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은 인플레이션 효과를 가장 잘 방어하는 자산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왜 주식은 인플레이션을 가장 잘 방어하는 것일까. 이는 우리 생활에서 쉽게 알 수 있다. 과거의 모든 재화·서비스 가격과 지금의 가격을 비교해보면 된다. 경제는 물가상승과 하락이 반복되면서 앞으로 나아가고 있지만 결국 우리가 소비하는 대상들의 가격은 결국 올랐다는 점이 이러한 부분을 쉽게 이해시켜 준다. 하지만 인구성장률이 둔화되는 가운데 향후에도 음식료 업종이 과거와 같은 ‘영광의 시대’를 누릴 수 있을지 의문이다. 그러나 사회적 변화에 따라 식품 산업에도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이 이뤄진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난 8월 11일 <이코노믹리뷰>는 ‘IT·자동차, 한국 대표산업? 주가 수익률 TOP은 ‘소비재’’ 기사를 통해 한국 주식시장을 빛낸 업종으로 생활소비재를 꼽았다. 사람들의 인식 속에 삼성과 현대차그룹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큰 것으로 자리 잡으면서, 한국 대표산업 하면 ‘IT, 자동차’를 떠올리기 마련이지만 주가 추이만 놓고 본다면 그 결과는 분명 달랐다. 특히 음식료 업종의 경우는 본지가 설정한 기간에서 업종주가지수 상위에 항상 랭크되는 결과를 보였다. 반면 IT, 자동차 업종은 투자결과에서 사람들의 ‘인식’만큼 좋은 결과를 내놓지 못했다.

이는 아주 쉽게 설명이 가능하다. 과거의 음식료 상품의 가격과 현재를 비교하고 컴퓨터·자동차 가격과 현재를 비교해보면 된다. 음식료와 컴퓨터 중 어떤 상품의 가격이 더 올랐을까. 결과는 음식료가 우세했다. 비록 자동차의 가격은 올랐지만 음식료 가격 상승에 미치지 못했고 심지어 컴퓨터 가격은 성능 대비 오히려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렇다면 향후 음식료 업종은 계속해서 상승세를 보일 수 있을까. 물론 가능하다. 인플레이션이 지속적으로 발생한다는 전제를 두고 말이다. 하지만 이러한 부분은 과거와 다르게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현시대는 과거 대비 저출산, 고령화 시대로 접어들면서 인구성장률은 점차 낮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인구가 증가하면 자연스레 먹거리 수요도 증가한다. 수요와 공급 원리에 의해 가격은 상승하기 마련이며 이는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지지만 현재 직면한 상황으로 볼 때, 과거처럼 음식료 업종에 ‘영광의 시대’가 다시 도래할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최근의 사회적 변화는 남성뿐만 아니라 여성의 경제활동이 활발해지면서 맞벌이 가구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 결과, 가정에서 모든 먹거리를 생산 혹은 조리하는 것보다 식품 소비에 대한 외부 의존도는 나날이 증가하는 추세이며 외식문화도 보편화되고 있다. 이를 과거와 비교해보면 분명 큰 변화다. 사람들이 “식사하셨어요?”라며 인사하는 문화는 우리나라 고유의 문화라고 한다. 일명 ‘보릿고개’ 시절을 거치면서 먹고 사는 것이 가장 중요한 문제였던 시대에 상대방의 ‘생사’를 묻는 안부였던 셈이다. 하지만 요즘 시대는 과거 대비 ‘먹는 것’을 걱정하는 사람은 현저히 줄었다. 오히려 다이어트를 하기 위해 필사적이라는 점은 180도 달라진 환경을 대변한다.

따라서 ‘먹는 것’에 공을 들이기보다는 간편하게 조리할 수 있고 아울러 합리적인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는 제품을 찾는 데 공을 들인다. 바쁜 현대인들이 그만큼 시간을 내기 어렵다는 점과 가정에서 요리를 하는 것에 대한 효율성도 떨어진다는 인식이 식품 산업 내 세분 시장의 규모를 키우고 이 세분 시장이 산업화된 계기가 됐다. 게다가 증가하는 1·2인 가구는 향후 식품 산업의 소비 주체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되면서 음식료 업종은 다른 국면을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직접적으로 말하면 가사노동이 창출했던 부가가치를 식품 산업이 가져가는 것이다. 즉, 주부들이 아무런 대가 없이 가족을 위해 헌신한 ‘노동’ 부분을 식품업계가 대신하고 이 부분에서 업계의 추가적 가치창출이 이뤄진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밥과 김치를 외부에서 조달해 먹는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웠으며, 사람들의 인식도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들 시장은 보란 듯이 나날이 성장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배달 음식, 도시락, HMR(Home Meal Replacement)까지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인구증가율은 나날이 감소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식품 산업의 성장이 가파르다는 것을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렇다고 해서 현대인들이 요리를 싫어한다는 것은 아니다. 유명 셰프의 TV프로그램을 즐겨본다는 점과 각종 요리법에 대한 콘텐츠 수요도 많아진다는 것은 여전히 요리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것을 방증한다. 하지만 현대인들은 이를 즐기는 것일 뿐, 노동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여행·캠핑 등에서 요리를 하는 것도 이의 연장선이다. 다만 요리를 주부처럼 전적으로 해야 한다는 생각은 분명 사라지고 있다. 결과적으로 소비자들은 간편한 것을 원하고 이러한 변화는 향후 가정 간편식을 만드는 가공업체들에게 전반적인 수혜가 될 수 있다.

 

인구증가율 둔화, 새로운 기회는 다시 열리고 있다

최근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편의점을 두고 ‘포화상태’에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업계는 이를 알면서도 새로운 편의점을 연다는 것인가. 물론 편의점이 상당히 많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지만 지방의 일부 지역은 여전히 부족하다는 점과, 앞서 언급한 현재 식품 산업을 둘러싼 변화를 보면 편의점을 포화상태라 말하기 힘들다. 가까운 일본의 경우 저성장·고령화시대에도 불구하고 편의점 산업은 호황을 보였다. 어려운 시기에도 불구하고 편의점 산업이 발전한다는 것은 그에 맞게 유통상품들이 빠르게 회전됐음을 뜻한다. 우리나라 또한 일본과 유사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투자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핵심은 편의점 산업을 발전하게 만든 유통상품을 제조하는 기업을 찾는 것이다. 특히 HMR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기업들이 향후 유망할 것으로 예상된다.

 

키움증권은 이 분야에 대해 크게 4개 기업을 추천했다. 롯데푸드는 신규 세분 시장에서 PB 브랜드의 경우 자신의 포지션을 가져갈 실력을 갖춰나가고 있다. 편의점과 할인점 등에 제품 공급력도 뛰어나 중장기 성장 전망은 긍정적이라 할 수 있다. 유지(식용유 등)와 빙과사업은 캐시카우(Cash Cow) 역할을 하고 있으며 현재는 유가공과 육가공에서 성장을 모색하고 있다. 중장기적 관점에서는 롯데그룹사 간 시너지 효과를 통해 식자재 유통 및 HMR 사업을 확대해갈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여타 유통업체 자회사와 비교해 식품 제조업체로서 가장 경험이 많다는 점과 직접 4개의 HMR 공장을 보유해 경쟁력도 우세하다.

CJ제일제당은 주요 대형 세분 시장에서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향후 신제품의 지속적인 출시와 전략적인 마케팅을 통해 신규 세분 시장을 지속적으로 지배해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2013년 2분기 SKU(Stock Keeping Unit, 상품분류 최하 단위) 구조조정 이후, 라이신 업황이 회복되면서 가공식품 사업은 더욱 탄력을 받게 됐다. 지난해 4분기부터 매출 성장률 회복으로 업계 1위에도 불구하고 가장 높은 매출성장률을 올리고 있다는 점은 놀라울 따름이다. 또한 CJ제일제당은 CJ E&M, CJ CGV, CJ푸드빌 등과 함께 미디어활용 및 시너지효과를 통해 해외 시장 진출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어 긍정적이다.

풀무원은 매출 규모는 작지만 강력한 브랜드 파워와 신제품 선도로 신규 세분 시장에서 영역을 확대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두부, 냉장면, 나물, 계란 등을 바탕으로 품목을 다각화하고 있으며 ‘바른 먹거리’ 캠페인을 통한 지속적인 브랜드 투자도 이어가고 있다. 깨끗하고 건강한 이미지를 시장에 어필하는 만큼 사람들의 인식에 변화를 주고 있다. 그 결과 레디밀, 착즙주스, 비유탕면, 냉동만두 등의 제품에서 성과를 보이고 있으며 새로운 카테고리 출시를 통해 시장을 꾸준히 선도하고 있다. 키움증권은 시장에서 우려하는 해외법인 수익성 악화는 현재 최악의 시기를 지나고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일본 법인은 콩 가격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으며 미국 법인은 파스타 매출 회복에 역점을 두는 상황이다.

대상은 캐시카우인 장류(간장 등)의 매출시장점유율이 하락하면서 올해 상반기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이에 향후에는 장류 시장점유율 회복과 냉장·냉동 제품 매출 확대에 중점을 둘 계획이다. 대상은 소재와 라이신을 통해 해외 사업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올해 인도네시아에 전분당 시설을 증설했으며 최근에는 백광산업의 라이신 사업 부문을 인수했다. 적자 사업을 인수했기 때문에 단기적 수익성은 저조할 것으로 예상되나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인수했다는 점은 업황 회복 시 긍정적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