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경제지표 발표가 지속되는 가운데 월마트라는 폭탄이 터졌다.

3분기 어닝시즌을 통해 경제를 확인하고 싶어했던 투자자들에게 월마트의 실적 전망이 뇌관 역할을 했다.

14일(현지시간) 월마트는 아마존을 따라잡기 위해 전자상거래 분야의 투자를 향후 3년간 대폭 늘리겠다고 발표, 주가가 10.04% 폭락했다. 월마트는 특히 내년도 주가 순이익이 시장예상치의 두배수준인 6~12%정도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투자자들은 투자자금의 대부분을 내부에서 조달하겠다는 것에 주목했다. 배당이 대폭 줄어들 것으로 우려했다. 그리고 경쟁이 과열되고 있는 전자상거래 부문의 뒤늦은 투자에 높은 점수를 주지 않았다.

경제지표도 불안했다. 중국 경제 부진이 이제는 온 대륙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저유가로 촉발된 원자재 시장의 장기 부진이 남미와 아시아를 넘어서 이제는 유럽과 미국마저도 흔들어 놓고 있다.

우울한 경제지표를 피해 글로벌 자금은 미국 국채시장과 금시장으로 재빠르게 관심을 옮기고 있다. 최근 국제 금값과 미국 국채 가격 급등이 이를 반영하고 있다.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다시 높아지고 있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도 썩 시원찮았다. 미국 9월 소매판매가 지난 달보다 0.1%(계절 조정치) 증가했다.  이는 시장예상치에 부합하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8월 소매판매는 당초 발표치보다 하향 조정됐다. 확정치의 하향이 뒷맛을 씁쓸하게 했다.  9월 생산자물가는 예상보다 큰폭으로 하락했다. 휘발유 가격 하락과 달러 강세 여파가 지속되고 있다는 증거다. 9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월대비 시장예상치(0.2%)의 두배수준인  0.5% 하락했다. 지난 1월 이후 최대 하락률이다.

연방준비제도의 경기 평가보고서인 베이지북도 경제 불안을 보탰다. 베이지북은 미국 경제가 완만한 속도의 확장 기조를 유지하고 있지만 달러화강세로 캔자스 시티와 시카고 등 일부 지역이 둔화세를 나타내고 있다며 제조업에 대한 우려를 비췄다.

투자자들은 기업 실적 발표에 대해 호재보다는 악재에 집중했다. 이날 발표된 금융주들의 실적이 양호했음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별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지난 3분기 순이익이 흑자로 돌아서며 주당순이익(EPS)도 시장 예상치 33센트를 훨씬 웃도는 37센트 발표됐지만 주가는 보합세를 보였다. 웰스파고도 3분기 주당 순이익이 시장예상치를 웃도는 1.05달러를 나타냈지만 주가는 오히려 0.7% 하락했다.

다우존스 지수는 157.14포인트(0.92%) 하락한 16,924.75로 마감하며 심리적 저지선인 1만7000선이 무너졌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도 9.45포인트(0.47%) 내린 1,994.24에, 나스닥 지수는 13.76포인트(0.29%) 하락한 4,782.85로 마감했다.

<지표 불안 그대로 반영, 달러가치 급락 국채 가격 급등>

달러화 가치는 지표 불안을 그대로 반영하며 급락했다.

주요 6개국 통화가치 대비 미국 달러화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가 93.95로 전일의 94.72보다 급락했다. 달러/엔 환율은 118.83엔으로 전일의 119.72엔보다 급락했다.

미국 국채 수익률은 경기 불안감이 증폭되며 급락세를 보여 5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10년 만기 수익률은 7.4bp(0.01%) 급락한 1.982%로,  지난 4월28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30년 만기 수익률 역시 5.5bp 내린 2.841%을 기록했다.. 2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6.6bp 하락한 0.559%로 7월8일 이후 최저치로 내려앉았다.

 <국제유가 보합, 국제금값은 급등 4개월래 최고>

국제유가는 미국 감산 전망에도 불구하고 공급과잉은 당분간 지속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며 보합세를 보였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2센트 떨어진 배럴당 46.64달러로 마쳤다. 런던ICE선물시장에서 브렌트유 가격은 9센트(0.2%) 빠진 배럴당 49.15달러를 기록했다.

국제 금값은 글로벌 경기 불안으로 급등했다. 국제금값은 온스당 14.4달러(1.2%) 급등한 1179.80달러로 마감하며 4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제 은값도 온스당 1.1%상승한 16.12달러를 기록했다.  전일 하락했던 구리 가격도 파운드당 3% 상승한 2.24달러로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