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보험산업 인수합병(M&A)이 손해보험업 중심으로 성사되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손보사는 '상품 다각화‧사업 대형화'를 위한 거래인 반면 생보사는 '비핵심부문 매각' 차원으로 인수합병을 선택했는데, 한국 보험사도 해외진출, 핵심사업 집중을 위해 인수합병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는 진단이 나왔다.

30일 보험연구원 채원영 연구원은 '2015년 상반기 글로벌 보험산업 M&A 현황과 특징'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채 연구원은 올 상반기 글로벌 보험산업 M&A(인수합병)는 손해보험업(건강보험 포함) 기준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에이스그룹(ACE Group)의 처브(Chubb) 인수, 아테나(Atena)의 휴마나(Humana) 인수 등 대형 거래가 왕성해지면서 M&A 거래금액(Deal value)이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올 상반기 기준 지난해 상반기 53억 달러 대비 296% 증가한 210억 달러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거래건수(Deal Count)도 지난해 상반기 44건에 비해 73% 증가한 76건이 보고된 가운데 평균거래규모(Average deal size)는 전년동기 2억7900만 달러 대비 160% 증가한 7억 2500만 달러를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생명보험산업(Life/Annuity) M&A 거래금액은 전년동기 126억 달러보다 44% 감소한 70억 달러를 기록했다.

거래건수는 2014년 상반기 27건에서 37% 증가한 37건으로, 평균거래규모 기준 전년동기 7억 8600만 달러에서 31% 감소한 5억 3800만 달러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글로벌 생명보험산업과 손해보험산업의 M&A 거래규모가 차이나는 데에는 저성장‧저금리 환경 장기화에 대한 업권별 대응 전략이 다르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채 연구원은 "손해보험산업 M&A 거래 규모가 급증한 것은 저금리 환경 지속에 따른 자본조달 비용 감소 이외에도 수익원 다변화, 리스크관리 효율화, 그리고 규모의 경제에서 오는 이익 극대화 등을 위한 대형화 추세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A.M. Best는 글로벌 손해보험회사들이 규모의 경제 실현, 자본 효율성 극대화, 가격 결정력 확보를 위한 목적으로 M&A 전략을 활용하고 있는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또한 수직적 통합과 판매채널 확보, 비전통적인 자본 조달 경로 확보가 M&A 거래 증가의 원인으로도 꼽힌다.

 

반면 생명보험산업의 경우 규제 불확실성, 저금리 지속에 따른 투자수익 악화 등으로 비핵심부문 매각, 신흥시장 진출 증가 등이 지속되고 있다. 대형 거래보다는 중·소형 거래인 경우가 많아 대형 생명보험회사의 사업구조 재편이 이뤄졌던 2013~2014년에 비해 M&A 거래규모가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상품 다각화‧대형화를 추구하고 있는 손해보험산업과 달리 생명보험산업은 비핵심부문 매각을 통해 저금리 환경을 극복하려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생보사 젠워스(Genworth)의 경우 골드만삭스(Goldman Sachs)를 통해 생명보험 및 연금 부문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에퀴터블라이프(Equitable Life)도 영국지역 연금부문을 캐나다생명(Canada Life)에 매각했다.

특히 솔벤시2(Solvency II) 와 SIFI guidelines 등 규제 강화와 사업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글로벌 생명보험회사들은 대형 인수합병 거래를 피하고 있다고 채 연구원은 설명했다.

그러는 가운데 신시장 개척을 위한 거래는 증가 추세에 있다. 저금리 장기화로 영국‧미국계 생명보험회사의 신흥시장 진출과 자본조달 비용이 낮아진 일본 생명보험회사의 미국 진출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2013년 이후 지속되고 있는 사모펀드 등 비전통적인 매수자들의 생보사 인수가 지속되고 있는 것도 주목해야할 부분이다. 생명보험의 사모펀드 인수가 증가하는 이유는 저금리 상황에서 투자수익률이 하락한 보험회사를 인수하여 피인수사의 자산을 직접 운용, 투자수익률 제고 후 재매각 목적인 것으로 해석된다고 채 연구원은 밝혔다.

채 연구원은 "한국의 경우 저성장‧저금리 장기화, 자본규제 강화, 고령화, 업권간 경쟁 격화 등으로 경영환경이 악화됨에 따라 보험사들의 수익성 개선을 위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며 "중장기적으로 해외진출, 핵심사업 집중 등을 위한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이를 위해 보험영업이익 개선을 위한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 언더라이팅 강화 등 리스크 관리에 중심을 둔 중장기 전략 수립이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그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