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S그룹 구자열 회장 / 사진 = LS그룹

LS그룹(회장 구자열)이 최근 노동개혁의 최대 이슈로 떠오른 ‘임금피크제’ 시행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LS그룹은 2016년부터 모든 계열사에 임금피크제를 전면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내년부터 임금피크제의 전면 도입을 통해 직원 고용안정과 청년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 정부의 노동개혁 정책에도 적극 동참하기로 했다.

LS그룹은 오래 전부터 노동개혁 정책의 선구자적 역할을 수행해왔다. LS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LS전선은 2007년부터 협력적 노경관계를 바탕으로 임금피크제를 도입했다. LS그룹은 이 여세를 몰아 직원 300명 이상 계열사 9개사 중 6개사(도입률 67%)에서 도입해 실시하고 있었다. 300명 미만 계열사를 포함하면 9월 기준 그룹 전체의 약 25% 정도가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고 있다. 특히 LS전선은 2007년 전선업계 처음으로 정년 60세 연장과 임금피크제를 도입해 산업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근속년수가 22년으로 고령 근로자가 많은 업종의 특성을 고려하여 노사가 상호 양보와 협상을 통해 최종 합의에 성공한 것이다. 이후 대부분의 주력 계열사들이 임금피크제를 적극 도입해 시행해 왔다.

LS그룹은 향후 각 회사별로 임금조정 연령과 방식, 정년 연장 방식 등 세부 운영방안에 대한 협의를 진행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LS그룹은 사업 특성상 많은 인력이 필요한 구조는 아니지만 정부의 노동개혁 정책과 청년 일자리 창출에 적극 동참하기로 했다. 내년부터 채용규모를 매년 10% 이상 늘려 오는 2017년까지 2300여명의 인력을 신규로 채용하기로 했다. LS그룹은 또 올해 하반기 대졸 신입사원 그룹 공채와 수시채용 등을 통해 총 500여명의 인재를 확보할 계획이다. 올해도 회장단 및 CEO들이 주요 대학의 채용설명회에 직접 참여할 예정이다. 공채 원서는 9월 14일부터 10월 2일까지 온라인으로 접수한다. 연구개발(R&D), 국내·해외영업 등의 직무 분야를 중심으로 LS의 미래 성장사업을 이끌 인재를 선발한다.

임금피크제는 최근 노동개혁의 최대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는 노동개혁을 위해 임금피크제 도입을 추진 중이지만 노동계는 거세게 반발하고 있는 것. 임금피크제는 일정 연령이 된 근로자의 임금을 삭감하는 대신 정년까지 고용을 보장하는 제도다. ‘정년’이 있는 사업장, 연차에 따라 임금이 자동으로 올라가는 ‘연공급’ 체계가 전제조건이다. 다만 개정된 고령자고용촉진법에 따르면 300인 이상 사업장은 내년부터 정년이 만 60세로 연장되지만 임금피크제는 법적 의무 사항이 아니다. 이 때문에 경영계와 노동계는 임금피크제가 ‘득’이 될지, ‘독’이 될지를 따지며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정부는 임금피크제가 ‘청년 일자리 창출’과 ‘장년 고용 안정’을 보장하는 ‘상생 제도’라고 강조하고 있다. ‘일자리 나누기’를 통해 청년고용절벽 문제를 해결하는 한편 고령화·저성장 시대에 장년층의 고용 안정을 동시에 도모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중·장년층과 청년 간 세대 격차 해소를 통해 노동 시장 양극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도 여기에 맞닿아 있다.

노동계의 생각은 다르다. 청년 실업의 책임을 노동자에게 전가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올 1분기 국내 30대 그룹의 사내유보금은 1년 새 40조원 가까이 늘어난 710조3002억원으로 전년 보다는 5.7% 증가했는데도, 신규 일자리 창출 비용을 노동자에게 떠넘기고 있다고 반박한다. 임금피크제는 노동개혁의 핵심이 아니며 청년 고용 창출과는 무관하다는 반론도 나온다. 이해득실을 따지기보다는 대승적 차원에서 ‘결단’을 내린 LS그룹의 행보에 이목이 모이고 있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