럽 그루먼이 경쟁해왔는데, B-2 스텔스 폭격기 개발 경험이 있는 노스럽 그루먼사가 최종 승자가 됐다.

'B-3'로 명명된 스텔스 기능의 차세대 전략폭격기 개발 비용은 최대 800억 달러(90조 6,800억 원)로, 폭격기 1대당 목표 가격이 5억6,400만 달러(6,400억 원)나 된다. B-3는 B-2와 B-52를 대체하게 된다.

애슈턴 카터 국방장관과 공군 지휘부는 27일(현지시간) 오후 미 워싱턴 펜타곤 브리핑룸에서 차세대 폭격기 개발을 담당할 최종 사업자로 노스럽 그루먼을 선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미 공군은 이 사업을 통해 80~100대를 확보해 오는 2025년까지 실전 배치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미 공군은 100대 가운데 시제기 21대의 연구개발비로 235억 달러와 순수 구매비 118억달러 등 모두 353억 달러(40조 원)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신형 폭격기의 공식 명칭이나 제원 등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군사 전문가들은 군의 요구대로 B-3가 기존의 B-2 폭격기보다 기체 크기는 절반 정도이고, 중량도 4만 파운드(1.81t)가량 가벼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B-3의 항속거리는 출격 후 중간급유없이 러시아나 중국 등 장거리 표적을 타격할 수 있는 5,000마일(9,260㎞) 이상일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B-3는 외형은 적어도 장착 무장은 B-2과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B61나 B63 수소폭탄을 16발까지 장착할 수 있으며, 집속탄(CB), '개량형 스마트 폭탄'인 합동직격탄(JDAM), 무유도 폭탄인 MK82 폭탄 등을 기본적으로 장착할 것으로 알려졌다.

*B-52 전략폭격기.

현재 미 공군은 B-52 76대, B-1 63대, B-2 20대 등 159대의 장거리전략폭격기를 운용 중이다.

데보러 L 제임스 공군장관은 "LRSB를 통해 공군은 '반접근 지역 거부'(anti-access/area denial)이라고 불리는 미래 위협 환경에서도 작전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반접근 지역거부 전략은 미국의 군사적 접근을 차단하겠다는 중국의 군사전략이다.

군수산업 분야 전문가들은 최근 미 연방 의회가 국방비 예산을 대폭 삭감하려는 상황에서 막대한 예산이 소요될 이번 차세대 폭격기 개발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을 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국방비 지출에 대한 감축 압력으로 미군과 중앙정보부(CIA)는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이슬람국가(IS) 공습에 비용이 덜 드는 무인항공기(드론)을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B-2 스텔스 폭격기의 공중급유 모습.

이에 대해 미 공군은 차세대 폭격기 개발이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중국과 러시아가 군비 현대화를 추진하는 가운데 현재 미 공군에서 보유하고 있는 폭격기는 낡았다는 것이다.

실제로 미 공군의 주력 폭격기는 1960년대 케네디 정부 당시 생산한 B-52s, 1970년대 생산된 B-1, 1988년 배치된 B-2 스텔스 폭격기 등이다.

B-3의 생산 공장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나, 로스앤젤레스(LA) 북쪽 팜데일의 연방 공군시설인 플랜트42(Air Force Plant 42)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로스앤젤레스타임스가 보도했다.

한편, 수주 경쟁대열에서 탈락한 보잉 사의 크리스 채드윅 대표는 미 공군으로부터 이번 결정에 대한 해명을 듣고나서 '항의'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며 불만을 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