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뜨거워지고 있다. 각각의 플레이어들이 나름의 준비를 마치고 속속 무대로 복귀하고 있다. 프리미엄 라인업과 중저가 라인업이 직접적인 경쟁을 펼치는 단계까지 이른 상태에서, 올해 하반기 스마트폰 시장의 패권은 누가 쥘 것인가?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성장율이 올해 16.4%에서 내년에는 7.7%로 급격하게 떨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2010년 71.2%의 성장률을 보이던 상승세가 처음으로 한 자릿수를 기록하게 될 전망이다. 이는 결국 격렬한 치킨게임의 시작을 알린다. 한정된 시장을 장악하기 위한 총력전이 예고되고 있다.

▲ 갤럭시노트5. 출처=삼성전자

'프리미엄'의 삼성전자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변함없는 1위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21%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강력한 도전자인 애플의 등장과 중저가 라인업의 반격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태다.

올해 하반기 주력무기는 지난 8월 모바일 언팩을 통해 공개된 갤럭시노트5와 갤럭시S6 엣지 플러스다. 갤럭시노트4부터 이어진 엣지 디스플레이의 경쟁력을 올해 상반기 갤럭시S6 엣지로 담아내는 한편, 이를 라인업 파괴까지 불사하며 하반기 갤럭시S6 엣지 플러스에 녹아냈다.

현재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5를 스타일러스 스마트폰에 포지셔닝시키고, 갤럭시S6 엣지 플러스를 갤럭시S6 엣지의 인기에 힘입어 아이폰6S에 대항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즉 스타일러스와 패블릿+엣지의 가능성을 바탕으로 아이폰6S, 아이폰6S 플러스의 공세에 대비한다는 뜻이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의 세분화가 예상되는 지점이다.

갤럭시노트5가 사실상의 하반기 주력 라인업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디스플레이는 전작과 동일하게 5.7인치를 유지했지만 가로폭이 다소 좁아지고 일체형 배터리를 차용했다. 초슬림 베젤과 후면 곡면 디자인으로 한 손에 착 감기는 인체 공학적인 설계, S펜과 에어 커맨더 기능 자체는 상당히 발전했다. 갤럭시S6 엣지 플러스는 갤럭시S6 엣지의 인기를 그대로 이었다는 평가다. 전작에 비해 두께가 7.0mm에서 6.9mm로 더 얇아져 디자인적 심미성을 잡아냈으며 베젤(테두리)도 2.9mm에서 2.0mm로 얇아졌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전략은 스타일러스의 자존심을 살리는 갤럭시노트5로 실제적인 승부를 걸고, 갤럭시S6 엣지 플러스의 엣지 경쟁력을 차세대 무기로 키우는 분위기다. 여기에 다양한 중저가 라인업이 뒤를 받치며 ‘돌격 앞으로’를 외치고 있다. 일단 삼성이라는 기업 자체가 상당한 브랜드 효과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갤럭시노트5와 갤럭시S6 엣지 플러스의 고급스러움에 집중해도 좋다. 이도 아니라면 중저가 라인업을 선택하는 것도 갤럭시 패밀리로 남는 좋은 방법이다.

 

'브랜드'의 애플

애플의 야심작 아이폰6S가 23일 국내에 출시된다. 예약판매는 16일부터며 공기계 기준으로 아이폰6S 16GB 모델이 92만원, 64GB 모델 106만원, 128GB 모델 120만원이다. 플러스 모델은 16GB 모델이 106만원, 64GB 모델 120만원, 128GB 모델 134만원이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아이폰 투톱 라인업은 여전하다.

아이폰6S는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기존 아이폰에 탑재된 A8칩보다 약 70% 더 빠른 A9칩이 채택됐으며 후면 카메라는 1200만 화소, 전면은 500만 화소다. 페이스타임 카메라에는 플래시를 사용할 수 있다. 새롭게 추가된 로즈골드 색상이 엄청난 돌풍을 일으킨다는 후문이다. 중국에서는 블랙과 화이트 아이폰6S를 로즈골드로 외형만 바꿔주는 신종 비즈니스까지 등장했다고 한다.

다만 단점도 뚜렷하다. 수동촬영 모드 및 전작과 동일한 조리개 값 등은 한계로 여겨진다. 또 배터리 용량이 1715mAh로 전작보다 더욱 줄어든 대목도 지적되고 있다. 다만 배터리 용량은 iOS9의 가능성으로 보완할 수 있다.

아이폰6S가 국내에 출시되기 시작하면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의 여파로 꽁꽁 얼어붙은 스마트폰 유통시장에도 훈풍이 돌 전망이다. 게데가 애플은 소위 스토리텔링이 있는 기업이다. 보유하는 것 자체로 브랜드 효과를 강조할 수 있는 아이템은 최소한 IT업계에서 흔하지 않다. 아이폰6S의 파급력이 국내기업들이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다.

'절치부심' LG전자

LG전자는 전작인 G4의 부진으로 스마트폰 경쟁구도에서 상당한 타격을 받았다. 그런 이유로 최근 등장한 V10은 LG전자의 절치부심, 와신상담이 잘 드러나는 스마트폰으로 평가된다. 일단 촬영에 특화된 스마트폰이다. 비디오 전문가 모드에서 셔터스피드는 1/6000초에서 1/30초까지 설정할 수 있으며, 감도(ISO)는 50에서 2700까지 무려 17단계로 조절할 수 있다. 색온도(화이트 밸런스)는 2300K에서 7500K까지 53단계로 나뉘어 있다.

두 개의 눈, 즉 카메라도 눈길을 끈다. 전면에 각각 120도와 80도의 화각을 지닌 두 개의 500만 화소 셀피 카메라를 탑재했다. 이형 디스플레이 기술도 눈길을 끈다. 갤럭시 시리즈의 엣지와 비슷한 기능을 보여줄 전망이다. 하나의 디스플레이에 또 다른 디스플레이가 뜨는 방식이며, 간단한 생태계 전략을 구사할 여지도 보인다.

V10은 LG전자가 정체된 스마트폰 경쟁력을 다잡기 위해 야심차게 준비한 아이템으로 평가된다. 일각에서는 촬영에 특화된 스마트폰이 그 자체로는 강점이지만, 독특한 키 포인트는 아니라는 점을 우려하고 있으나 현 상황에서는 최선의 선택으로 보인다. V10은 ‘럭스 화이트’, ‘오션 블루’, ‘모던 베이지’, ‘오팔 블루’, ‘스페이스 블랙’ 등 총 5개 색상으로 출시되며, 한국시장에는 이 가운데 럭스 화이트, 오션 블루, 모던 베이지 등 3종이 출시된다. 배터리는 탈착식이다.

▲ V10. 노연주 기자

'조용한 강자' 화웨이

아직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화웨이를 찾아보기는 어렵다. 대중적인 인기를 끌기에는 아직 보여주지 못한 장점이 너무 많다. 하지만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야기가 다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2분기 화웨이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9%를 차지하며 3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최근에는 글로벌 브랜드 컨설팅 업체 인터브랜드가 선정한 ‘2015 글로벌 100대 브랜드(Best Global Brands 2015)'에서 브랜드 가치 88위에 오르기도 했다. 중국 기업으로는 최초로 94위로 100위 안에 진입한 데 이어 올해도 만만치 않은 저력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화웨이는 매우 흥미로운 회사다. 퇴역군인 출신인 런정페이가 회장을 맡고 있으며 ‘대륙의 늑대’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비단 스마트폰을 넘어 네트워크 시장에서 막강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으며, 주요 경영진이 CEO를 돌아가면서 맡는 일종의 집단경영체제를 시행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일단 구글의 레퍼런스 스마트폰, 마시멜로의 결정체인 넥서스6P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메탈 유니바디에 주로 항공기에 사용되는 아노다이즈드 알루미늄을 적용해 고급스러움을 더했다는 설명이다. 색상은 알루미늄(실버), 그래파이트(블랙), 프로스트(화이트) 총 세 가지로 구성된다. 세부스펙도 매우 훌륭한 편이다. 5.7인치 WQHD 스크린을 탑재했으며 전면 스테레오 스피커, 스냅드래곤 810을 탑재했다. 3450mAh의 대용량 배터리와 구글의 HDR+ 기술이 적용된 800만 화소의 전면 카메라도 지원된다.

넥서스6P는 구글 넥서스 시리즈의 투톱 라인업 일부다. 하나는 LG전자가 맡았다. 넥서스5X는 500만 화소 전면카메라와 G4와 동급의 이미지센서를 내장한 1230만 화소 후면카메라를 적용했다. 카메라 UX(사용자경험)도 대폭 강화해, 4K(풀HD 해상도의 4배) 동영상 촬영 기능과 초당 120프레임 슬로우 모션 촬영 기능을 지원한다.

물론 화웨이의 단독 라인업도 눈길을 끈다. P8이다. 구글의 레퍼런스 스마트폰인 넥서스6P가 원래 이름이 6X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P 라인업으로 승부수를 던졌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벌써부터 P9 이야기가 솔솔 흘러나오고 있다. 엣지 디스플레이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출시는 내년 초가 될 것으로 보인다.

▲ 넥서스6P. 출처=화웨이

'무서운 돌풍' 샤오미, '여전한 한 방' MS, '위기일발' 소니

샤오미는 이견의 여지가 없는 글로벌 스마트폰 업계의 다크호스다. 최근 판매를 시작한 홍미노트2가 키포인트다. 5.5인치 풀HD 화면에 미디어텍 헬리오 X10 옥타코어 프로세서, 2GB 램을 탑재해 가성비 끝판왕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출시 한 달만에 200만대를 팔았으며 레이쥔 CEO는 연말까지 1000만대 판매를 장담하고 있다.

물론 샤오미의 성장에 한계가 많다는 반론도 분명 존재한다. 첨예한 특허문제에 걸려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샤오미는 특허권이 강력한 미국 및 유럽시장에는 부가기기 중심으로 진출하는 한편, 주로 중남미 및 아시아 시장에 박차를 가하는 분위기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루미아950과 950XL을 549달러와 649달러 가격에 공개해 눈길을 끈다. 서피스북만 있는 것이 아니다. 윈도폰의 경쟁력으로 완벽한 이종결합을 원하는 마이크로소프트의 비원은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다.

▲ 엑스페리아Z5 시리즈. 출처=소니

소니의 스마트폰 경쟁력은 바람 앞의 등불이다. 안드로이드어쏘리티는 7일(현지시간)는 히라이 가즈오 소니 최고경영자(CEO)가 사실상 스마트폰 사업을 접을 가능성을 보도하기도 했다. 일본시장에서도 의미있는 성과를 거두지 못하는 마당에,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엑스페리아Z5의 경쟁력이 마지막이 될 것인가? 눈길을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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