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주축이 되어 이끌고 있는 타이젠 운영체제는 매우 복잡다면한 얼굴을 가지고 있다. 가깝게는 새로운 운영체제의 가능성을 통한 다양한 가능성의 발견을, 멀게는 사물인터넷까지 연결되는 방대한 전략 로드맵의 중요한 핵심이기 때문이다.

타이젠은 HTML5 기반의 개방형 운영체제를 말하며 삼성전자와 인텔이 주도하는 타이젠 연합이 개발했다. 탈 안드로이드를 노리는 삼성전자의 야심작이자, 다가오는 사물인터넷 전략의 심장이다.

이 지점에서 삼성전자의 타이젠 로드맵이 다시 각광을 받고 있다. 가장 최근의 신호는 Z3의 공개다. 타이젠 운영체제를 탑재한 두 번째 스마트폰, Z3가 오는 15일 러시아에서 출시되기 때문이다. 이미 티저광고를 통해 약간의 정보가 공개된 Z3는 소위 이재용폰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애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 출처=티저

갤럭시노트5와 갤럭시S6 엣지 플러스라는 프리미엄 스마트폰이 등장한 상황에서 이 부회장이 Z3를 사용하고 있는 점이 흥미롭다. 성공에 대한 열망이 크다는 뜻이다.

이번 Z3 출시는 다양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먼저 외연적 확장이다. 전작인 Z1이 인도시장을 중심으로 타겟을 잡은 반면, Z3는 러시아에서 출시된다. 출시국도 크게 늘어나 인도, 네팔, 유럽, 중동, 유럽지역 전체를 아우를 전망이다.

이는 타이젠 생태계 확산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신흥국 시장을 중심으로 관련 인프라를 확장하겠다는 의지임과 동시에, 외연적 확장에 대한 자신감이 붙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러시아’도 키포인트다. 현재 러시아는 구글과 애플의 운영체제가 만나는 접점이자 국지전의 무대로 여겨진다. 게다가 러이사는 정부정책의 일환으로 새로운 운영체제 개발에 나서고 있으며, 삼성전자도 러시아 기업의 타이젠 참여를 기대하는 눈치다. Z3이 Z1에 이어 Z2를 넘어 등장한 지점은 기능의 혁신적 발전을 시시한다는 말도 나온다.

Z3의 등장이 타이젠 라인업의 튼튼한 보루가 될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현재 삼성전자는 출시하는 모든 웨어러블에 타이젠 운영체제를 탑재시키고 있으며, 최근 등장한 스마트워치 기어S2에도 어김없이 타이젠을 내장시켰다. 웨어러블-스마트폰으로 이어지는 단단한 연결고리를 구축했다는 뜻이다.

이런 상황에서 타이젠 생태계 확충을 위한 삼성전자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삼성전자는 지난 9월 17일과 18일 중국 심천 쉐라튼 푸티엔 호텔에서 타이젠 개발자 컨퍼런스 2015를 열었다. 1000명에 달하는 개발자와 업체 관계들이 총집결해 새로운 타이젠의 미래를 그렸다는 평가다. 바이두와 텐센트의 협력을 이끌어 내어 더욱 눈길을 끌었으며, '모든 기기의 연결'에 방점을 찍는 분위기를 연출했다.

▲ 출처=삼성투모로우

실제로 당시 행사의 주제는 ‘타이젠, 모든 것을 연결하는 가장 좋은 방법(Tizen, The Best Way to Connect Everything)’이다. 운영체제인 타이젠을 중심에 두고 다양한 기기의 연결성을 더욱 강하게 만들겠다는 의지가 배어나오는 지점이다.

타이젠 3.0이 눈길을 끌었다. 최초의 신기원을 넘어 그 이상의 비전을 노린다는 복안이다. 모바일 및 웨어러블을 넘어 다양한 가전제품의 상호작용성에 집중했다는 설명이 주를 이뤘다. 오픈인터커넥트컨소시엄(OIC)의 오픈소스 프레임워크인 아이오티비티(IoTivity)를 적극적으로 활용했으며 사물인터넷 플랫폼인 아틱(Artik)과 헬스케어 플랫폼 사미(SAMI)도 공개됐다.

사실 삼성전자가 중국에서 타이젠 개발자 컨퍼런스를 연 대목은 그 자체로 평가할만한 가치가 있다. 지금까지 미국에서 컨퍼런스를 열었던 삼성전자가 이번에는 처음으로 중국시장을 겨냥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삼성전자는 지난 7월 인도의 IT 산업 중심지인 벵갈루루에서 소규모 지역 개발자 행사인 '타이젠 개발자 서밋(Tizen Developer Summit)'을 열기도 했다.

결론적으로 타이젠은 삼성전자의 미래먹거리가 달려있는 매우 중요한 아이템이라는 평가가 가능하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웨어러블 및 스마트폰 확산을 통해 관련 생태계를 확장시키는 한편, 빈틈없는 라인업을 스스로 설정해 이를 효과적으로 운용하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는 선택과 집중을 통한 혹독한 체질개선에 나서고 있다. 구성원들이 하나의 아이템에 전사적으로 매달려 이를 대량생산으로 연결시키는 기존 전략을 폐기하고 진정한 소프트웨어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를 통해 기존 5단계로 존재하던 직급체계를 대폭 수정하는 한편, 본사의 기능을 수원으로 옮기는 실험까지 불사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기존 연구집단을 해체해 기능과 역할에 맡는 ‘빠른 조직’으로 변신하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이러한 행보는 모두 타이젠이라는 운영체제 사업에 어울리는 새로운 삼성전자의 비전과 연결되어 있다. 미래기술의 핵심이자 심장인 타이젠에 눈길이 쏠리는 이유며, 15일 공개되는 Z3가 관심을 끄는 근본적인 원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