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수시장이 웰빙과 구제역, 일본 방사능 유출이라는 바람을 타고 쾌속 항해를 하고 있다. 원유가보다 2배 이상 높아진 수입 생수시장 역시 ‘프리미엄’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패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이코노믹리뷰>에서는 국내생수시장의 확대와 경쟁구도, 수입 프리미엄 생수 트렌드를 알아보고 최근 물맛을 살리는데 주력한 서울 수돗물 '아리수'의 고도정수처리시스템을 다뤄본다 . <편집자 주>

(사진=이코노믹리뷰 송원제 기자)


최근 신세계 이마트의 발표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6월까지 전국 106개 점포의 음료 매출을 분석한 결과 ‘먹는샘물’ 매출이 처음으로 탄산음료 매출을 넘어섰다. ‘먹는샘물’ 매출은 110억원, 탄산음료 매출은 103억원이었다. 사람들은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매일 2~3L의 물을 섭취하고 있다.

매년 15%씩 성장하는 생수시장이 특별히 주목되는 이유는 제주도 샘물인 삼다수의 품귀현상이 발로가 됐다. 구제역 청정지역인 제주도 생수에 관심이 모이며 일본 원전사고까지 이어지자 대형 슈퍼마켓에는 제주도 생수인 삼다수의 품절 현상이 일어났다.

한참 품절 현상이 있던 지난 2월까지 출하된 삼다수는 7만3000t. 지난해 같은 기간 5만2000t에 비해 40% 이상 증가한 양이다. 삼다수뿐 아니다. 롯데칠성음료가 생산하는 ‘아이시스’ 매출 역시 전년 대비 20% 성장했고, 진로의 석수와 하이트맥주의 퓨리스가 합병한 ‘석수와 퓨리스’도 ‘공장을 풀가동할 정도로 주문이 밀려드는 상황’이었다.

이 가동률은 곧 페트병 생수시장의 점유율을 의미한다. 현재 페트병 생수 시장에선 농심의 삼다수가 시장점유율 50%가량으로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으며, 롯데칠성 '아이시스'와 해태음료 '빼어날 수', 코카콜라 '순수' 등이 2위 자리를 놓고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이마트 홍보팀에 따르면, 전체 생수 판매 매출 신장률은 25%에 달하며 업계에서는 생수 시장을 연간 5100억원 규모로 추정하고 있다.

생수시장에서 가장 이슈가 되는 것은 고급 기능성 생수인 프리미엄 생수 시장이다. 업계에서는 대부분 500㎖에 1000원 이상인 기능성 생수를 프리미엄 생수라고 정의한다. 기능적으로는 빙하수, 해양심층수, 기능성 물, 베이비워터, 탄산수, 일반 생수 등 6가지로 대별된다. 현재 국내 프리미엄 생수 시장 규모는 300억~400억원대로 추산되며 향후 수 천억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대기업 진입 활발, 수입품도 봇물

현재 가장 인기를 얻고 있는 프리미엄 생수는 프랑스산 ‘에비앙’이다. 수입 생수 시장점유율 60%를 웃도는 에비앙의 지난해 매출은 약 90억원을 기록했다. 프리미엄 생수 시장이 확대되자 국내 대기업들도 에비앙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코카콜라도 수증기를 증류해 만든 프리미엄 생수 ‘글라소 스마트워터’를 지난해 출시했고 신세계푸드는 지난해 10월 남태평양 피지 제도 비티레부(Viti Levu)섬의 지하암반수 ‘피지워터’를 출시했다.

SK그룹의 해양심층수 전문기업 파나블루는 지난해 7월 수심 1500m에서 취수한 ‘슈어’를 출시했고, SPC그룹은 파리바게뜨를 통해 소백산 인근 지하 200m에서 끌어올린 천연암반수 ‘오(EAU)’를 내놓았다.

그런가 하면 저가 자체브랜드(PB) 상품을 선택하는 대형할인점 고객들이 늘어남에 따라 생수시장에도 제품 양극화가 진행되고 있다.

특히 대형할인점 PB 상품인 ‘이마트 봉평샘물’ ‘롯데마트 와이즐렉 샘물’ ‘홈플러스 좋은상품 샘물’ 등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지난해 이들 생수 매출 신장률은 12%에 이른다. 롯데마트도 9%가량 증가했다. 올해도 생수를 찾는 고객들이 꾸준히 증가하면서 홈플러스는 올 들어 생수 매출이 17.2% 늘어났다고 밝혔다.

생수시장이 확대되며 정수기 시장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와는 달리 정수기 시장 역시 보급률 50%를 넘어서며 시장 규모 역시 1조 5000억원에 이른다. 필터 교체 등 번거로움 때문에 정수기보다는 생수를 선호할 것이라는 생각과 달리 시장이 달라 생수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는다는 것.

웅진코웨이 측에 따르면 ' 1인 가족들은 생수를 찾지만 아이가 있는 가정에서는 언제든 쉽게 마실 수 있는 정수기를 찾으며 생수의 세균을 우려한 사람들이 정수기를 찾는다’ 고 말한다.

정수기 시장도 경쟁체제 돌입

현재 국내 정수기 시장은 웅진코웨이가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그 뒤를 청호나이스, 교원L&C, 동양매직 등이 따라가고 있다. 판매 중 렌탈 비중이 80% 정도. 교원L&C 관계자는 “정수기는 다른 가전제품과 달리 계속 필터를 교환하고 관리해줘야 하기 때문에 기기 판매 외에도 부가적인 시장이 크다”고 설명했다.

기업들의 시장 진출도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필립스와 LG전자가 시장에 뛰어들었고, 올 들어서도 쿠쿠와 위니아만도가 새로 진입했다.

대기업의 정수기 시장 진출에 따라 각각의 차별화가 중요해졌다. 현재 업계 2위를 달리는 청호나이스는 ‘이과수 얼음정수기’를 통해 차별화된 기술력을 앞세웠고 동양매직은 합리적 가격과 생산부터 관리까지의 직영체제를 장점으로 내세운다. 교원L&C는 에너지 효율, 위생 기능, 사용 편의성 향상에 초점을 맞춘 신제품으로 시장을 공략 중이다.

좋은 물은 병도 낫게 한다

세계 보건 기구(WHO)는 “좋은 물을 마시면 질병의 80%를 제거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일본 물 연구회에서 정의한 우리 몸에 좋은 물의 조건을 알아보자.

■ 유해 물질이 없어야 한다.
물속에 든 유해 물질은 화학 물질, 중금속, 녹, 전염병을 일으키는 세균 등이며 이러한 유해 물질이 없어야 한다.

■ 미네랄 성분이 균형 있게 포함돼 있어야 한다.
인체에 유익한 칼슘, 마그네슘, 나트륨 등 인체 건강에 필수적인 성분으로 체내에서 세포 내외의 침투압 균형을 조절하고 효소 기능을 도우며 단백질 합성을 돕는 미네랄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 PH 7.4~7.6의 약알카리성이어야 한다.
인체는 혈액을 포함한 대부분의 조직이 약알칼리성이다. 약알칼리성의 물을 마시면 체내 효소와 황산화 물질 활동이 원활해져 음식 분해, 소화, 흡수 능력이 높아지고 면역력이 강해진다.

■ 경도가 높지 않아야 한다.
경도란 물속의 칼슘과 마그네슘이 함유된 정도를 말한다. 경도가 높으면 물 맛이 좋지 않다. 유럽에서 물 대신 와인을 마신 이유가 물의 경도가 높아서란 말이 있다. 경도가 높은 물을 마시면 위장장애와 신장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최원영 기자 uni3542@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