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종이 저유가 지속으로 인한 실적부진이 예상되지만 오히려 낮은 가격에 따른 수요 증가로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와 주목된다. 판매증가가 예상되는 가운데 정제마진도 상승조짐을 보이면서 수익성 개선이 이뤄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2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3639억원으로 전년대비 644% 증가한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SK이노베이션의 매출액은 12조4474억7900만원으로 전년동기(16조6089억원)보다 25% 줄어들었지만, 당기순이익은 1652억7700만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부문별로 보면 석유사업은 3분기 매출 9조360억원, 영업이익 1068억원이었다.

3분기 실적 발표를 남겨둔 GS칼텍스의 실적도 시장의 예상과 달리 양호한 실적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GS칼텍스 영업이익은 1000억원 안팎으로 추정되고 있다. 높은 고도화 비율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비상장업체인 현대오일뱅크도 호실적을 기록했다. 이 회사의 매출액은 3조1724억원으로 전년대비 31.9%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1005억원으로 전년대비 157% 증가했다.

당초 증권가에서는 정유업종이 저유가와 함께 정제마진 악화로 인한 실적악화를 예상하고 있었다. 증권사들의 SK이노베이션 3분기 영업이익 평균 예상치는 약 1600억원이었다.

특히 앞으로 다가올 4분기는 겨울을 맞이해 난방유 수요의 증가와 정제마진의 회복으로 인해 수익성이 더욱 개선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제마진이란 원유를 정제해 석유제품을 만들어 팔 때 남는 이윤을 지칭하는 말이다. 통상적으로 유가가 하락세를 보일 경우 비싼 가격에 원유를 사서 싼 가격에 제품을 판매하게 된다. 이는 결국 정제마진 악화로 이어진다.

지난해 10월29일 배럴당 86.75달러를 기록했지만 올해 10월26일에는 45.79달러로 절반 가까이 하락했다. 같은기간 브렌트유는 87.12달러에서 47.54달러, 서부텍사스유는 82.20달러에서 43.98달러로 줄었다. 2분기 정유사들의 실적하락의 원인이었다.

반면 최근 몇 개월간 유가는 지속적으로 배럴당 40달러대로 횡보세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저유가가 지속되는 가운데 석유제품 수요가 증가할 경우는 정제마진의 개선이 이뤄진다.

실제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 평균은 7월 배럴당 5.5달러에서 8월 배럴당 5.7달러, 9월 7.0달러로 회복하고 있다.

최지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에는 난방유 수요 증가, 정제공장 정기보수 증가 등으로 정제마진 회복 예상된다”며 “최근 배럴당 40달러대로 낮아진 국제유가 때문에 세계 석유 수요는 증가한데다 타이트한 정제공장 수급밸런스 등으로 인해 정제마진 역시 견조한 흐름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존아단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호실적은 유가하락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선전한 석유사업 부문과 윤활유 사업부문 및 우호적 환율효과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며 “4분기에도 저유가와 동절기로 인한 수요증가와 수급조정으로 정제마진 개선이 기대돼 실적개선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