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상태에 달하며 자연스럽게 포스트 스마트폰을 찾기 위한 각자의 복마전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이 지점에서 다양한 후보군이 난립하는 가운데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스마트워치가 급부상하고 있다. 물론 웨어러블의 특성으로 말미암아 스마트워치가 절대적인 포스트 스마트폰 후보로 여겨지는 것은 아니다. 다만 사물인터넷의 허브를 모색하는 과정까지 더해지며 스마트워치 경쟁력이 새롭게 조명을 받고 있다는 뜻이다.

운명의 장난일까. 삼성페이 및 애플페이, 안드로이드페이와 함께 삼성전자와 애플, 구글의 스마트워치 전략도 2015년 하반기를 기점으로 극적인 변곡점을 돌아가는 분위기다. 바로 지금, 우리가 유력한 포스트 스마트폰 후보인 스마트워치에 집중해야 하는 이유다.

▲ 기어 S2. 출처=삼성전자

춘추전국시대 열렸다

삼성전자가 최근 폐막한 IFA 2015를 통해 새로운 스마트워치, 기어 S2를 출시하며 애플과 구글과의 삼파전이 본격적으로 열렸다. 삼성전자는 IFA 2015 쇼케이스에 맞춰 기어 S2 소프트웨어 개발도구(SDK)를 공개해 웨어러블 생태계 구축 노력을 더욱 강화했으며, 기어 S2 10월 출시와 동시에 제품에 최적화된 1000여 개 이상의 혁신적이고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기어 S2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스마트워치의 효용성이 업계의 화두로 등장한 가운데, 기어 S2는 어떻게 대답할까? 먼저 생활밀착형 서비스, 특히 금융에 관련된 기술이다. 삼성페이를 기본적으로 탑재한 가운데 ATM 현금 출금 서비스를 지원한다. 기어 S2를 통해 간편하게 현재 잔액과 거래 내역 등 조회가 가능하며, ATM에서 스마트폰을 꺼내지 않고도 출금 인증 번호를 기어 S2를 통해 확인하고 간편하게 현금을 출금할 수 있다. 이외에도 다양한 국가별 애플리케이션과 특화된 온디맨드 서비스까지 아우르는 분위기다. 기본적이 헬스케어 기능도 충실하게 구현하는 분위기다. 모든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 연동되는 부분도 특징이다.

1.2 인치 슈퍼 아몰레드(Super AMOLED) 원형 디스플레이는 업계 최고 수준의 360×360 해상도(302ppi)를 보유했다는 평가다. 전통적인 시계 모양의 원형 디자인과 11.4㎜의 초슬림 두께, 여기에 쉽고 빠른 스트랩 교체가 가능하고 디스플레이 화면을 사용자가 직접 구성하고 설정할 수 있다. 원형 디자인의 경쟁력도 충실하게 담아냈다. 운영체제는 당연히 타이젠이다.

애플의 애플워치는 스마트워치 시장에서 폭풍의 핵이다. 최근 아이폰 6S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명품 브랜드인 에르메스와의 협력이 상당한 관심을 끌기도 했다. 일단 분위기는 가장 훌륭하다. 지난 4월 시장에 풀려 현재 2차 출시국인 국내에서도 모습을 드러낸 애플워치는 단 2개월 만에 700만대의 판매고를 올렸다. 출시 1개월 만에 3500여개의 풍부한 애플리케이션 생태계도 구축하는 등, 자신의 강점인 선순환 생태계 구축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애플워치는 기본형과 스포츠, 에디션으로 구분된다. 스트랩의 종류는 6가지이며 색상은 17가지다. 기본형은 43만원 수준이며 고가인 에디션은 2200만원에 달한다. 다만 애플워치에는 자체 통신기능이 없기 때문에 반드시 아이폰이 있어야 한다는 불편함도 있다. 하지만 이는 역으로 아이폰을 가진 사람은 애플워치를 구입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 된다. 추후 애플의 전략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자체 운영체제를 가지고 있다.

구글은 제조사가 아니기 때문에 운영체제적 측면에서 스마트워치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안드로이드웨어를 바탕으로 하드웨어 동맹군을 빠르게 늘리는 분위기다. 여기에 아이폰까지 호환되는 기능을 바탕으로 범용성을 늘리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LG전자와의 협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차기 넥서스 스마트폰의 제조를 화웨이와 더불어 LG전자에 맡긴 구글은 안드로이드웨어의 첨병으로 LG 워치 어베인을 낙점한 상태다. 소프트웨어에 집중한 구글의 스마트워치 전략은 삼성전자의 타이젠과 방향이 같다는 것이 중론이다.

모토로라의 모토 360 2세대에 중국 상황에 맞는 안드로이드웨어를 탑재하는 한편, 부족한 기술력은 현지 업체와 힘을 모으는 방식이다. 실제로 레노버와 모토로라는 중국 회사인 몹보이(Mobvoi)와 협력해 모토 360에 검색 및 음성 인식 기능을 탑재하기로 한 지점이 단적인 사례다. 결론적으로 구글은 중국판 안드로이드웨어를 이식하고 현실적으로 어려운 서비스는 별도의 장치로 ‘커버’했다는 뜻이다.

모토 360 2세대는 올해 열린 IFA 2015에서 상당한 호평을 받은 스마트워치다. 저장 공간은 1세대와 같이 4GB 램을 지원한다. 프로세서는 1세대 TI OMAP에서 퀄컴 스냅드래곤 400(1.2GHz 쿼드코어 CPU)로 교체했다. 무선 충전을 지원한다. 새롭게 바뀐 것은 배터리다. 46㎜ 제품은 400mAh 배터리로 크기를 올려 최대 이틀간, 42㎜ 제품은 300mAh로 최대 1.5일간 사용할 수 있다.

▲ LG 워치 어베인. 출처=LG전자

누가 이길까?

분명한 점은, 스마트워치가 포스트 스마트폰의 절대적 후보자는 아니라는 점이다. 그런 이유로 스마트워치 자체에 대한 시장의 회의감도 상당한 편이다. 심지어 스마트워치는 웨어러블 시장에서 스마트밴드와 같은 저가형 웨어러블의 공세에 밀려 확실한 입지를 다지지도 못한 상태다. 하지만 이러한 전제를 과감하게 차치하고 삼성전자와 애플, 구글의 스마트워치 전략 자체는 의미심장한 지점이 상당히 많다. 먼저 애플이 애플워치를 중심으로 폐쇄적 생태계를 끌어 모아 나름의 존재감을 발휘하는 상황에서, 타이젠이라는 독자적 운영체제를 내세운 삼성전자가 더욱 시계에 가까운 아이템을 준비한 것이 눈에 들어온다. 기어 S2의 경우 모든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 연동되도록 만들어 범용성에 신경을 쓴 기색이 역력하다. 구글은 아예 아이폰과 연동되는 안드로이드웨어로 출사표를 던진 상황이다.

결국 누가 승리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심지어 승리한다고 해도 스마트워치가 현재 스마트폰의 지위를 계승한다는 보장도 없는 상황에서, 각자의 기업은 하드웨어와 운영체제 경쟁력을 넓히거나 혹은 좁히는 방식으로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이 지점에서 웨어러블의 패권이 스마트밴드를 지나 스마트워치에 달하는 순간 사물인터넷 허브에 대한 담론이 일어날 수밖에 없으며, 이 지점에서 최종 승부가 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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