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메뉴가 늘 고민이다. 칼로리 걱정없고 소화에 부담 없는 메뉴 선정이 은근히 어렵다. 삼겹살 같은 육고기는 살짝 부담스럽고, 간편한 샌드위치를 먹자니 자기 전 배고플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 무엇이 좋을까 싶다. 이 때 주저없이 두부 요리를 먹어보는 것은 어떨까. 부지런히 씹어도 저칼로리 음식이어서 다이어트용으로 좋고, 소화·흡수에도 무리 없을 음식이기 때문이다.

이번주 기자가 소개할 맛집은 일반두부와 달리 손으로 직접 만든 두부 요리를 내놓는 곳이다. 이 집의 두부는 불린 콩을 맷돌에 갈아 일일이 수작업을 거쳐 만든 것으로, 일반두부보다 고소하고 깊은 맛을 가진다. 여기에 맑은 바닷물인 청간수와 순도 100% 국산콩을 이용해 재래식 방법으로 두부를 만든다고 하니, 건강과 맛을 동시에 잡을 수 있는 두부 전문점 '백년옥'으로 함께 가보자.

 

1. 음식 종류

자연식 두부 전문점

2. 위치

지하철 3호선 남부터미널역 5번출구로 나와 예술의 전당으로 향하는 버스를 탄다. 도보로 움직이려면 출구 4-1로 걸어나오면 되는데, 지하 통로구간이 길어 버스타기를 추천한다. 식당은 예술의 전당 건너편에 위치했다.

• 주소 : 서울 서초구 남부순환로 323길(서초동 1451-95 예전빌딩 5층)

• 영업시간: 오전 10시~ 오후 22시까지. 연중무휴(설날, 추석 예외)

• 연락처: 02-6439-8900

• 가격: (식사부) 자연식 순두부, 뚝배기 순두부, 콩비지 찌개, 영양식되비지, 들깨순두부, 야채두부비빔밥, 팥칼국수, 동지팥죽 모두 8000원. 두부전골 大 3만5000원 小 2만 5000원.

(별미) 백년 생두부(부침)大 7000원 小 5000원, 백년 검정두부(부침) 大 9000원 小 7000원, 황호박전 1만 3000원, 순 도토리묵 1만 3000원, 순 녹두전 1만 5000원, 해물파전 1만 8000원, 메생이 굴전 2만원, 두부 제육 3만원, 오리훈제 大 4만원, 小 2만 5000원.

(음료) 동동주/막걸리 4000원, 매실 매취순 8000원, 복분자 1만 2000원, 소주/맥주 4000원, 콜라/사이다 2000원.

▲ 백년옥 별관. 출처=이코노믹리뷰 노연주 기자

3. 상호

‘백년옥’은 100년 가옥이란 뜻으로 오랜기간 전통 있는 집이 되겠다는 의미다.

백년옥은 90년대 초반 서울 내 두부 전문점이 생소하던 시절에 문을 열었다. 당시 식당건물 1층은 카센터가 있었고, 백년옥은 2층에서 자리잡았다. 소규모 공간에 고작 테이블 6개를 놓고 가게를 오픈했는데, 때마침 웰빙 바람이 불면서 손두부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이후로 건강에 민감한 손님들 사이에서 ‘예술의 전당 맛집’으로 입소문이 났고,  패션계의 거물 고 앙드레 김도 살아생전 이곳을 자주 방문, 더욱 유명세를 탔다. 현재는 카센터가 사라진 1층에서 식당을 운영 중이며, 새로 지어진 별관들은 전부 본관 인근에 위치한다.

4. 경영철학

백년옥은 2대째 가게를 지키고 있다. 아버지의 가업을 이어받은 최요섭 대표는 식당을 경영하면서 ‘정직함’을 최우선으로 둔다. 양심을 걸고 내놓는 음식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제 아이들이 먹을 것, 친구들이 먹는다고 생각하며 만든다. 실제로 딸이 두부를 먹는다”며 “음식가지고 장난치는 거 싫어해서 양심 있게 식당을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5. 주 메뉴

▲ 출처=이코노믹리뷰 노연주 기자

백년옥은 100% 국산콩을 고집해 만든 수제 순두부 요리가 메인 메뉴이다. 두부는 생두부, 순두부, 되비지 등 종류가 다양하다. 이 중에서도 간을 하지 않은 '자연식 순두부'나 '뚝배기맛 순두부'가 인기가 좋다.

'자연식 순두부'는 보들보들하고 담백한 하얀 두부가 일품이다. 간 하지 않은 순두부여서 싱겁다고 느끼면 간장에 비벼먹으면 된다. 씹다보면 고소한 두부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조미료를 사용하지 않은 천연의 맛이기에 몸에도 좋다. '뚝배기맛 순두부'는 일반적인 순두부 찌개랑 비슷하다. 다른점이 있다면, 두부가 탱글탱글해서 씹을게 많고, 입에서 사르르 녹는다는 것. 두부 양이 꽤 많아 천천히 음미할 수 있다.

▲ 생두부. 출처=이코노믹리뷰 노연주 기자

두부는 고단백의 저칼로리 음식이기에 다이어트에도 적합한 식품이다. 두부에 함유된 리놀산 성분이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주고 동맥경화를 예방한다. 두부의 이소플라본이라는 성분은 발암물질 생성을 억제시켜주며 강력한 항산화 작용을 해 항암효과에 탁월하다. 또한 칼슘이 풍부해서 뼈조직 생성과 손상을 낮추는데 도움을 줘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좋다.

밥은 흑미밥이고 기본반찬은 콩나물, 배추김치, 무생채, 미역무침이다. 특히 두부의 원료인 콩의 유해 물질을 미역이 잡아준다. 이에 미역무침을 해놨다. 매일 식당서 담그는 배추겉절이는 두부와 함께 먹으면 두번 말하면 입 아픈 꿀맛을 자랑한다.

▲ 메생이 굴전. 출처=이코노믹리뷰 노연주 기자

별미에는 메생이 굴전이 인기다. 메생이는 겨울철 수확기에 대량 구입해 냉동창고에 얼려 사시사철 내놓는 것이다. 메생이는 그물에서 조금씩 넣어서 뺀 다음 뭉치고 씻어서 셋팅해 두고 찹쌀가루로 반죽해서 국내산 굴과 함께 전을 부친다. 일일이 손으로 만들어야 해서 정성을 많이 쏟는 음식이다. 메생이와 굴을 싫어하는 사람도 이 전을 맛보면 반해서 계속 찾는다. 싱싱한 굴은 비린내가 전혀 없고 부드럽다. 매생이에는 철분 성분이 풍부하게 함유돼 있어 빈혈에 좋고, 비타민이 풍부하게 들어 있어 피부 미용에도 좋다. 메생이는 두부처럼 칼로리가 낮고 식이섬유가 풍부하여 소화 흡수가 잘된다. 다이어트 식품으로 좋다.
 

6. 맛의 비결은?

최 대표는 건강한 식재료가 웰빙음식을 만들 수 있다고 말한다. 2000년대 식자재 값이 폭등할 때도 구수한 맛이 나는 강원도 양구콩만 고집해 두부를 만들어 왔다.

“저희집 음식은 특별할 게 없어요. 요리 방법도 인터넷 포털사이트 검색으로 충분히 알 수 있고요. 다만 깨끗한 '양심'을 가지고 건강한 식재료를 사용합니다”

 

*식재료는 어디서 구입하나?

“오랜기간 거래한 곳들이 몇군데 있는데, 가락시장을 자주 애용합니다. 두부의 원료인 강원도 양구콩은 강원도 학사평에서 한 달에 2번씩 배달됩니다. 두부를 만들때 필요한 간수는 강원도 속초에 직접 차를 끌고 가서 떠오죠”

 

*식자재 구입의 조건은?

“싱싱한 국산을 고릅니다. 밥, 콩, 김치도 100% 국산입니다. 김치 겉절이에 들어가는 고춧가루, 새우젓도 우리것을 애용합니다. 색깔이나 모습보면 국산인지 중국산인지 판가름이 납니다. 맛도 확실히 다르구요”

 

7. 특별한 서비스

‘백년옥’은 지난 18년 동안 이웃분들에게 음식을 제공하고 있다. 손님에게 받은 사랑만큼 사회에 돌려주자는 의미다. 주로 서초구 노인정 어르신들이나 독거노인 분들을 모셔서 식사 대접을 했다. 최근에는 지원되던 차량이 없어져 휴식기를 가지고 있지만, 조만간 또 봉사활동을 재개할 예정이다.

8. 고객이 전하는 ‘백년옥’

25년 전통 손두부를 맛본 단골 손님들은 한결 같은 두부의 맛에 감탄한다.

가족 단위의 식사를 즐기던 여성 손님은 "남편과 아이와 함께 예술의 전당 전시회 보러 왔다가 들렸다. 개인적으로 뚝배기맛 손두부가 맛있다. 일반 순두부 찌개와 비슷한 줄 알았는데, 두부가 좀 더 단단하고, 씹히는 맛이 달라 신기했다"고 말했다.

10년째 단골손님인 60대 남성 손님은 “집에서 먹는 두부는 맛이 없는데, 이상하게 여기만 오면 잘 먹게 된다”며 “죽을 때까지 먹으러 오겠다”고 전했다.

다만 일부 손님들은 종업원들의 불친절(?) 서비스를 지적하자, 최 대표는 “항상 미소를 지으려고 하는데, 종업원들이 그렇지 못할 때도 있는 것 같다"며 "서비스 질 향상에 최선을 다하겠다. 지켜봐 달라”고  부탁했다.

▲ 뚝배기맛 순두부. 출처=이코노믹리뷰 노연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