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블룸버그통신이 애널리스트와 무역업자등 1263명의 세계 투자자들에게 설문조사를 했다. 3명중 한 명꼴로 현금 보유량을 늘리겠다고 했고, 응답자의 30%는 상품 투자를 줄이겠다고 말했다.

새그메인캐피탈헤지펀드의 설립자 빌 오코너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채권 매입 프로그램 종료와 미국 정부의 재정 적자 감축 때문에 투자자산의 현금 비중을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프랭클린템플턴자산운용은 하반기 증시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다양한 약재 속에서도 세계 경제는 원유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 안정을 통해 물가 부담을 완화시키는 등의 건전한 조정으로 안정적이고 균형 잡힌 성장을 이룰 것이라는 예상이다. 투자자들은 ‘안정적이면서 높은 수익을 올리는 상품’을 찾는다. ‘안정성’을 지향할 것인지 ‘수익성’으로 갈 것인지, 전문가가 추천하는 ‘2011년 하반기 눈여겨볼 재테크 투자 상품 11가지’를 통해 고민해 보자.


전문가들은 금 투자보다 은 투자에 관심이 많다. 최근 눈에 띄게 낙폭이 커졌기 때문이다. 김정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은 가격이 금 가격과 비슷하게 연동될 가능성이 크다. 최근 은 가격 하락은 장기적으로 올라가기 위한 조정”이라고 말한다.

현재 금값이 은보다 44배 정도 비싸지만, 과거 은 가격의 버블은 금 가격의 1/20 수준까지 올랐다는 설명이다.‘상품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은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최근 은값 폭락은 거래 증거금이 많이 인상됐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다. 은값은 아직 31년 전보다 10%나 싸다.

앞으로 10년간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화폐전쟁의 작가 쑹훙빙(宋鴻兵) 박사는 최근 중국 메이르징지신원과의 인터뷰에서 “은은 화폐를 대체하는 중요한 저축수단이 되었고 희소가치 상승으로 15년 후에 금보다 높은 가치를 갖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부동산
지난 3.22 대책이 낳은 DTI (총부채상환비율) 규제 부활은 수요자들의 주택 구매 심리를 더 위축시켰다. 이에 정부는 ‘5.1’ 대책을 통해 서울·과천 및 5대 신도시의 1가구 1주택자(9억원 이하)에 대한 양도세 비과세 요건을 완화했다. 투자 수요 유입을 통한 거래량 회복에 초점을 둔 정책.

전문가들은 6월이 터닝포인트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전문가 10명 중 8명은 하반기 부동산 투자에 대체로 낙관적이다. 정부가 올해 들어 계속 발표한 정책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예상이다. 전문가들은 “내 집 마련을 염두에 둔다면 올해 하반기가 파격적인 분양 조건을 내건 아파트를 구입할 적기”라고 말한다. 강남오피스텔이나 수익형 상가에도 관심을 가져 볼 만하다. 단, 사람들의 소문만 믿지 말고 연구든, 발품이든 자신이 잘 아는 지역에 투자하는 것이 좋다. 변수는 수요자들의 심리다.

원자재
글로벌 경기 호전에 따라 원유와 광물 등의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에서 적극적인 증산 노력을 보이고 있지 않은데다 유전 시설에 대한 투자가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거의 이뤄지고 있지 않아 수급 불균형 현상이 일어날 듯하다.

전문가들은 “중국 등 신흥국들이 4~9%의 경제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광물의 공급은 그 수요에 못 미칠 것”으로 예상한다. 이에 따라, 철광석, 구리, 주석, 니켈 같은 광물의 가격은 꾸준한 상승세가 예상된다. 가장 큰 가격 상승이 예상되는 분야는 곡물. 원자재는 원자재펀드를 통해 투자하는 것이 일반적인 방법인데, 원자재펀드는 원자재 가격의 단기적인 변동성이 있어 단기투자보다는 중장기적인 전체 산업의 수요와 공급이라는 기본 밸런스를 염두에 두고 투자하는 것이 좋겠다.

채권
금융선진국에서 재테크 투자 상품으로 호응을 받고 있는 채권은 뛰어난 안정성이 장점이다. 위험회피형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수단. 채권을 보유하고 있는 동안 가격이 오르면 만기 이전에라도 언제든 시세차익을 내고 팔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최근 프랭클린템플턴투자신탁운용에 따르면 템플턴의 대표적인 글로벌채권펀드인 ‘FTIF 템플턴 글로벌 채권펀드’ 내에서 한국 채권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 4월 말 현재 20.1%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일 국가로서는 가장 많은 규모. 한국 채권을 선호하는 것은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채권 금리와 원화 절상 가능성 등에서 메리트가 크기 때문이다. 채권 투자를 할 때는 BBB+등급 아래는 자제하고, 채권을 비교할 때는 신용등급 외에 회사 부채와 자기자본을 살펴야 한다.

대형주
주식투자를 할 때는 조바심을 내 시세표에 연연하지 말고 외국인만 따라 가라는 말이 있다. 외국인의 한국 대형주에 대한 애정은 각별하다. 지난 달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매수 우위 상위 10개 종목 가운데 시가총액 10위권 기업들이 6개에 이를 정도로 적극 매수에 나선 종목들은 모두 대형주였다.

거래가 집중된 업종은 전기전자, 정유·화학, 금융 등. 이 중 정유·화학은 외국인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업종이다. 성장주 투자의 대가로 불렸던 피터 린치는 대형 우량주를 ‘중간성장형 기업’으로 표현하며 그 특징에 대해 치열한 경쟁 후 시장에서 안정적인 위치를 이미 확보한 점, 연간 10~12%의 성장률을 보이는 점, 경기 후퇴기나 주가 침체기에 안전판 역할을 하는 점 등을 매력으로 꼽았다. 대형주는 하반기에도 여전히 투자자들을 유혹할 수 있는 주식이다.

배당주
블룸버그비즈니스위크는 최근 아시아증시에서 배당주는 성장성과 안정적 수익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훌륭한 투자 수단이라고 분석했다. 제스퍼 매드슨 매튜스아시아배당주펀드 선임 매니저는 “시장에서 아시아 배당주 종목은 강한 성장성과 높은 배당률을 동시에 제공하는 좋은 주식이다.

아시아 각국의 높은 경제 성장률과 자본 유입의 증가를 감안하면 배당금도 늘어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국예탁결제원은 지난 해 12월 결산법인이 실질 주주에게 지급한 배당금은 전년 대비 13.6% 증가했고, 이 중 외국인 실질주주에게 지급된 배당금은 전년에 비해 18.2% 증가했다고 밝혔다.

배당주를 살 때의 기본은 투자 회사의 사업이 안정기에 접어들고, 추가적인 투자가 적으며, 꾸준히 난 이익을 일정하게 주주들에게 배당을 주는 회사를 찾는 것이 관건이다.

리츠
리츠(REITs)는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전문가그룹이 부동산에 투자·운용하고 그 수익(부동산 임대 소득, 개발 이득, 매매 차익 등)을 배당하는 부동산 간접투자 상품이다.

최근 부동산을 사서 수익을 올리기가 어려워지면서 리츠가 그 대안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5월 3일~4일 일반 개인투자자들을 대상으로 공모를 실시한 광희 리츠는 36억원 모집에 1800억여원이 몰려 51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리츠상품에 투자하는 방법은 공모주 청약에 참여하는 것과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주식을 구입하는 방법이 있다.

일반적인 주식과는 달리 시세 차익보다는 배당 수익률이 중요하기 때문에 액면가로 배정되는 공모주를 구입하는 것이 유리하다. 터무니없이 높은 수익률을 내걸고 있는 상품은 그만큼 리스크도 커서 주의할 필요가 있다.

호주 달러화
최근 호주 경제는 철광석과 석유 등 광산업 분야 투자가 호황이다. 이에 따라 고용도 활발하다. 경제 성장률은 올해 2.25%에서 내년에는 4%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가신용등급은 트리플 A로 최상급이다. 이런 이유 등으로 최근 호주 달러는 유례없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해 달러화에 비해 18% 가치가 올랐다. 지난 3일에는 1달러당 1.1012 호주 달러를 기록, 1983년 변동환율제를 채택한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호주 달러화 상승은 호주의 물가 안정에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연일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는 호주 달러화는 오는 9월중 1.12미국달러까지 치솟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커먼웰스은행 환율담당 책임 스트레티지스트 리처드 그레이스는 “호주 달러화는 최근 1년 사이 이미 18% 급등했으나 상승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보험
‘보험에 투자?’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겠지만 보험도 적극적인 투자 상품이다. 특히, 변액연금보험은 펀드투자 수익에 따라 연금 수령액이 결정되는 보험상품으로 일반 연금보험보다 좀 더 공격적인 투자가 가능하다. 리스크도 적다. 변액연금보험 상품은 수익률이 마이너스가 되더라도 연금으로 수령 시 원금의 200%까지 보증하는 상품이 출시되어 있기 때문이다.

보험료 납입기간과 거치기간(제 1보험기간이라 칭함)이 지나 연금수령기간(제 2보험기간)이 되면 원금을 보존해 준다. 변액연금보험은 일반연금보험의 안정성과 변액유니버셜보험의 수익성의 장점을 혼합합 진화된 상품으로 아직 경제 활동을 할 기간이 많아 장기 유지가 가능하고 수익률이 높은 상품을 선호하는 사람들에게 유리하다.

와인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국제통화기금(IMF) 이코노미스트 두 명의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유가와 와인 값이 비슷한 가격 추이를 보여왔다고 전했다. 유가와 와인 값 추이를 2002년 1월부터 2010년 6월까지 지켜봐 왔던 이들은 “와인과 원유의 통계적 분석 결과 90%의 연관성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전문가가 아니면 와인에 투자할 가치가 없다고 못을 박는 이들이 있긴 하지만, 여전히 와인은 실물 상품 중 수집과 재테크를 함께 할 수 있는 매력적인 상품이다. 실제, 펀드나 경매를 통해 수익을 얻는 사람이 상당수 있다. 스위스 프리부르그 대학의 필립 바이스코프 박사는 상대적으로 과대평가된 주식의 가격에 비해 와인은 안정된 실적을 보여주고 있고 주식보다 수익률이 훨씬 높았다고 자신의 연구보고서를 통해 밝혔다.

미술품
‘세상에 그림처럼 사기 쉽고 팔기 어려운 것도 없다’라는 말이 있다. 그런데 그림 경매시장에 사람이 북적이는 이유는? 그림 투자가 수익이 되겠다를 판단하기 전에 그림경매 시장에 한번 가보자. 단 몇 사람의 얘기도 도움이 된다.

물론 1억원이 넘는 그림에 섣부른 투자는 금물이다. 공부를 많이 해야 된다. 타이밍, 안목, 전문가와의 상담이 필요하다. 그리고, 팔아봐야 안다. 우선은 주식투자를 처음 할 때 소액투자 하는 것처럼 조금은 싼 그림을 사서 팔아보아야 컬렉션이 얼마나 어려운가를 실감한다. 사기 쉬운 그림은 팔기 어렵고 팔기 쉬운 그림은 사기 어렵다.

이학명 기자 mrm97@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