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경제 시대의 핵심은 플랫폼이다. 플랫폼은 공급자와 수요자 간 모든 재화와 서비스를 편리하게 연결하고 이를 통해 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플랫폼의 주인이 되는 주체는 향후 투자 대상으로써 유망할 수밖에 없다. 과거 PC시대에서 현재 모바일 시대로, 이제는 모바일 산업이 진화해 새로운 형태로 변화하는 모바일 플랫폼인 O2O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스마트폰은 전 애플의 최고경영자(CEO) 스티브 잡스가 만들어낸 시대적 걸작이다. 여기에는 ‘혁명’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니지만 스마트폰 자체는 휴대폰, MP3, PDA 등 각종 IT기기들을 합쳐 놓은 ‘진화’ 형태에 불과하다. 스마트폰이 ‘혁명’으로 불리는 이유는 다름 아닌 ‘앱스토어’에 있다.

‘앱스토어’는 애플의 스마트폰 ‘아이폰’을 통해 다양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사고 팔 수 있는 플랫폼이다. ‘앱스토어’를 혁명이라 할 수 있는 이유는 과거 통신사들이 쥐락펴락하던 앱의 수요·공급과 달리 주도권을 앱 제작자와 수요자가 가질 수 있도록 했으며, 애플은 단순히 플랫폼을 제공하는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단순’이라는 표현을 쓰기엔 기존의 관행을 완전히 뒤바꿔 놓을 만큼의 ‘혁명’이었다. 이러한 환경이 조성되면서 페이스북·트위터·카카오톡 등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이를 이용한 음악, 게임, 쇼핑 서비스 등이 활성화되기 시작했다. 모바일 중심의 시대가 열리면서 각종 새로운 산업군이 성장하기 시작했고 심지어 ‘잡스가 여러 명 먹여 살린다’라는 말까지 나왔다. 그렇게 모두가 온라인, 특히 모바일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최근 인터넷 업계에 이상한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카카오택시’다. 카카오톡 플랫폼 즉, 모바일을 이용해 서비스를 요청했지만 오프라인으로 택시를 이용한다. 그리고 이를 O2O(Online to Offline)라 부른다. 명칭 그대로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가는 것이다. 이를 두고 시대의 역발상이라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는 역발상이 아닌 모바일 산업이 진화한 형태다. 모바일 시대는 과거 PC 시대와는 달리 공간의 제약을 없앴다. 원한다면 인터넷을 언제 어디서나 사용할 수 있게 됐으며 실시간으로 수많은 정보를 접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물론 이를 통해 모바일 게임, 메신저 산업 등 이전에 없었던 산업이 수없이 등장하고 새로운 수익구조를 창출하는 수혜를 입었다.

이러한 과정에서 인터넷포털 기업들도 정보제공 및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성장했다. 하지만 그 내막을 들여다보면 광고 수익이 여전히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즉 양적 성장은 이뤘지만 질적 성장은 이루지 못한 셈이다. 시대의 중심은 분명 바뀌었지만 수익구조는 기존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앞서 언급한 ‘카카오택시’는 수많은 O2O 서비스 중 하나다. 이러한 O2O 산업에 관심을 기울이는 주체들은 주로 인터넷 기업들이다. 이들이 O2O 산업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기존 수익구조에서 벗어나는 것뿐만 아니라 숨어있는 수익도 맛볼 수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정호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O2O는 크게 온디맨드(On-Demand) 서비스와 E-커머스(E-Commerce)가 오프라인과 연결되는 상거래 플랫폼으로 나뉜다”며 “온디맨드 서비스는 이용자들 간 정보의 불균형에 따른 거래비용을 절감해준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E-커머스는 최근 오프라인과 연결돼 오프라인 업체들이 구매 전 단계에서 마케팅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적극적으로 개입하거나, 구매와 구매 후 과정에서 소비자들에게 편리함과 향상된 품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전했다.

온디맨드 서비스의 대표적인 예는 ‘카카오택시’로 이는 택시기사와 고객 간의 이용시간 및 지역 불일치를 해소해 편리함을 제공한다. 한편 온라인 상거래 업체들이 오프라인에 진출하는 형태는 상거래의 과정을 구매 전→구매→구매 후로 분류한다면, O2O를 통해 소비자들은 제품 및 할인 서비스 등의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다. 또한 온라인에서 구매한 상품을 오프라인 매장에서 빠르게 수령하는 등 소비자들의 소비에 있어 O2O는 새로운 편리함을 제공한다. 이뿐만 아니라 판매자 또한 O2O를 통해 매장 근처의 고객들에게 할인 쿠폰을 제공하거나 푸시마케팅을 집행함으로써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마케팅이 가능하다.

 

다음카카오·네이버, ‘앱스토어’식 혁명에 주목

인터넷 기업들, 현 시대에는 모바일 기업으로 불리는 업체들의 가치평가는 상당히 어렵다. 성장 동력 발굴을 위한 현재의 지출이 많다 보니 해당 사업부의 이익은 낮은 편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대감이 선반영된다는 점에서 더욱 혼란스럽다. 현재 대표적인 모바일 기업들의 가치평가 기준으로 월간 활동 유저 수(MAU, Monthly Active User)가 있다. 해당 플랫폼을 이용하는 유저 수가 많을수록 트래픽의 규모가 커지고 트래픽의 규모는 광고수익률을 좌우하게 된다.

그러나 O2O는 광고 이외에 거래수수료 수익 창출이 가능해진다는 점에서 기존과는 다른 국면을 맞이할 수 있다. 모바일 기업들이 거래수수료를 새로운 영역의 수익으로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제품이나 서비스 공급자들이 추가수익을 올릴 수 있는 환경을 먼저 조성해야 한다. 즉 ‘앱스토어’가 앱 공급자들의 수익을 고려하고 이를 통해 자연스레 유저 수가 많아진 것처럼, 과거와 달리 MAU는 이후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말은 어떤 플랫폼에 공감하는 공급자들이 얼마나 많은가 여부가 MAU의 선행지표가 돼 ‘선견지명’의 투자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초기 O2O 시장은 어떤 주체가 어떤 플랫폼을 가지고 시장을 선점하는가에 따라 독점력은 더욱 강해지는 ‘네트워크 효과’는 증폭된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점이 반드시 수익으로 직결된다는 보장은 없다. 스마트폰이 보편화되기까지 비교적 오랜 시간이 걸린 것처럼 소비주체들이 O2O를 인식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국내 O2O 산업의 대표주자는 다음카카오와 네이버다. 두 기업은 유사한 사업구조를 지니고 있으며 속도는 다르지만 그 방향성도 같다. 최근 실적을 보면 변화 폭은 다르지만 이 또한 전체적인 측면에서 유사하다.

다음카카오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460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4.4% 큰 폭으로 상승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올해 상반기 518억원을 기록해 같은 기간 36% 하락했다. 네이버 또한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1조521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4.3% 내렸다. 다음카카오와 네이버의 판매비와 관리비 증가율은 전년 대비 각각 440.7%, 24.1% 증가해 매출액 성장률을 뛰어넘은 것이 영업이익 성장에 제동을 건 것으로 풀이된다. 그만큼 두 기업은 O2O에 관심을 두고 미래 수익을 위한 지출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단기적으로 두 기업의 실적이 더욱 악화될 수도 있음을 암시한다.

다음카카오의 실적증감률이 네이버 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이유는 국내 인터넷포털 업계의 2인자로써 다급함을 말해주고 있는지 모른다. O2O의 ‘네트워크 효과’를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따라서 실적 급변동이 우려의 대상만은 아니다. 결국 O2O 시장에서 ‘2인자’는 도태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실적만으로 볼 때, O2O에 적극적이지 못한 네이버는 현재의 지위를 내려놓을까.

현재 국내 O2O 산업은 메신저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다음카카오의 ‘카카오톡’은 국내 시장을, 네이버의 ‘라인’은 일본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한국과 일본의 경쟁구도가 벌어지지 않는 이상 두 기업은 서로 다른 고객들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서로의 시장을 단기간에 잠식할 수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투자 결과물이 빠르게 발생되고 사람들의 인식을 뒤바꿀 수 있는 영향력을 지닌 플랫폼을 소유한 주체에게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미래지향적으로 볼 때, 두 기업은 분명 매력적이지만 수익구조를 누가 빠르게 바꾸는가에 달렸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