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질문]

“얼마 전 온라인 광고를 하나 만들었는데요. 그 광고가 일부 커뮤니티에서 성차별이라며 엄청나게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저희가 보기에 그렇게 심한 것은 아니고, 그냥 위트로 푼다고 했던 것인데 이렇게 난리가 났네요. 온라인 여론, 이거 좀 문제 있는 것 아닌가요?”

 

[컨설턴트의 답변]

 

온라인 여론에 문제만 있었다면 당연히 온라인 광고는 하지 않았겠죠?(농담입니다) 정말 일선에서 이런 하소연을 종종 듣는데요. 많은 기업들이 온라인 공중의 평가나 반응을 아직도 예측하기 힘들어 하는 것 같습니다. 어떤 경우에는 재미있게 웃고 넘어가다가도, 어떤 경우에는 비판적 시각들이 주류가 되어 험악한 표정을 짓게 하는 표현으로 평가되거든요. 그래서 온라인 반응이나 평가가 상당히 불안정하다는 점은 누구나 인정합니다.

핵심은 기업의 사전적 검토 노력입니다. 온라인 광고를 잘 만들고도 상상하지 못했던 비판을 받게 되는 최악의 상황은 피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온라인 광고도 기획 단계부터 제작 단계 그리고 시사 단계 등을 거쳐 최종 실행 단계까지 이르게 되는데요. 이 각 단계에서 누군가는 온라인 및 오프라인 여론의 관점에서 해당 광고 메시지와 표현들을 감수하는 역할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저런 표현은 성차별 논란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저런 표기는 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겠네요”, “요즘 이런 뉘앙스를 주는 표현에는 특정 공중들이 상당히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을 띱니다” 이런 조언을 중간 중간에 해주는 담당이 필요합니다. 대부분 그런 역할은 일선 직원들과 매니저급에서 1차적으로 실행되고, 최종 과정에 가까이 갈수록 CEO 및 직속 임원들과 법무 및 홍보 관련자들에 의해 수행됩니다.

문제는 이런 리뷰 단계들이 과감하게 생략되거나, 상당한 권한 이양이 이루어져 또래 매니저급들에 의해 선호되며 크리에이티브에만 주로 방점을 둔 결과물로 결정 실행되는 경우입니다. 이런 경우 일부 매니저들은 ‘차라리 사회적으로 비판받고 주목받으면 그것이 더 마케팅적으로 유리한 결과를 초래하지 않을까?’하는 막연한 기대감을 가지고 베팅하는 경우들도 있습니다.

실제 문제가 발생해 여론이 악화되고 직접적으로 회사를 대상으로 하는 이해관계자 압력이 형성되면, 기존의 기대감은 이내 적대감으로 바뀌어 버립니다. ‘온라인 사람들은 수준이 낮아’, ‘우리의 크리에이티브를 이해하지 못하는 멍청이들’, ‘사회적으로 보수적인 언론과 기성세대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아’ 이런 반응들이 내부에서 일어나게 됩니다. 그렇지만 그것은 이미 자기합리화일 뿐이죠. 불필요한 부정 이슈를 만들지 않기 위해서는 앞서 설명한 각 단계별 적절한 내부 리뷰들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필요가 있습니다. 만약 최종결정 과정에서 ‘이 광고는 사회적 논란을 초래할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와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번 시도해볼 필요가 있다’는 평가가 엇갈린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렇다면 실무자들은 컨틴전시 플랜(Contingency Plan)을 만들어 놓아야만 합니다. 만약 이 광고가 예상대로 사회적 공분을 자아내는 최악의 상황이 온다면 우리는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이에 대한 실질적 시나리오가 구성되어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각각의 대응안들을 제대로 정립해 놓는 것이 좋습니다. 실제 그런 논란이 일어나지 않고 소기의 광고 목적을 달성하게 되었다면 좋습니다. 하지만 혹시 모를 논란에는 최대한 대비하는 것이 더 안전합니다.

이와 함께 실무자들은 다양한 기존 사례들을 공부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전에 유사 사례들이 있었는지, 그리고 그 실행들 각각에 있어 사회적 문제를 발생시킨 케이스는 어떤 것이었는지. 왜 그렇게 문제가 될 수밖에 없었는지. 이런 사안들을 미리 알아보고 이전에 있었던 최악의 사례들은 더 이상 재발시키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논란이 생길 만한 온라인 광고를 만들면서도 사내에서 아무도 그런 문제가 있을지 예상하지 못했고, 실행하자마자 비판이 쏟아지는데도 적절하게 신속 대응하지 못한 채 시간을 끌며 비판을 극대화했고, 결국에는 어렵게 만든 광고를 포기해야 하고 브랜드가 치명타를 입는 상황에 처했으며, 그 논란이 이전 다른 업체들의 그것과 동일하거나 유사했다면, 이런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면 그 회사는 큰 문제가 있는 회사입니다. 이슈관리 이전에 정확하게 경영관리가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먼저 돌아봐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