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여의도’로 불리는 상암 DMC 인근 부동산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상암 DMC 랜드마크 사업과 상암 롯데복합쇼핑몰, 수색역세권 개발 등의 굵직한 개발사업 호재가 있는 데다 주요 방송사의 입주가 마무리되고 있어서다. 상암 DMC는 SH공사가 서울 상암동 일대 56만9925㎡에 달하는 면적에 ‘디지털미디어 엔터테인먼트 클러스터’로 조성하는 사업으로, 서울에서 얼마 안 되는 직접근접형 주거지역으로 조성되는 곳이다. 분당‧일산 등 1기 신도시가 강남이나 도심의 배후주거단지로 개발된 것과 비교되는 개념이다. 이 지역의 가장 큰 장점은 쾌적한 주거환경이다. 신도시처럼 구획 정리가 잘 돼 있고 주변에 녹지공간이 풍부하다. 난지 한강공원을 비롯해 월드컵경기장 평화의 공원과 하늘·노을·난지천공원 등 5개 공원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암지구 아파트 가격은 2013년까지만 해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지난해 기업들의 입주가 본격화되면서 상암지구의 아파트 시장 분위기가 반전됐다. KB국민은행 부동산 시세에 따르면 2013년 3분기 상암동의 아파트는 3.3㎡당 평균 1759만원 선. 현재의 상암동 아파트 시세는 2년 전보다 8.3% 올라 평균 1904만원 선에 매물이 나오고 있다. 이는 2013년 상암동 일대 아파트 가격이 1.57% 이상 하락한 것과 대조되는 흐름이다. 특히 일부 선호도가 높은 아파트 단지는 3.3㎡당 평균 2000만원을 넘어섰다. 개별 단지를 살펴보면 상승세가 더 뚜렷하다. 상암동 상암월드컵 10단지(2010년 7월 입주) 전용 59㎡형의 경우, 2013년 말 4억1000만원 선의 시세를 형성했다. 이후 2014년 말 4억4500만원까지 치솟았으며 현재 시세는 4억7500만원에 달하고 있다. 2년 사이에 16%가량 가격이 뛰었다. 상암월드컵파크 11단지(2010년 6월 입주)의 시세도 크게 상승했다. 11단지 전용 84㎡형은 2013년 말 4억8000만원 선에 시세가 형성됐었다. 이후 2014년에 시세는 5억1750만원 선으로 크게 올랐으며 현재는 5억6500만원 선에 매물이 나오고 있다. 2년간 13.5% 올랐다.

이코노믹리뷰 박재성기자

이는 지난해 기업들의 본격 입주가 이어진 데다 중국 자본 DMC 랜드마크 사업 투자가 가시화된 결과로 풀이된다. 지난해 4월 YTN이 이곳에 둥지를 튼 데 이어 8월에는 MBC가 상암동 신사옥에 입주했다. 이밖에 LG CNS, CJ E&M, SBS 자회사, 한독미디어대학원대학(KGIT) 등 IT.미디어 기업이 자리를 잡았으며 올해 삼성SDS 등이 추가 입주하게 되면 이 일대 유동인구는 약 6만8000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규 오피스텔로도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1억~2억원 내외의 상대적으로 적은 돈으로 수익형 부동산에 투자하려는 수요자들이 오피스텔 청약에 뛰어들고 있다. 이 때문에 분양 1주일 안에 ‘완판(완전판매)’되는 사례도 속출한다. 대우건설이 6월 서울 상암동에 선보인 ‘상암 DMC푸르지오시티’는 799실이 하루 만에 모두 매진됐다. 분양권에 500만~2000만원까지 웃돈이 붙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초 상암 DMC에 공급된 ‘상암 사보이시티DMC’ 오피스텔 역시 평균 7.9 대 1의 청약경쟁률로 마감했었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오피스텔 미분양이 넘쳐나던 것과 대조적이다. 이에 반해 상암지구 일대 기존 오피스텔과 점포 가격은 하락세다. 상암동 오피스텔의 시세는 2013년 3분기(1416만원) 이후 2년 간 무려 17.9%가 하락해, 현재 3.3㎡당 평균 1162만원 선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같은 기간 서울 전체의 오피스텔 시세는 평균 2.3% 상승한 것과 대조된다. 점포 가격은 2012년 이후 큰 폭으로 떨어졌다. 특히 지난 해(2014년)에는 2013년(3.3㎡당 3068만원) 대비 무려 27.1%가 하락하는 등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상암동 일대 주거 시장과 수익형 부동산 시장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지만, 호재를 고려할 때 앞으로의 상암동 일대의 부동산 시장 전망은 밝은 것으로 판단된다. 우선 생각해볼 수 있는 호재는 DMC 랜드마크 개발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2012년 6월 중단됐던 서울 마포구 상암동 DMC(디지털미디어시티) 내 랜드마크 개발 사업이 3년여 만에 재개될 전망이다. 100이상 고층 건물을 지으려 했던 것을 50~60층대로 낮추고, 주거비율도 종전 20%에서 5~10% 포인트 상향 조정될 전망이다. 이럴 경우 사업성이 높아지고 추진의 탄력이 예상된다. 특히 임대주택과 분양주택이 혼재된 상암 월드컵아파트가 고급 주거 수요를 끌어들이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DMC 랜드마크 개발 사업은 파급력이 큰 호재다. 두 번째 호재는 서울 여의도(22만㎡) 면적과 맞먹는 ‘수색역세권 개발사업’이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DMC)역 일대를 시작으로 본격화될 전망이다. 서울시와 코레일은 상암‧수색지역을 잇는 남북 연결도로를 만들고 경의선, 공항철도, 지하철 6호선을 통합하는 복합환승센터를 조성해 이곳을 서울 서북권 중심지로 개발할 계획이어서 교통여건 개선과 유동인구 상승이 점쳐진다.

롯데복합쇼핑몰 사업도 상권의 지각변동을 일으킬 전망이다. 롯데쇼핑은 지난 2013년 4월 서울시로부터 이 지역을 사들였다. 부지면적 2만644.1㎡(6244.8평)으로 축구장의 32배 크기다. 주변으로는 지하철 6호선 및 경의·중앙선, 공항철도 등 교통이 연결돼 있고 강변 북로, 서부간선도로 등이 있다. 완공은 2017년 예정이다. 수도권 서북부 지역은 DMC가 들어선 마포구를 비롯해 서대문구, 은평구 등으로 120만 인구가 살고 있다. 하지만 근처에 마땅한 대형 쇼핑시설이 없어 신촌 현대백화점이나 영등포 타임스퀘어, 김포공항 롯데몰 등으로 원정 쇼핑을 가는 경우가 많았다. 롯데복합쇼핑몰 사업은 지역 내 유입인구를 증가시키는 반면 상암동 일대 영세상권의 쇠퇴를 의미한다. 실제로 상암동 일대 기존 주택가는 미디어 기업수요를 배후로 한 먹자골목 상권으로 변신했다.

상암 DMC 랜드마크 사업, 수서역세권개발사업, 롯데복합쇼핑물 사업 등은 공통적으로 주택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호재라고 할 수 있다. 먼저 생각할 수 있는 투자처는 1층에 상가가 있는 상가 겸용 주택이다. 미디어 기업 수요를 기반으로 한 음식, 커피숍 등은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하고 주거용으로 활용이 가능하니 몸값이 더 높아질 전망이다. 주거 측면에서 편의성이 높아지는 공급이 없는 아파트도 상승이 점쳐진다. 상암 DMC 랜드마크 부지와 인접한 상암월드컵파크 2단지와 3단지가 수혜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상암월드컵파크 2단지는 소형면적(전용 49㎡, 59㎡)으로만 구성되어 있다. 상암지구에는 소형 면적의 공급이 거의 없어 희소성이 높다. 상암월드컵파크 3단지는 난지천공원과 하늘공원, 월드컵공원 등 대규모공원과 한강 조망이 가능해 매력적이다.

사상 초유의 1%대 저금리 시대를 맞아 상암지구 오피스텔도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그러나 상암동 일대 신규 분양 오피스텔은 호황이지만 높은 분양가와 높은 공실률로 투자수익률은 낮아지고 있다는 점은 염두에 둬야 한다. 인기 몰이를 한 오피스텔은 아파트와 닮은꼴이기 때문이지 오피스텔을 좋아하는 투자자들이 몰린 것은 아니다. 상암 지역 기존 오피스텔 가격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옥석을 가리는 선별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기업 입주에 따른 유동인구 증가 등으로 상암동 일대 상권도 활성화가 예상되지만 지나치게 비싼 분양가나 권리금이 문제다. 신도시나 택지지구 등의 상권은 활성화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데도 불구하고, 기대심리가 지나치게 먼저 반영된 경향이 있다. 2011년 기준 상암동 점포 시세는 3.3㎡당 3409만원으로 강남역(3305만원)시세보다 100만원가량 높게 형성된 바 있다.

상암 DMC 청사진이 좋긴 하지만 좋은 것은 상암 DMC만이 아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여러 가지 대안이 있다. 지자체들이 주요 업무단지를 서울 및 수도권에 경쟁적으로 조성하고 있다. 서울에서는 상암 DMC의 6배 규모로 개발되는 마곡지구와 강남권역에 개발되는 문정지구 서울과 인접한 판교테크노밸리와 광교테크노밸리도 있다. 판교 제2테크노밸리가 올해 말 착공 예정이고 정부가 경기 광명‧시흥에도 제3테크노밸리 사업도 계획하고 있다. 비싼 것을 무리해서 살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