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라면 누구나 겪는 초경. 다른 어떤 시작보다도 초경은 더욱 당황스러운 느낌을 준다. 아마도 몸의 변화를 즉각적으로 느끼게 해주기 때문일 것이다. 아니면 어쩌면 난생 처음 보는 생리혈에 대한 충격 때문일지도 모른다. 난생 처음 겪는 찝찝한 생리현상과 말로 표현하기 힘든 생리통까지…. 초경의 기억은 언제 떠올려도 낯설다.

아이의 초경은 엄마에게도 첫 경험이기 때문에 두렵고 당황스러운 것은 엄마도 마찬가지다. 이런 경우, 아이와 함께 크게 당황하거나 혹은 ‘이제부터 고생이 시작되었구나’ 같은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면 아이가 느끼는 두려움은 더욱 커지게 된다. 그래서 아이에게 초경과 함께 진정한 여자로서의 첫발을 내딛는 행복한 단계라는 긍정적인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처음 겪는 초경에 대한 두려움도 문제지만 학교를 다니면서 경험하는 불편한 점들도 문제가 된다. 특히 생리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는 괜히 옷에 묻어나지나 않을까 걱정되어 자꾸만 뒤를 돌아보고 거울에 뒷모습을 비춰보게 되진 않았는지?

이런 걱정을 조금이나마 덜어줄 수 있는 속옷 아이템이 있다. 바로 ‘위생 팬티’다. 조금 더 노골적으로는 ‘생리 팬티’라고 부르기도 하는 이 아이템의 비밀은 바로 안쪽에 부착되어 있는 방수포에 있다. 방수처리가 된 특수 원단인 방수포가 엉덩이 윗부분까지 감싸져 있어서 생리혈이 겉옷에 묻거나 새는 것을 방지한다.

▲ 사진=남영비비안 제공

또한 생리 중에는 호르몬의 작용으로 피곤함을 쉽게 느껴 컨디션에 난조를 겪는다. 이렇듯 몸의 상태가 좋지 않을 때는 속옷도 편안한 것이 최고다. 그래서 위생 팬티도 가급적 피부에 좋은 촉감을 줄 수 있도록, 자극이 적은 오가닉 면이나 신축성이 좋은 면 스판 소재의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반질반질한 나일론 소재의 팬티는 흡습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생리혈로 인해 속옷 안에 습기가 차기 쉬운 생리 기간에는 피할 것을 추천한다. 속옷 안에 생리대도 착용해야 하니 넉넉한 사이즈를 선택하면 좀 더 편안하게 착용할 수 있다.

위생 팬티는 귀여운 캐릭터나 앙증맞은 일러스트가 프린트된 원단을 주로 사용한다. 디자인적인 측면도 있지만, 그보다도 여자아이들이 위생 팬티에 대한 거부감을 갖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 엄마가 직접 아이에게 위생 팬티의 용도를 설명해 주면서, 생리를 시작하는 것이 꼭 힘든 것만은 아니고 더욱 성숙해지기 위한 한 단계라고 하면 아이도 심리적인 안정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많이 알려지진 않았지만 오는 10월 20일은 ‘초경의 날’이다. ‘초경의 날’은 대한산부인과의사회가 소녀에서 여성으로 성장하는 중요한 과정인 ‘초경’의 의미와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제정한 날로, 올해로 6회째를 맞는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이 날을 맞이하면 초경을 시작할 10~14세 딸이 있는 가정을 초청해 축하하는 기념행사를 갖는다. 평생 건강한 여성으로의 첫 출발을 위한 초경 공동선언문 낭독, ‘엄마 아빠와 함께 듣는 성 이야기’ 강의 등으로 진행되는 이 행사가 나름 의미가 있는 것은 아직 우리나라에 남아 있는 특수한 인식 때문이다. 아직까지도 우리나라에서는 초경이 시작되면 아이에게 축하해주기보다는 여자로서의 행동을 조심시키는 등의 문화가 남아있는 것이 사실이다. 비단 공식적인 기념행사가 아니더라도, 앞으로는 각 가정에서도 아이의 첫 시작을 함께 축하해줄 수 있는 열린 시각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