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아직 정리되지 않은 채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이 시장에서 티몬이 20~30%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날이 올 것입니다. 모바일 커머스 넘버원 회사가 되겠습니다.” 신현성 티몬 대표의 말이다. 그는 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모바일 B2B 이벤트 맥스서밋 2015에 참석해 이 같이 전했다.

티몬은 국내 대표 소셜커머스 업체 중 하나다. 일부에서는 소셜커머스는 물론 이커머스 업체의 미래가 불확실하다고 말한다. 과열경쟁에 성장세가 주춤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런데도 아직은 희망이 남아있다는 설명이다. 지금과 마찬가지로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며, 그 거대한 시장을 특정 업체가 독식하는 일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기에 여러 업체에게 성장 잠재력이 있다는 것이다.

▲ 사진=조재성 기자

오픈마켓 vs 소셜커머스, 패권 어디로

“지난해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40조 원 규모였고, 2019년에는 100조 원 규모까지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여러 업체가 시장에 남을 규모는 충분히 되는 것이죠. 다만 현재 10여개 업체가 공존하기는 불가능할 것입니다. 결국 자기 색깔을 만드는 데 성공한 업체 서너 개가 전체 시장을 나눠 갖지 않을까요?” 신 대표가 그랬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양분되어 있다. 크게 오픈마켓과 소셜커머스 진영으로 나누는 것이 가능하다. 티몬은 후자에 포함된다. 신 대표 말대로라면 시장 구조조정은 불가피한데, 어느 진영에서 낙오자가 발생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시장 패권을 어느 업체가 거머쥐게 될지 여부도 마찬가지다. 다만 서서히 구조조정은 시작됐다. 신 대표는 이 상황을 “땅따먹기”라고 표현했다.

이커머스 업체들은 각각 분야에서 경쟁사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기도 하지만, 진영 대 진영으로 대항전을 펼치기도 한다. 그런데 진영 간 경쟁을 벌일수록 신기한 일이 일어났다. 두 진영이 닮아간 것이다. “소셜커머스는 큐레이션을 통해 상품을 엄선해 소비자에게 추천하는 방식을 택했는데, 차후 상품 숫자를 늘려가면서 오픈마켓과 닮아갔죠. 오픈마켓은 처음부터 많은 상품을 등록해서 보여줬지만 큐레이션 기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면서 소셜커머스의 모습을 따라갔습니다. 두 분야가 출발은 달랐지만 지금은 경계가 모호해졌죠.” 신 대표의 설명이다.

스케일 다음 키워드는 차별화

이커머스 플랫폼들이 색깔 없이 비슷비슷하다면 소비자에겐 재앙이다. 선택의 권리를 앗아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신 대표가 ‘차별화’를 외치는 까닭이다. “회사 목표가 처음엔 소셜커머스의 비즈니스 모델을 검증하는 것이었다면, 그 다음은 회사 규모를 키우는 것이었습니다. 그 다음은 차별화가 목표입니다.”

티몬의 차별화 포인트는 무얼까. 이 업체는 창업 초기 DNA를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다른 업체와 차별성을 유지할 수 있다. 2010년 창업한 티몬의 첫 시작은 단순했다. 하루 하나씩 음식점이나 헤어숍 등 로컬업체 파격 할인 쿠폰을 판매한 것이다. 이후 배송상품을 판매하며 성장을 거듭하고 있지만 기존 정체성은 아직까지 버리지 않고 있다. 덕분에 소비자는 티몬을 생각하며 차별적인 이미지를 떠올린다.

로컬시장에서 신 대표는 어떤 비전을 확인한 걸까. 그의 설명은 간명하다. “이는 우리의 시작점인데, 아직 시장을 뚫지 못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떻게 보면 배송시장보다 더 큰데 말이죠. 로컬시장은 크지만 여전히 인터넷에 따른 혁신은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티몬은 이 분야에서 큰 플레이어가 될 수 있지 않을까하는 미련을 버리지 않은 것입니다.”

티몬은 최근에도 차별화된 서비스를 선보였다. ‘슈퍼마트’가 그것이다. 생필품 핵심 품목 3000여종을 선정해 대규모 직매입을 통해 가격을 국내 최저가 수준으로 제공해주는 서비스다. 원활한 서비스를 위해 자체 물류센터를 통한 묶음배송 체계와 전용 콜 센터도 구축했다. 신 대표는 슈퍼마트에 많은 시간을 쏟고 있으며 향후 비중 있게 키울 것이라고 전했다.

‘진짜 시작’ 모험 계속된다

무슨 일이든 미래만 바라보며 전력 질주는 할 수 없는 법이다. 과거로부터 생겨난 문제가 있다면 분명하게 짚고 넘어가는 것도 필요하다. 이번 국정감사에서 소셜커머스 업체들은 “적자 경영으로 소비자 피해가 우려된다”는 지적을 받았다. 신 대표도 이에 대해 입을 열었다.

“안 좋게 보면 ‘적자’이지만 ‘투자’를 하고 있다는 것이 우리 판단입니다. 투자액은 최종 목표는 무엇이며, 현재 단계는 어디까지 왔는지 정확한 진단에 따라 결정됩니다. 우리는 현재시장이 아니라 5년 뒤를 보고 있습니다. 다른 상장사는 적자를 내며 성장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비상장사에겐 오히려 장점일 수 있죠.”

신 대표는 최대 경쟁사로 꼽히는 쿠팡과 위메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특히 두 회사가 어떤 강점을 보이는지를 평했다. 먼저 쿠팡이다. “아이디어가 기발하지는 않아도 실행력이 강합니다. 아마존이나 알리바바 등이 해왔던 일을 깊이 관찰해 빠르게 실행하는 것이 강점이죠.”

위메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어디로 튈지 모른다는 강점이 있죠. 2013년 시장점유율이 10% 미만으로 떨어졌을 때 위메프는 과감한 결정을 합니다. 모든 구매 고객에게 구매가 5%를 돌려주겠다고 했는데, 전체 수익 절반 이상을 돌려준 셈입니다. 과감한 결정인데 칭찬해줄만하다고 생각합니다.”

티몬과 신 대표의 모험은 계속되고 있다. 지난 4월 신 대표는 59%의 지분을 획득하며 모회사인 그루폰으로부터 티몬 경영권을 되찾았다. 어쩌면 지금부터가 ‘진짜 시작’인 셈이다. 티몬의 올 3분기 거래액은 전 분기 대비 31.5% 증가했다. 시작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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