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퇴근길 지하철.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이어폰을 꽂고 한 손에는 스마트폰을 들고 있다. 신문이나 책을 들고 있는 사람은 이제 찾아보기 힘들다. 

뉴스 소비는 지면에서 PC로, PC에서 모바일로 넘어왔다. 이전에 뉴스가 한 자리에서 소비됐다면 이제는 이동 중에 뉴스를 소비한다. 모바일이 대중화 되면서 더 쉽고 빠르게 뉴스를 접할 수 있게 됐고 그 결과 뉴스는 중요한 콘텐츠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뉴스 콘텐츠를 생산하는 언론사에는 위기가 오고 있다. 광고에 의존하는 수익구조 때문이다.

언론사의 웹사이트나 모바일에 들어가면 배너 광고를 쉽게 볼 수 있다. 대부분 성형이나 병원 혹은 성에 관한 광고들이 많다. 게다가 기사를 가리기까지 한다. 작은 모바일 화면에서 기사를 가리는 광고를 지우려고 닫기 버튼을 누르다가 실수로 광고 페이지로 넘어가버리면 그 페이지의 기사는 그냥 읽기를 포기해 버리곤 한다. 언론사들은 주 콘텐츠인 기사를 광고가 가리더라도 수익을 얻기 위해서는 광고를 내보낼 수 밖에 없다. 아직까지는 그렇다.

그런 언론사에 경고등이 켜졌다. 소비자들이 이제는 광고를 차단하기 시작한 것이다. 애플은 소비자들의 수요에 발맞춰 iOS9에 광고 차단 기능인 '콘텐츠 블로킹' 서비스를 제공했다. 개발자들이 앱을 만들어 배포하면 아이폰이나 사파리에 적용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다. 구글 크롬에도 광고 차단 프로그램이 있다. 

애플의 콘텐츠 블로킹에 등록한 광고 차단 어플리케이션(앱) '피스'는 출시 하루만에 앱스토어 인기 앱 순위 1위에 오를만큼 소비자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경쟁 앱이었던 '크리스탈'의 인기도 만만치 않았다. 이 외에도 광고 차단 앱은 계속해서 쏟아져 나오고 있다. 

모바일이나 웹사이트 뿐만이 아니다. 소비자들은 이제 TV광고도 건너뛰고 싶어한다. 디지털 비디오 레코더 업체 티보(TiVo)는 TV 광고를 건너뛸 수 있는 '스킵모드' 서비스를 제공한다. 온라인에서 제공되는 TV프로그램 다시보기 유료 콘텐츠들도 '광고 제거'라는 타이틀이 달린 콘텐츠가 잘팔린다. 

업체들이 광고 차단 서비스를 나서서 제공한다는 건 소비자들이 스스로 쓸모없는 광고를 보고 싶지 않다는 의사를 꽤나 확실하게 표현한 결과인 셈이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사파리보다는 인터넷익스플로러를 더 많이 사용하고 아이폰 사용자보다 안드로이드 폰 사용자가 더 많은 상황이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국내 언론사들이 애플의 광고 차단 앱이나 프로그램의 위협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듯 하다.

광고 차단 기능은 광고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매체나 페이지뷰에 의존하고 있는 언론사에 특히 더 위협적이다. 우리나라는 페이지뷰에 의존하는 언론사가 많다. 계속해서 나오는 광고 차단 기능에 주목해야하는 이유다.

뉴스 서비스에 뛰어드는 애플, 페이스북의 행보도 광고 차단 기능과 더불어 언론사를 낭떠러지에 몰아 붙이고 있다. 포탈 사이트 네이버처럼 페이스북의 '인스턴트 아티클'이나 애플의 '뉴스 앱'은 개별 언론사의 웹사이트로 넘어가지 않고 해당 앱 안에서 뉴스를 볼 수 있다. 

이 앱에 참여할 수 있는 언론사는 앱 내부에서 광고 영업을 할 수 있다. 자사 웹사이트의 페이지뷰와는 무관해지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앱이나 뉴스 서비스에 참여하지 못하는 언론사들은 페이지뷰 걱정을 해야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네이버와 같이 언론사의 뉴스가 모아진 플랫폼이 생겼는데 굳이 개별 언론사의 웹사이트를 방문할 필요가 없어진다. 소비자의 이런 패턴은 개별 언론사 웹사이트의 페이지뷰와 직결된다. 페이지뷰가 낮아지면 광고 수익도 그만큼 줄어들 것이다.

페이스북은 뉴스 서비스에 이어 비디오 광고 시장까지 노리고 있다. 페이스북이 최근 새롭게 선보인 광고 상품은 TV 광고주들을 대상으로 한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모바일처럼 소비자들이 주로 머무르는 소셜 네트워크(SNS)에서 한 소비자의 패턴을 분석해 타깃팅 한 비디오 광고를 낼 수 있도록 페이스북이 플랫폼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 새롭게 나온 광고 상품의 골자다. 앞서 언급했던 티보와 같이 TV 광고를 건너뛰게 해주는 서비스까지 나오는 마당에 TV 광고주들은 페이스북의 새로운 광고 상품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광고주를 끌어와야하는 언론사나 미디어 입장에서 페이스북의 이런 광고 상품은 마냥 달가울 수 없다.

모바일 시대가 오고 SNS, IT, 모바일에 익숙한 밀레니얼 세대가 주 소비층이되면서 매 시각 새로운 소비 패턴이 만들어지고 있다. 모바일이 중심이 되면서 뉴스는 오히려 영향력을 가진 콘텐츠가 됐다. 앞으로 소비자들의 뉴스 소비는 계속 될 것이다. 하지만 새로운 뉴스 서비스 플랫폼에서 언론사가 새로운 수익 모델을 만들어내지 못하면 언론사는 도태될 수 밖에 없다. 애플, 페이스북과 같은 뉴스서비스는 네이버와 같이 정보 제공료를 언론사에 제공하지 않는다. 기존 독자가 많은 언론사는 뉴스 플랫폼에 들어가 수익을 낼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언론사들은 이제 새로운 수익 구조를 창출해 내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