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질문]

“미디어트레이닝에서는 항상 핵심 메시지를 만들어 활용하라고 조언하는데요. 실제로 기업 내에서 민감한 이슈 각각에 핵심 메시지 개발이 가능한지 의아할 때가 있습니다. 메시지가 정해져야 하나의 목소리라도 낼 텐데 그게 가능하지 않는 상황들이 많죠. 어쩌면 좋을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조직 내에서 핵심 메시지를 고민하는 부문은 대부분 홍보 부문인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정작 핵심 메시지를 더 깊이 고민해야 하는 사람은 CEO를 비롯한 최고경영자들이어야 하죠. 조직이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는 모두가 동일한 목적과 동일한 생각을 바탕으로 전진해야 하는 데, 그에 대한 고민이 최고경영진에 없거나 부족하다면 그것이 더 중요한 문제라고 보입니다.

이야기한 것처럼 조직 내에서 핵심 메시지 개발과 활용이 어려운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습니다. 그중 가장 큰 이유는 바로 ‘해당 민감한 이슈에 대해 의사결정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내부에서 대부분 모르는 경우’입니다. 해당 이슈가 존재한다는 것은 임직원들이 알고 있는 데 반해 그것이 어떤 배경에서 왜 발생했는지 모르는 것입니다. 당연히 임직원들은 제한된 정보 속에서 각자 나름대로의 시각을 메시지에 투영합니다. 어떤 메시지가 정설인지는 밝혀지지 않은 채 내외부에서 상당 수준으로 회자됩니다. 당연히 ‘핵심 메시지’로 하나의 공식 메시지는 존재할 수가 없게 되죠. 여기에서 해당 이슈에 대한 진짜 핵심 메시지를 알고 있는 사람은 CEO를 비롯한 최고경영진 극소수입니다. 그분들이 핵심 메시지를 정리해 하달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 되겠습니다.

또 다른 이유는 ‘핵심 메시지라는 것에 대해 자신이 신경 써야 하는 것인지 모르는 경우’가 있습니다. 홍보 부문에서 종종 핵심 메시지에 대해 갈증을 느끼는 이유는 외부에 기자들과 같은 질문자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대관업무나 IR업무, 고객상담을 하는 부분에서도 마찬가지죠. 항상 이해관계자들이 질문을 해오니 ‘정해진 공식 메시지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내부적 수요도 생기는 법입니다. 하지만 다른 많은 부문들은 별반 질문을 받을 일이 없습니다. 자신의 부문에서 발생한 이슈에 대해서도 다른 부문들이 물어보면 “그걸 왜 당신들에게 설명해야 합니까?”하는 반응을 보이곤 하죠. 이러니 다른 부문에서 발생한 이슈에 대해서는 더더욱 알 필요 없다며 관심을 보이지 않습니다. 문제는 이런 부문의 임원이나 팀장급이 언론이나 다른 이해관계자와 접촉하게 되는 경우입니다. 모르는 이슈에 대해서는 그냥 모른다 하면 되는데, 개인적으로 안다고 하면서 전혀 다른 메시지들을 전달하니 문제가 됩니다. 평소 주요 임직원들 간에 회사의 중요 이슈에 대한 핵심 메시지의 개발과 공유는 자연스럽게 체계화되는 것이 좋습니다. 그런 관심을 누가 가지게 하느냐? 최고경영진들이 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핵심 메시지를 어려워하는 이유 중 하나는, ‘개발된 핵심 메시지에 대한 내부 수용이 부족한 경우’입니다. 목마른 사람이 우물 판다고 홍보 부문에서 핵심 메시지를 개발합니다. 문제는 이를 받아본 다른 주관 및 유관 부서들이 “이 메시지는 앞뒤가 안 맞네” 또는 “이건 사실 말장난이지 우리 전문가들은 이게 말도 안 된다는 걸 아는데’라고 평가하는 경우입니다. 협업이 이루어지지 않고 충분한 정보공유와 피드백이 사전에 부족했다는 증거죠. 이걸 어쩌겠습니까? 홍보 부문과 함께 주관과 유관 부서들이 한 번 모여 머리를 맞대면 해결될 일인 걸요.

이슈나 위기가 발생했을 때 기업이 커뮤니케이션하는 모습을 보면 지금 회사가 어떻게 상황을 관리하고 있고, 무엇이 문제인지 상당 부분 알 수 있습니다. 문제가 발생했을 때 한 회사의 메시지들이 들쭉날쭉하거나, 오락가락하거나, 서로 말이 맞지 않는 경우들을 한번 상상해 보세요. 무언가 문제가 있구나 하는 생각을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사람 개인 한 명이 커뮤니케이션할 때는 하나의 메시지를 핵심으로 활용하며 반복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커뮤니케이션하는 사람이 수명에서 수십 명으로 늘게 되면 기술적으로도 하나의 동일한 메시지가 사용될 가능성은 급격하게 떨어집니다. 이때부터 경영(Management)의 필요성이 대두됩니다. 창구를 일원화한다거나, 핵심 메시지를 사내에 공유해 가능한 다양한 창구들이 동일한 메시지들을 내외부로 전달하는 커뮤니케이션 경영(Communication Management)이 현실화되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내부에 현실적 어려움이 있다고 많은 임직원들이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현실에서 그러한 어려움을 극복한 회사 실무자들도 많습니다. 항상 이야기하지만, 이는 경영진이 리딩 부문에게 가지는 신뢰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신뢰로 극복한 어려움은 더욱 큰 신뢰로 돌아옵니다. 방향이 맞는다면 우선 해보자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