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4월 25일 리모델링 수직 증축이 전면 허용된 후 리모델링 추진 단지들의 가격은 말 그대로 수직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개별 단지 별로 수직증축 허용 이후 최근 1년 사이 20% 이상 매매가격이 뛴 곳들도 있다. 리모델링 수직증축에 대한 수익 기대감이 단기간 시세에 반영된 상황이다.

정부는 2014년 4월 25일부터 리모델링 수직증축을 전면 허용했다. 발표된 내용에 따르면 세대수 증가분은 기존 세대수의 15% 이내에서 가능하며, 15층 이상 공동주택은 최대 3개층, 14층 이하는 최대 2개층까지만 수직증축을 허용했다.

리모델링을 추진하던 단지들은 2013년 허용계획이 발표되기 전에는 주변시세와 비슷한 가격 흐름을 보였다. 이후 2013년 하반기부터 리모델링 수직증축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기 시작하며 2014년에는 6.18%, 2015년에는 8.19%의 높은 상승흐름을 시현했다. 같은 시기 수도권 평균은 2014년 2.21%, 2015년 4.36%인 점에 비춰보면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단지들은 평균시세 대비 2~3배나 매매가격이 높아졌다고 볼 수 있다.

개별 단지, 수직증축 허용 이후 20% 이상 뛴 곳 다수

개별 단지의 매매가격을 보면 상승폭은 더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현재 리모델링 ‘추진위’ 단계에 있는 서울 성동구 옥수동 ‘극동’ 아파트는 지난해 4월 25일 대비 4500만원~1억500만원 상승했고, 변동률로 보면 최고 27.63%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극동아파트 인근의 공인중개사에 따르면 “지난해 4월 수직증축이 허용된 이후 기대감이 높게 반영된 상황이다. 특히 최근 1년 사이 조합설립을 위한 동의요건도 대부분 충족된 분위기고, 수요자간 손바뀜(거래)도 많이 이뤄졌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또한 이러한 분위기와 마찬가지로 서울에서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광진구 광장동 ‘워커힐’, 강서구 가양동 ‘한강’, 양천구 신정동 ‘쌍용’, 강남구 개포동 ‘대치∙대청’ 등에서 매매가격이 4500만원~1억원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에서는 현재 ‘추진위’ 단계에 있는 성남시 정자동 ‘정든우성’ 전용면적 48.84 ㎡가 5500만원 상승하며 20.95%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또한 군포시 ‘세종주공6단지’, 수원시 ‘동신3차’, 안양시 ‘목련 대우∙선경∙우성3단지’ 등에서 2250만원~6000만원 매매가격이 뛴 것으로 나타났다.

수익성 기대감에 수요자 ‘손바뀜’ 많아 주의 필요

수직증축에 대한 기대감으로 단기간에 매매가격이 오르면서 우려감도 높아진 분위기다. 일부 공인중개사는 “리모델링 수직증축 허용에 따라 기대감으로 진입한 수요층도 상당하지만, 지은 지 15~20년된 아파트단지는 실제 거주를 목적으로 들어오는 수요들도 상당해 리모델링에 대해 반대하는 경우도 많다. 이 때문에서 리모델링 추진과 관련돼 주민들 사이의 찬∙반 의견이 분분해져 사업추진의 불확실성도 덩달아 높아지는 분위기다”고 귀띔 했다.

게다가 과거 성공사례가 많은 재건축사업과는 달리 리모델링 수직증축은 관련 법 시행 초기여서 수익성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한계점도 존재한다. 따라서 리모델링 기대감으로 단가간에 급등한 단지들의 경우라면 기대감이 실망으로 바뀌는 시점에 ‘숨 고르기’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으므로, 단기 시세차익을 목적으로 하는 신규 진입은 주의가 필요하다.

김은진 부동산 114 리서치 팀장은 "하지만 과거 수직증축이 불가능했던 시기와 비교하면, 준공 후 15년 이상 지난 아파트들의 경우 ‘리모델링과 재건축’ 사이에서 수익성이 높은 사업을 우선 선택할 수 있는 장점은 분명해 보인다"며 "투자 수익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사업 선택지’가 과거보다 다양해진 만큼, 중∙장기적인 시각에서 접근한다면 리모델링이든 재건축이든 ‘수익성 확보’에 대한 기대감은 유효한 단지들로 평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