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편한세상 용인 한숲시티 모델하우스 내 스트리트몰 재현(출처=대림산업)

광교신도시의 한 모델하우스 내부. 한번에 3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이곳이 20~30대 젊은 층부터 60대 이상 노년층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로 빼곡히 들어찼다. 내부에 마련된 주택 견본(유닛) 앞에는 도우미들의 설명을 듣는 방문객들로 발 디딜 틈 없었고, 상담석에서는 분양가와 대출조건, 청약방법에 대한 문의가 이어졌다. 그런데 한편에서는 낯선 풍경이 펼쳐지고 있다. 어떻게 된 일일까.

최근 분양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수요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한 건설사들의 마케팅 전략이 갈수록 기발해지고 있다. 모델하우스에서 화려한 현악 3중주 밴드 공연이 펼쳐지는가 하면 셰프의 요리를 제공하거나, 외부강사의 꽃꽂이 강연 등 수요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색다른 콘셉트의 모델하우스는 고객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우호적 이미지를 형성하기 좋다. 때문에 건설사들은 갈수록 다양하고 수준 높은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주부의 발길을 잡아라”… 꽃꽂이부터 셰프 요리까지

광교신도시의 한 모델하우스 안 테라스 정원을 낀 유닛은 내부가 훤히 들여다보이는 구조인데, 방문객들이 통로를 통해 유닛 안과 밖을 넘나든다. 방문객들이 몰려드는 이곳에 30~40대 주부 8명이 테라스 정원 탁상위에 삼삼오오 둘러 앉았다. 이들 앞에는 작은 꽃바구니와 형형색색의 꽃송이가 준비돼 있고, 플로리스트 최문정 씨가 먼저 꽃 한송이를 들어 플라워 스타일링 시범을 선보인다. 처음 보는 이색적인 볼거리에 내방객들은 테라스를 둘러싸고 시선을 고정한다. 바로 GS건설의 ‘광교파크자이 더테라스’ 모델하우스 풍경이다. 테라스 분양단지 특성상, 어떤 종류의 꽃과 모종이 테라스에 어울리는지 알려주기 위해 마련된 강연이다. 유닛에서 만난 30대 방문객은 “모델하우스에 머무는 시간이 예상보다 길어졌는데 지루하지 않고, 볼거리가 많아 좋다”고 말했다.

꽃꽂이 강연이 끝나면, 모델하우스는 레스토랑으로 변신한다. 유명 셰프가 방금 갓 구워낸 스테이크는 또다시 테라스 정원으로 옮겨진다. 내방객들은 새로운 이벤트에 시선을 몽땅 뺏긴다. 집에서 고기 파티를 하고 정원도 가꿀 수 있다는 이미지를 보여주기 위해 마련된 시간이다. 방문객의 발길을 사로잡는 ‘오감만족’ 모델하우스는 이 뿐만이 아니다. 지난 5월 분양한 ‘일산 킨텍스 꿈에그린’ 분양 현장에는 자전거 퍼레이드가 펼쳐졌다. 수십대의 자전거 행렬이 ‘킨텍스 꿈에그린’ 플랜카드를 걸고 분양 단지 홍보에 열을 올린다. 지역주민들은 지나가던 발걸음을 멈추고, 모델하우스에 시선을 머문다.

모델하우스 자체만으로 압도되는 경우도 있다. 지난해 오픈한 ‘시흥배곧 한라비발디 캠퍼스’ 견본주택이다. 미국 아이비리그의 유명 대학교 도서관 같은 외관으로 꾸며져, 방문객들이 이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이색적인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 광교파크자이더테라스 견본주택 내 플로리스트 강연 모습(출처=GS건설)

“가족 단위 고객을 잡아라”… ‘키즈룸’ 설치

어린 자녀와 동행한 가족단위의 내방객이 증가함에 따라 아이들이 좋아하는 놀이시설인 ‘키즈룸’을 갖춘 모델하우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롯데건설은 파주 ‘운정 롯데캐슬 파크타운2차’ 모델하우스에 아이들이 뛰놀 수 있는 키즈룸을 설치해 부모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덕분에 방문객은 안심하고 장시간 모델하우스를 관람을 할 수 있다. 롯데건설은 분양관련 정보를 전달하는 공간도 마련했다. 정해진 시각마다 모델하우스 내에 마련된 브리핑룸에서 다수의 고객에게 구체적인 분양조건과 세부 상품 특장점 등을 소개한다.

호반건설도 지난 6월 분양한 ‘의정부 민락2지구 호반베르디움’ 모델하우스 안에 키즈존을 마련했다. 키즈존 내에는 아이들이 볼 수 있는 다양한 종류의 동화책을 구비했으며 푹신한 바닥 쿠션으로 만들어 안전에도 신경을 썼다. 보통 지루해하는 아이들 때문에 궁금한 점이 있어도 부모들은 일찍 자리에서 일어서야 하는 경우가 있는데, 아이들을 위한 공간이 별도로 마련돼 있어, 필요한 정보를 천천히 알아볼 수 있다. 지난해 반도건설의 ‘세종 반도유보라’ 모델하우스 키즈존은 전문 유아교사가 있어 부모가 관람하는 동안 아이들을 보살펴 줬다. 또한 지능개발에 좋은 교재 및 문구를 비롯해 200여 권에 그림동화책도 준비돼 있어 아이들의 만족도가 높았다. 대림산업의 ‘e편한세상 용인 한숲시티’ 역시 키즈존을 구성해놨다.

“남녀노소 눈과 귀를 만족시켜라”… 현장전망대와 현악 3중주 공연

빨간 원피스에 높은 하이힐을 신은 3명의 미녀가 모델하우스에 나타났다. 방문객들을 위한 ‘깜짝 공연’이 준비돼 있다. 미녀들은 바이올린, 첼로, 비올라 현악 3중주 밴드 음악을 선사한다. 내방객 혹은 대기자들로부터 박수갈채를 받는다. ‘킨텍스 꿈의그린’ 모델하우스 풍경이다. 한화건설은 모델하우스 시공 시 소비자의 동선 최적화에 주력하고 있어, 대기자를 위한 프로젝트 설명회 공간 등 집중적으로 홍보를 할 수 있는 공간도 별도로 마련하고 있다. 아울러 아파트 단지의 장점이나 특징을 효과적으로 전해주기 위해 수요자와의 소통을 강화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대림산업은 ‘e편한세상 용인 한숲시티’의 사업부지 내에 현장 전망대를 오픈하고 사업지를 직접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현장전망대가 있는 용인 남사지구는 부지정보가 알려진 편이 아니어서 현장전망대를 통해 수요자들은 궁금증을 풀어낼 수 있다. 또한 750m 길이의 스트리트몰을 미리 간접 경험할 수 있도록 특수 컨테이너를 이어 붙여놨다. 모델하우스에 스트리트몰까지 구현돼 있어 방문객들은 더욱 생동감 넘치는 체험이 가능하다. 스트리트몰 옆에는 카페나 편의점이 마련돼 있어 시원한 음료, 아이스크림, 베이커리빵을 먹을 수 있다. 이에 모델하우스 방문객들은 청약정보도 얻고 휴일이나 주말에 놀러가는 기분도 낼 수 있다. 대림산업은 이 외에도 방문객들을 위한 상담 공간을 따로 마련하고 6개의 테마파크 콘셉트에 맞춘 선물을 제공하는 ‘매일매일 이벤트’ 등을 진행하고 있다.

지역주민과의 특별한 소통을 하는 모델하우스도 있다. 아파트 홍보모델을 지역 주민으로 선정한 것. 지난 5월 반도건설이 분양한 ‘의정부 민락2 반도유보라 아이비파크’ 견본주택 오픈당시 주민모델은 각종 홍보행사에 참여하며 모델하우스에서도 모습을 나타내 적극적인 홍보활동을 펼치기도 했다. 반도건설은 보통 아파트 분양광고 모델로 톱스타 모델을 활용하는 것과 차별을 뒀다. 이처럼 모델하우스가 아파트 구조만 보여주던 시대는 가고, 아이와 부모, 할머니 할아버지까지 삼대가 즐길 수 있는 이색 모델하우스가 각광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