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 현대자동차

현대차 아반떼는 명실상부한 ‘국가대표’ 자동차다. 1990년 ‘엘란트라’라는 이름으로 시장에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한국 최초의 ‘준중형차’다. 2014년 10월에는 국내 단일 차종 최초로 전 세계 누적 판매 1000만대 돌파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연평균 42만대, 매일 1100대 이상의 아반떼가 꾸준히 팔려나간 셈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1000만대 이상 판매고를 올린 자동차는 10여개에 불과하다. 토요타 코롤라, 폭스바겐 골프·비틀, 포드 포커스 등이다. 독일·일본·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짧은 한국 자동차 산업의 역사를 감안하면 상당한 쾌거라고 할 수 있다.

7세대 아반떼 ‘기본기의 혁신’

현대차의 제품개발 화두는 단연 ‘차량 기본기의 혁신’이다. ‘잘 달리고, 잘 돌고, 잘 멈춰서는’ 본연의 기본 성능이 출중한 제품을 만들겠다는 뜻이다. 신형 아반떼도 마찬가지. 5년 만에 국내에 새롭게 선보인 6세대 아반떼(프로젝트명 AD)는 ‘기본기 혁신을 통한 차급 이상의 성능과 가치’를 목표로 개발됐다. 현대·기아차 남양연구소에서 혹독한 담금질 과정을 거쳤다. 시속 250㎞로 달릴 수 있는 고속주회로 시험을 통해 고속에서의 차체 안전성을 확보했다. 기존 모델의 단점으로 꼽히던 엔진 가속음과 실질 가속성능의 불균형도 효과적으로 개선해냈다. 17가지 도로가 마련된 ‘승차감 시험로’에서 완벽한 주행 성능을 만들었다. 고객 앞에 모습을 드러내기 전까지 총 22대의 시험차량이 세계 각지의 660만㎞를 달리며 검증을 마쳤다.

▲ 사진 = 현대자동차

신형 아반떼를 직접 만나봤다. 시승행사를 통해 경기도 양평 대명리조트에서 중부내륙고속도로를 거쳐 충주 킹스데일GC까지 가는 코스였다. 왕복 약 135㎞의 구간이다. 탑승한 차량은 1.6 e-VGT 디젤 풀옵션 모델. 이날 시승회에는 가솔린이 아닌 디젤 모델이 전면 배치됐다. 디젤 기술력 향상에 대한 자신감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외관에는 회사의 디자인 철학인 ‘플루이딕 스컬프처 2.0’이 적용됐다. 얼핏 LF쏘나타와 굉장히 닮았다는 느낌이 드는 이유다. 콘셉트는 ‘정제된 역동성’이다. 전면부 대형 헥사고날 그릴이 눈길을 잡는다. 이전 모델 대비 균형 감각이 상당히 상승했다. 날렵함이나 스포티함보다는 안정감에 더 중점을 두고 제작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면부에 크롬 테두리가 크게 적용된 것도 안정감을 높여주는 요소다. 헤드램프는 슬림하게 뽑아내 이전 모델의 분위기를 이어갔다. LED 주간주행등도 적용됐다. 측면 라인은 우아한 매력을 강조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하체 쪽에 볼륨감을 많이 넣어 깔끔하고 정제된 이미지를 연출했다. 후면부는 깔끔하게 구성됐다. 차분하고 안정적인 자세를 갖췄다.

▲ 사진 = 현대자동차

제원상 크기는 전장 4570㎜, 전폭 1800㎜, 전고 1440㎜, 축거 2700㎜다. 전장이 20㎜ 늘었을 뿐 이전 모델과 거의 동일한 수준이다. 실내 디자인은 간결하게 구성됐다. 편안한 느낌을 주기 위해 수평형 레이아웃을 적용했다. 센터페시아를 운전자 쪽으로 6.9도 기울였다. 각종 버튼 조작 등을 용이하게 만들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전방 주시력 향상을 위해 디스플레이 화면은 계기판과 동일한 위치로 상향시켰다. 실제 차량에 탑승해 보면 운전석과 조수석 공간이 모자라지 않다. 시트와 쿠션의 질감이 향상된 느낌이다. 조수석 시트는 높낮이를 조절할 수 없게 만들어 아쉽다. 이는 옵션으로도 선택할 수 없는 부분인데, 디젤차의 가격 절감을 위한 조치다. 가솔린 차량은 조수석 높낮이 조절을 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운전석에 2방향으로 조절 가능한 전동식 허리 지지대도 장착됐다. 준중형 차의 품격을 높여주는 포인트라는 분석이다. 앞좌석 통풍시트는 정말 유용한 옵션이다.

 

▲ 사진 = 현대자동차

잘 달리는 차 ‘슈퍼 노멀’

1.6리터의 친환경·고효율 터보 디젤 엔진을 품었다. 7단 더블클러치트랜스미션(DCT)와 조합을 이뤘다. 새로운 파워트레인 조합이다. 차가 정지했을 때 시동이 저절로 꺼지는 ISG(Idle Stop and Go) 시스템이 기본으로 적용됐다. 최고출력 136마력, 최대토크 30.6㎏·m의 힘을 낸다. 이전 모델 대비 각각 6.3%, 7.4% 향상된 수치다. 정부 공동고시 연비 기준 18.4㎞/ℓ의 복합연비를 기록했다(15·16인치 타이어 기준). 이전 모델(16.2㎞/ℓ) 대비 13.6% 증가했다.

시동을 켜면 실내 소음을 굉장히 잘 잡아냈다는 느낌이 든다. 핸들과 시트로 전해지는 진동도 심하지 않다. 달리는 중에도 소음 억제력이 꽤나 뛰어나 만족스러웠다. 처음 차량에 탑승할 때 운전석·조수석에 번갈아 탑승하면서 ‘문이 잘 안 닫히네’ 라는 느낌을 받은 적 있다. 흠·차음재 사용량이 대폭 늘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가벼운 차체인 만큼 즉각적으로 치고 나가는 맛이 일품이다. 하체가 단단해지며 기본 주행 성능이 향상됐다. 차량 흐름이 원활한 고속도로에서는 전혀 모자라지 않는 파워를 자랑했다. 시속 200㎞를 넘는 고속 주행도 거뜬하다. 그동안 꾸준히 문제점으로 지적돼왔던 고속에서의 ‘피시테일 현상’도 나타나지 않았다. 피시테일 현상은 고속에서 차량 뒷부분이 좌우로 흔들리는 현상이다. 핸들 조향감과 코너링 능력도 만족스럽다.

▲ 사진 = 현대자동차

초고장력강판을 확대 적용하고 7 에어백 시스템을 적용하는 등 안전성 향상을 위한 노력도 병행됐다. 초고장력강판의 적용 비율은 53%로 이전 모델(21%) 대비 2.5%가량 많아졌다. ‘혁신’이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을 정도로 전반적인 기본기가 많이 향상됐다는 총평이다. 가격은 가솔린 1.6 모델이 1531만~2125만원, 디젤 1.6 모델이 1782만~2371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