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전어는 깨가 서 말"이라는 말이 있다. 매년 가을이면 전어의 고소한 맛이 깨에 비교될 만큼 절정에 이른다는 뜻이다. 야구도 이와 마찬가지다. 정규시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상위 팀들이 토너먼트 경기를 통해 2015 프로야구 최강 팀을 가려내는 포스트시즌을 일컬어 ‘가을 야구’라고 부른다. 정규시즌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한 두 경기의 성적이 그렇게 큰 변수가 되지는 않지만, 포스트시즌은 단기전이다. 한 경기의 승패 결과는 모든 것을 가져다 주기도 하면서 동시에 지금까지 애쓴 모든 것들이 허사가 되기도 한다. 그야말로 피 튀기는 혈전이다.    

올해의 경우 한국 프로야구 역사상 최초로 10개 구단이 정규시즌을 치렀고 5위 팀에게는 ‘와일드 카드’ 경기에서 2승을 할 경우 포스트 시즌 진출권을 주었다. 야구팬들 입장에게는 마지막까지 알 수 없는 쫄깃한(?) 재미였다.(지난 7일 4위 넥센과 5위 SK의 와일드카드전 1차전은 역전-11회 동점-끝내기 수비실책 등으로 야구에서 보여줄 수 있는 거의 모든 재미를 선사했다. 경기는 4위 넥센의 승리로 끝이 났다) 

이번 베이스볼 리뷰에서는 가을 야구(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지은 4팀(삼성‧NC‧두산‧넥센)의 전력을 아주 ‘간략하게’ 분석해 보고자 한다. 야구 전문가들이 온갖 수치와 데이터로 전력 분석을 하는 것보다는 무게감이 조금 덜하겠지만, 결론적으로는 어디까지나 ‘예상’이라는 점에서 맥락은 크게 다르지 않을듯하다. 경기를 치러봐야만 알 수 있다. MBC 허구연 해설위원이 그랬듯이, ‘야구는 (끝까지) 모르는’ 거니까. 

 

다시 쓰는 왕조의 역사 – 1위 삼성 라이온즈
한국 프로야구 팀 최초 정규시즌 5년 연속 우승이라는 기록만 봐도 알 수 있듯, 근래의 삼성은 명실상부 ‘최강의 팀’이다. 박한이-채태인-최형우-이승엽 등 그 이름만으로도 상대팀에 충분한 압박을 주는 타선과 더불어, 장원삼-차우찬-윤성환 등 리그 정상급의 선발 투수진이 포진해있다. 그리고 오승환 이후 삼성의 뒷문을 걸어 잠그고 있는 마무리 임창용 등의 조합은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냈다. 거기에 역대급 신인으로 평가받는 구자욱의 등장은 삼성의 전력에 날개를 달았다.   

 

화나면 제일 무서운 건 ‘공룡’이다 – 2위 NC 다이노스 
NC는 리그 1군 팀으로 승격된 지 2년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2014년)함과 동시에 종합 3위라는 놀라운 성적을 거둔 ‘기적의 아이콘’이다. 특히 클린업 트리오 나-이-테(나성범-이호준-테임즈)가 버티는 타선은 어떤 투수도 쉽게 공략하기 힘든 집중력와 파워를 보유하고 있다. 또한 '이닝 당 주자 출루허용(WHIP)' 1.03로 해당부문 1위에 올라있는 선발투수 해커의 존재감은 남다르다.    

 

‘꾸준함’도 전력이다 – 3위 두산 베어스 
지난 10시즌(2005~2015) 동안 두산은 총 2위와 3위 각 4회, 5위 2회, 6위 1회를 기록했다. 10년 중 8년을 리그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곰 같은 ‘뚝심’, ‘꾸준함’이 있는 팀으로 팬들에게 기억돼 왔다. 올해 정규 시즌만 살펴봐도 꽤 오랫동안 4위에 머무르다가 시즌 막바지 집중력으로 3위에 이름을 올려 포스트시즌에 안착했다. 팀의 성격처럼 두산에는 김현수, 홍성흔, 오재원을 필두로 꾸준한 성적을 보여주는 선수들이 많다. 또한, 두 명이서 30승을 합작한 선발 투수 유희관과 장원준의 활약은 두산의 꾸준함을 유지시키는 원동력이 됐다. 이 외에도 김재호, 정수빈, 민병헌, 허경민 등 헌신적인 플레이로 팬들을 열광시키는 선수들의 고른 활약으로 공-수-주에서 팀의 짜임새를 완성시켰다.    

 

넥벤져스2: AGE OF 박병호 -  4위 넥센 히어로즈
2년 연속 52홈런을 때려냄과 동시에 2년 연속 홈런왕에 오른 박병호의 큰 존재감은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굳이 박병호가 아니더라도 넥센의 전력은 강팀의 면모를 충분히 가지고 있다. 서건창-이택근-유한준-김민성-윤석민-문우람 등이 타선에 배치되면, 상대편 투수들은 굉장한 난감함에 시달렸다. 그야말로 ‘피해갈 선수’가 없다. 팀의 거의 모든 타자들이 장타 능력과 컨택 능력을 고루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거기에 밴헤켄(15승), 피어밴드(13승), 한현희(11승), 조상우(8승) 등이 포진된 투수진은 뛰어난 안정감을 자랑했다.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는 사실만으로 4팀은 충분히 그 강함을 입증했다. 강함으로 따지면 4팀의 차이는 사실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정규 리그의 성적을 보면 삼성이 우세할 것으로 쉽게 예상할 수 있으나, 정규 리그 우승 팀이 한국시리즈에서 반드시 우승을 차지한다는 절대법칙은 없다.(물론 야구 역사상 정규시즌 1위 팀이 우승을 못한 경우는 단 2회에 불과하지만) 

이제 ‘선수’들 끼리의 화끈한 ‘야구 놀음’이 시작됐다. 우리는 그 열띤 승부의 순간에 열광으로 화답하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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