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이 세계적인 백화점 순위에서 톱(Top) 10 안에 진입했다. 롯데쇼핑㈜은 미국의 유력 경제전문지 포브스 5월호가 선정한 ‘글로벌 2000’ 중 백화점 부문 순위에서 롯데백화점이 6위를 차지했다고 지난 16일 밝혔다.

‘글로벌 2000’은 2003년부터 포브스가 매년 세계 각국 기업의 자산·매출·순익·시가총액을 근거로 1~2000위까지 선정한 순위다. 롯데백화점을 주력으로 보유한 롯데쇼핑은 자산 211억달러, 매출 137억달러, 순익 6억1410만달러, 시가총액 110억달러로 팔라벨라(칠레)와 함께 공동 6위를 차지했다.

이는 미국의 유명 백화점인 시어즈(10위)와 노드스트롬(11위), 일본의 이세탄 미츠코시(12위)보다 높은 순위다. 백화점 부문 1위는 프랑스의 프렝탕(PPR) 백화점이 차지했으며 2위는 미국의 콜스, 3위는 미국 메이시즈, 4위는 일본의 에온, 5위는 미국 TJX 순이었다.

롯데백화점 측은 “지난 2009년 11월 열렸던 롯데백화점 창립 30주년 기념식에서 ‘2018 비전, Global Top 10’을 선포하고, 지난 4월 이를 ‘Global Top 5’로 상향 조정한 지 불과 한 달 만의 쾌거”라며 기뻐했다.

롯데그룹의 신동빈 회장은 지난 2009년 ‘글로벌 롯데’를 공표하고 글로벌 경영에 박차를 가하며 “2018년까지 세계 백화점 순위 10위권에 진입하겠다”고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롯데는 이번 평가를 통해 이 목표를 7년 앞당겨 달성한 셈이다.

이에 따라 국내 34개점을 비롯, 해외에 러시아 모스크바점과 중국 베이징점을 운영 중인 롯데백화점은 2018년까지 브릭스(VRICs : 베트남, 러시아, 인도네시아, 중국) 지역에 40여 개 외국 점포를 세우고 국외매출 비중도 25%까지 확대해 ‘글로벌 톱5’ 진입으로 목표를 수정했다. 그만큼 해외 사업 비중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신 회장은 “2010년 11%였던 해외 매출 비중을 2018년까지 7년 내에 30∼40% 수준까지 끌어올리겠다”며 “한국과 일본에서 각각의 롯데그룹을 세운 것과 같이 중국에 제3의 롯데그룹을, 인도네시아나 베트남에 제 4의 롯데그룹을 건설하겠다”며 글로벌 사업 확대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피력했다.

글로벌 기업 닻을 올리다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롯데는 중국과 동남아시아 등 신흥국을 대상으로 백화점과 할인점 등 유통점포를 확대키로 했다. 이는 롯데가 한국과 일본에서 각각의 사업 회사를 그룹화한 것과 같은 방식이다. 롯데는 오는 4월 중국 톈진에 해외 세 번째 백화점을 열 계획이며 2018년까지 중국에 20개점을 개점할 계획이다.

또 중국, 베트남 등에 약 30개의 롯데마트 점포를 설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오너의 뜻이 전해지면서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의 움직임도 바빠지고 있다. 신 회장이 계열사 CEO들에게 “절반은 국내에서, 절반은 해외에서 근무하라”고 글로벌 경영을 독려하면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것.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이철우 사장을 비롯한 롯데백화점 임원들은 지난 달 22일 중국 텐진에 모여 ‘텐진점 전략회의’를 갖고 텐진점을 비롯한 향후 중국 사업전략 방안을 강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일주일간 중국에 머물면서 신 회장이 직접 귀띔해 준 신규 사업 후보지 3곳도 둘러본 것으로 확인됐다.

롯데백화점은 최우선 공략 대상인 중국은 베이징, 텐진, 선양, 상하이 등 주요 도시를 거점으로 지역마다 2∼3개의 점포를 오픈하고, 주요 도시가 아니더라도 발전 가능성이 있는 중소 도시에도 진출하는 '다점포 전략'을 펼칠 계획이다. 중국은 백화점 단독 진출보다는 백화점과 쇼핑몰이 함께 구성된 복합단지에 진출하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한편 러시아는 부지 매입을 통한 진출 시 규제가 엄격해 임차나 인수 등의 방법으로 추가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대형 쇼핑몰에 핵심 테넌트로 백화점을 입점시키거나 현지 쇼핑몰을 인수하는 방식이다.

베트남에서는 주상복합시설에 백화점을 입점시키는 방식으로 진출을 꾀하고 있다. 하노이와 호치민을 중심으로 하며 중부 최대 상업지역인 다낭도 검토 대상이다. 인도네시아도 백화점 단독 출점보다는 대형 쇼핑몰에 임차를 통한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롯데마트 역시 중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3개국에 진출하며 국내 92개점보다 많은 105개의 해외 점포를 운영 중이다. 롯데마트는 2007년 12월 중국 마크로, 2008년 10월 인도네시아 마크로, 2009년 10월 중국 타임스를 잇달아 인수하며 단기간에 글로벌 유통업체 반열에 올라섰다.

롯데마트는 향후에도 브릭스 국가를 중심으로 공격적인 영토 확장에 나설 계획이다. 가장 많은 81개 점포를 오픈한 중국은 2007년 12월 네덜란드계 중국 마크로 8개점(베이징 6개, 텐진 2개)를 인수하며 첫발을 내디뎠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이제는 중국 유통시장에서 글로벌 유통기업들과 본격적인 경쟁을 할 수 있는 외형을 갖추게 됐다”며 “3년 안에 중국 대형 마트 시장에서 10위 안에 진입한다는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국 외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은 지난 2008년 국내 유통업체로서는 최초로 현지 시장에 진출했는데 인도네시아는 총 22호점을 운영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소매시장은 2002년부터 매년 평균 10% 신장 중이며 대형마트는 연평균 30%의 고성장 업종이다. 2억4000만명이 넘는 세계 4위 규모의 인구도 향후 높은 성장을 이룰 잠재력이 되고 있다.

베트남의 남사이공점은 현지 업체와 차별화해 영화관, 문화센터, 볼링장 등 문화·편의시설을 대폭 강화했고 매장 면적도 2만 여㎡(영화관 포함)로 베트남 단일 쇼핑센터가운데 최대 규모다. 작년 7월에는 호치민에 2호점인 ‘푸토점’을 오픈했으며 향후 10년 내 30여 개 점포를 추가 오픈해 점포 수를 50개 이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해외 진출 외에도 롯데쇼핑은 지난 2010년 다우존스 지속가능성 지수(DJSI: Dow Jones Sustainability Indexes) World 부문에 2년 연속 편입된 바 있다. 지속가능 경영에 대한 글로벌 표준이라고 할 수 있는 DJSI는 기업의 재무성과뿐 아니라 기업의 사회공헌과 환경경영 성과를 종합적으로 평가해 우수한 기업을 편입하고 있다. 지난 해 DJSI 월드 지수에 편입된 국내 기업은 삼성전자와 포스코, SK텔레콤 등 13개 업체로 유통업체로는 롯데쇼핑이 유일했다.

소매 부분에서는 ‘업종 선도기업’으로도 선정되는 겹경사를 맞았는데 다우존스는 금융, 유통. 식음료 등 총 19개로 나눠 업종별 평가를 한다. 이때 리테일러 부문에서 롯데쇼핑이 최고점을 획득해 업종 선도기업으로 선정된 것이다. 선도기업으로 선정된 기업에는 롯데쇼핑 외에 BMW, NOKIA 등이 있다.

최원영 기자 uni3542@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