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도시 정도를 제외하면 호재가 많지 않은 비수도권 지역 분양시장을 이른바 ‘KTX프리미엄’이 견인하고 있다. KTX 정차역 인근 분양 단지들이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는 것.

‘창원 롯데캐슬 더 퍼스트’는 지난 9월 진행된 청약에서 총 467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3만4537명이 몰리는 대박을 터트렸다. 최고 경쟁률은 전용 100㎡ 타입 1순위 당해지역의 130대 1이었고 평균 청약 경쟁률은 73.96대 1로 전 타입이 1순위에서 접수를 마감했다. 롯데건설 측은 “브랜드 아파트라는 점과 함께 KTX창원역이 인접한 입지 측면에서 호응을 얻었다”고 분석했다.

KTX구포역 남쪽 1.3km 지점에 들어서는 ‘구남역 동원로얄듀크’는 지난 8월 진행된 청약 결과 426가구 모집에 1만2400여명이 몰려 29.3대 1의 평균 경쟁률을 기록하며 전 타입이 1순위 마감됐고 KTX창원중앙역에서 2km 떨어진 ‘창원 용지 더샵 레이크파크’는 지난 9월 청약접수 결과 108가구 모집에 4만5000여 명이 운집, 평균 경쟁률 422대 1의 초대박 성적을 냈다.

이처럼 KTX역 인근 단지로 소비자가 몰리는 이유는 호재와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비수도권 지역의 특성이 작용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권강수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는 “비수도권은 집값을 움직일 호재가 많지 않기 때문에 ‘혁신도시’나 ‘KTX’ 등 호재 의존도가 크다”며 “아울러 비수도권에서는 기차역이나 버스터미널을 중심으로 상권이나 인프라가 발달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기 때문에 주거 편의성 측면에서도 KTX역 인근 단지를 선호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KTX역 인근 단지, 입주 후 시세도 오름세

투자 측면에서도 KTX역 인근 단지는 유망하다는 평가가 많다. 분양 후 웃돈이 붙는 것은 물론 입주 후에도 꾸준히 시세가 오르기 때문이다. 특히 호남지역의 경우 KTX 노선이 전라선과 호남선으로 나뉘면서 편의성이 증대됨에 따라 아파트 가격 상승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모습이다.

실제 KTX광주송정역 인근에 자리한 상아아파트(1996년 건축) 전용 59.88㎡타입의 경우 올해 1월 1억700만원(3층)에 거래됐지만 이 달 초에는 1억1700만원(5층)에 거래돼 1000만원의 가격상승을 보였다. 2004년 건축된 ‘온세계아이조움’ 전용 84.58㎡타입도 올해 1월 1억9200만원(9층), 2억원(11층) 선에 거래됐지만 이 달 들어 2000만원 정도 오른 2억2000만원에 거래된 것으로 확인됐다.

경부선에서도 KTX역 인근 아파트 가격은 대체로 오름세다. KTX구포역 인근의 ‘동원로얄듀크비스타(2014년 건축)’ 전용 73.12㎡타입은 올 3월 2억8000만원(30층)에 거래됐으나 올 9월 3억4000만원(37층)에 거래됐고 전용 84.99㎡타입 최고 실거래가도 3월 3억4500만원(37층)에서 9월 3억71000만원으로 껑충 뛰었다. 3억7000만원~3억9000만원 선에 머물던 이 단지 전용 99.25㎡타입도 지난 8월 4억3500만원에 거래되는 등 가격 상승세가 뚜렷했다.

건설업계, KTX역 인근 분양 잇따라

KTX역 인근에 분양 중인 아파트 단지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대형 건설사와 중견 건설사들도 잇따라 분양에 나서고 있다.

경부선 라인에서는 경주 현곡지구에 분양 중인 ‘경주 현곡 푸르지오’가 눈에 띈다. 경북 경주시 현곡면 하구리 1242-35번지 일원(현곡지구 B2블럭)에 들어서는 ‘경주 현곡 푸르지오’는 총 964가구로 지하 2층~최고 25층 규모의 아파트 9개 동과 부대시설로 조성된다. KTX 신경주역, 경부고속도로 건천IC와 포항을 이어주는 20번 국도, 동해남부선 나원역(가칭, 2018년 예정)과 인접하고 경주 도심을 연결하는 904번 지방도로를 4차선으로 확장하는 공사가 현재 진행 중이다.

호남선 라인에서는 전라남도 나주시 송월동 1141번지 일원에 들어서는 ‘KTX나주역 힐데스하임’이 분양 중이다. 총 320가구로 지하 1층~16·19층 규모의 아파트 5개 동과 커뮤니티 시설이 지어진다. 전 가구가 실수요자 선호도가 높은 전용면적 70㎡ 타입으로 통풍과 채광에 유리한 4Bay, 남향 위주 판상형으로 공급된다. KTX나주역이 남쪽 600여m 지점에 위치해 언제든지 신속하게 이용 가능한 위치가 강점이다. 인접한 13번 국도를 통해 나주시청이나 광주 방면 접근이 용이하다.

이 밖에도 KTX논산역 인근에서는 ‘논산 인터불고 코아루’가 분양 중이다. 총 280가구로 지하 1층부터 지상 17~20층 규모의 아파트 4개 동으로 조성된다. 인근에 논산 터미널, 서논산IC가 있어 이동이 편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