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는 기업 상태를 알려주는 언어(language of business)다.

회계는 어떤 조직의 경제활동에 대해 그 조직체와 이해관계가 있는 투자자와 외부인들과 의사소통(커뮤니케이션)하기 위한 정보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쓰는 말에 일정한 규칙이 있고 사용하는 낱말이나 문장에도 특정 의미가 있듯, 회계에도 규칙이 있으며 용어상의 특별한 의미도 갖고 있다.

사회환경이 변하면 언어도 변화한다. 회계라는 기업언어도 복잡해진다. 회계는 다른 언어와 마찬가지로 환경 변화에 적응하면서 기업과 함께 진화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오는 2020년 새 회계기준인 IFRS4 2단계가 국내 보험사에 적용된다. 보험사를 평가하는 기업 언어가 새로운 기준으로 채택됐다는 얘기다. 쉽게 말해 기존까지 부채의 평가기준을 원가로 상계했던 것을 시가로 평가하는 ‘부채평가 현실화’를 뜻한다. 글로벌 회계기준을 우리 보험사에 적용하기 위해서다.

감당해야하는 부담은 크다. 회계 기준 자체가 바뀌면 보험사 부채 규모가 급등하고, 이를 상쇄하는 과정에서 보험사의 재무적 부담이 크게 는다. 보험사가 최소 준비해야 하는 추가 자금만 무려 4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 그래도 초저금리에 낮은 영업력, 포화시장, 저성장 환경 속에서 보험사는 큰 홍역을 치르게 생겼다. 3년짜리 단기 임기의 경영자 라해도 이 숙제를 피할 수 없게 됐다. 지나간 경영자들이 영업력을 키우는데 에너지를 소진했다면, 성숙기 보험사의 경영진들은 세련화 과정을 겪고 있는 셈이다.

아차 하다가는 사업철수, 폐업하는 자포자기형 보험사까지 나타나게 생겼다. 제도시행은  글로벌 생존 경쟁력을 가지지 못하면 '알아서 하라'는 금융당국의 강경책으로도 해석된다.

당국은 본분에 따라 제도 도입을 강하게 추진중이다. 앞서 꾸린 태스크포스팀(TFT)을 통해 대비 작업이 한창인 가운데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새 국제회계기준(IFRS), 핵심감사제로 회계 선진국으로 거듭날 것을 선포했다.

세부적으로 금감원은 보험사에 회계기준 변화에 제대로 대비할 것을 독려해왔다. 보험사에 전달한 'IFRS4 2단계 도입준비 주요 체크리스트'가 특히도 강한 견인력을 보이고 있다. 보험사가 머뭇거리지 않고 꼼꼼하게 세부안을 점검해야 한다는 뜻이다. 금감원이 제시한 체크리스트를 요약했다.

 

 

# 전담조직 구성

◇성공적 IFRS4 2단계 도입을 위하여 전담 준비 조직을 구성했느냐

금감원은 제도 도입 준비를 위해 정규 전담조직 운영을 당부했다. 전담조직이 언제 구성됐으며 몇명으로 이뤄졌는지, 전담조직의 실적은 어떠한지를 점검할 것을 당부했다.

 

# 경영진 및 이사회 역할

◇ 이사회, 감사위원회 등이 IFRS4 2단계 도입준비 필요성과 재무‧경영영향 등을 인지하고 있는가

제도 전환시 재무적 영향에 대해 경영진에게 보고했는지, 보고에 대한 피드백은 무엇인지 확인해야 한다고 금감원은 밝혔다.

 

# 경영 영향 분석

◇ 제도 도입에 따른 경영 영향 분석을 실시하는가

IFRS4 2단계 도입이 회사에 미칠 시업 영향을 손익‧리스크 관리, 상품, 자산, 시스템 등으로 구분해 분석한 결과가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고 금감원은 말했다.

◇손익리스크(계약서비스 마진, 위험조정, 예정‧실제차이)

예를 들어 신상품 수익성 분석과 실적관리, 성과관리, 보유계약 가치 관리, 최적 가정관리를 개별적으로 할 계획인지를 회사 내부 분석 결과가 있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상품 프라이싱(pricing)

현금흐름 방식의 상품 프라이싱 체계에 대한 회사의 현 수준 상황에 대한 분석 결과는 무엇인지 확인해야 한다고 밝혔다.

◇자산운용‧자본관리

IFRS4 2단계 도입 후 시장금리 변동에 따른 자본 변동성 최소화를 위한 ALM 강화가 필요한다, 이에 대한 분석결과가 있어여 한다고 조언했다. 이외 사업비, 영업 채널 등에 대해 변경해야할 프로세스가 어떤 것들이 분석한 결과도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통합시스템 구축

◇통합컨트롤 시스템

금감원은 가정산출, 현금흐름 산출(계리모델), 부채산출 시스템을 통합 컨트롤 하는 시스템 구축에 관한 분석 결과를 점검할 것을 당부했다.

◇고성능‧자동화 하드웨어
부채산출을 위한 계산량‧데이터 급증이 예상되는데 시스템 구축 분석 결과 확인이 필요하다고 봤다.

◇현금흐름 산출시스템

금감원은 정교한 현금흐름 산출을 위해 계리 모델개선에 대한 분석 결과가 있어야 한다고 진단했다. 이밖에 부채산출시스템에 대한 분석 결과와 시스템 투자비용과 계획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같은 프로세스의 의사결정을 총괄하는 거버넌스(지배구조), 부채산출 조직구성, 항목별‧연도별 구체적 로드맵 수립도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