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었던 미국경제가 외풍을 견디어내지 못하고 비틀거리고 있다. 그 나마 잘 나갔던 내수시장도 언제 그 영향권에 들어설지 가늠하기 힘든 상황이다.

신흥국 등 글로벌 경제 부진과 강달러, 저유가로 금리인상 우려보다는 펀더멘탈을 걱정해야하는 이상한 분위기가 되고 있다.

8일부터 시작되는 기업 3분기 실적 발표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일단 팔고 보자는 차익욕구가 팽배할 수 밖에는 상황.  이날 시장 분위기는 나쁜 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것을 뻔히 알면서 시험장에 나아가는 학생 심정과 비슷했다.

이날 발표된 미국 경제지표는 외풍이 얼마나 심각한가를 보여줬다.

미국 8월 무역적자가 483억3000만달러로 한달새 15.60%나 증가하며 지난 3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하며 경제성장률을 위협했다. 시장예상치(480억달러)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수출실적이 특히 부진했다.  수출은 2% 감소한 1851억달러를, 수입은 1.2% 늘어난 2334억달러를 나타냈다. 달러강세와 글로벌 경기 둔화로 수출이 3년만의 최저수준을 보였다.

수입 증가는 최신형 아이폰을 비롯한 스마트폰 수입과 가전제품 수입이 30%이상 급증때문이로 풀이된다.

미국 무역적자 급증에 국제통화기금(IMF)의 세계경제전망은 그야말로 시장을 더 암울하게 했다. 특히 신흥국가의 경제성장률 하향은 글로벌 경기 부진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을 암시했다.

IMF는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3%에서 3.1%로 하향 조정했다. 내년 전망도 7월 제시했던 3.8%에서 3.6%로  하향했다. 성장률 하향조정의 배경은 신흥국 경제 부진 때문이다. 한국 등 아세안의 하향과 브라질 러시아의 하향조정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

오는 8일 알코아의 실적발표를 시작으로 본격 어닝시즌이 열린다. 펀더멘탈 장세가 긍정으로 작용할지 부정적으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이날 다우존스 지수는 13.76포인트(0.08%) 오른 1만6790.19로 마쳤고 스탠더스앤푸어스(S&P)500지수는 7.13포인트(0.36%) 내린 1979.92로 마쳐 혼조양상을 보였다. 나스닥지수는 32.90포인트(0.69%) 하락한 4748.36로 마감했다.

국제 유가 급등으로 에너지 관련 업종이 2.4% 넘게 상승하며 최고 상승률을 보였고 원자재 업종도 0.8% 올랐다. 반면 헬스케어 업종은 2% 넘게 하락했다.

<달러가치 하락 국채가격은 소폭 상승>

달러화 가치는 큰폭으로 하락했다. 무역적자 급증과 금리인상 후퇴가 직접적인 영향을 줬다.

뉴욕외환시장에서 주요국 통화에 대한 달러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0.6800포인트 (0.71%)하락한 95.5600을 기록했다.

엔달러환율은 0.0100달러 하락한 120.2500으로 보합수준을 보였고 달러유로환율은 0.0039달러(0.34%) 상승한 1.1256달러로 마쳤다. 엔화만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없던 하루였다.

미국 국채 수익률은 우울한 지표로 불안감이 고개를 들며 소폭 하락했다. 미 재무부의 이번주 예정된 총 580억달러 규모의 국채 발행도 한 몫했다.

10년 만기 수익률은 2bp(0.01%) 내린 2.036%로 마쳤다. 30년 만기 국채 수익률도 2bp 내린 2.88%로 마감했다.

<국제유가 50달러 안착 시도, 금값은 3일째 상승>

국제유가가 다시 50달러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생산량 감소 등 공급과잉 우려가 해소되면서  원유가격이 폭등세를 보였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4.91% 폭등한 배럴당 48.53달러로 마쳐 지난 9월16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런던ICE선물거래소 북해산 브랜트유 역시 5.4% 급등한 배럴당 51.92달러로 마쳤다.

원유정보제공업체인 베이커 휴즈는 이번주 미국의 원유 시추기 가동건수가 지난주 보다 29건이나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지난주 26건 감소에 이어 2주째 줄며 그 폭이 커지고 있다. 장기 저유가 상황 지속으로 셰일오일 업체 등 원유생산업체들의 가동중단이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 압달라 살렘 엘 바드리 석유수출국기구(OPEC) 사무총장 "올해 석유생산 관련투자가 22%나 줄어들어 유가가 상승할 것"이라고 말해 유가 급등을 부추겼다.

국제 금값은 금리인상 우려가 잦아들면서 3일째 상승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국제 금가격은 8.70달러(0.76%) 오른 온스당 1,146.80달러로 마감했다. 은가격 역시 온스당 0.25달러(1.76%) 오른 15.98달러를 기록하며 3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장중 16달러를 돌파하기도 했다. 백금가격도 3.40달러(0.37%) 오른 912.90달러로 마감하며 하방경직성을 확보하는 모습이었다.

은가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