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투자자들은 이상한 생각을 지니고 있다. 전문가들은 시장을 잘 파악하고 이러한 능력을 통해 반드시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이란 착각 말이다. 만약 그렇다면 시장전문가들은 모두 부자가 됐을 것이며 회사에 다닐 이유도 없다. 또한 자산운용, 투자업 자체도 존재할 명분을 찾을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모든 시장전문가들은 부자가 아니라는 점과 자산운용, 투자업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은, 전문가들조차도 시장을 제대로 파악하기 어려우며 투자 시장에서 수익을 내기도 쉽지 않다는 점을 말해준다. 그래서 일반 투자자들은 착각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모든 투자의 최종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에게 있다. 사기가 아니라면 투자 결과에 대해 그 누구도 탓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다만, 늘 급변하는 투자 시장에 참여하는 투자자들은 두 가지의 질문에 반드시 답할 줄 알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싶다.

첫째, ‘자신이 투자하려고 하는 기업이 최악의 상황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둘째, ‘해당 기업의 주가가 하락하거나 상승할 때, 더 살 것인가 혹은 팔 것인가’이다. 사실 이 질문들은 여러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첫 번째 질문은 해당 기업이 현재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지니고 있는지, 주력 제품이 현시대뿐만 아니라 미래 소비 주체들로부터 수요가 발생할 것인지 여부에 대한 것이다. 다른 또 하나의 질문은 시장 변동성에 휘둘리지 않고 객관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것, 혹은 그런 능력이 없다면 이를 보완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미이다.

첫 번째 질문을 통해 특정 산업 혹은 기업에 대한 시장의 찬란한 장밋빛 전망에 대해 경계하는 능력을 기를 수 있으며,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투자에 있어서 ‘재무적 안전판’을 획득할 수 있다. 두 번째 질문은 심리적 요인으로 조울증 환자인 ‘미스터 마켓’에게 저가에 팔고 고가에 되사는 우를 범하지 않게 해준다.

물론 이러한 판단이 쉬운 것은 아니다. 다만 ‘공짜 점심은 없다’는 말처럼 모든 선택에는 그에 대한 대가가 따르기 때문에 투자자들도 그만큼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노력에 대해 어렵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전설적인 펀드매니저 피터 린치가 실제로 경험한 ‘성아그네스 학생들의 투자 수익률’에서 볼 수 있듯이 상식으로 투자에 접근하는 것은 분명 큰 힘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시대 변화에 따른 투자, 상식으로 접근

상식으로 투자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시대 변화를 반드시 알아야 한다. 쉬운 예를 들면, 모바일 시대가 펼쳐지는 상황에서 관련 산업이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과거 시대에 얽매인다면 그 투자 결과는 실패로 돌아갈 수 있다. 물론 앞서 언급한 것처럼 관련 산업에 대한 장밋빛 전망도 반드시 경계해야 하는 요소다.

시대에 따른 유망산업 및 기업은 늘 바뀐다. 그만큼 사회 변화는 특정 산업에 영향을 미치고 이에 속한 기업들도 ‘흥망성쇠’하기 마련이다. 미래를 알 수 있다면 투자 성공률은 100%를 기록하겠지만 문제는 그 ‘미래’를 알 수 없다는 것이다. 결국 투자는 예상, 예측이라는 불확실성 속에 진행되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면 투자는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투자자들은 투자 성과에 미치는 요인은 상당히 다양하다는 것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기본적으로 투자 대상의 현재 시장가치와 실질가치를 생각해야 한다. 이뿐만 아니라 ‘내재가치’라 불리는 요인도 고려해야 한다.

기업 기준으로 내재가치란 현재의 순자산(총자산-부채)액을 나타내는 자산가치와 미래 수익력을 평가한 후 이를 현재가치로 되돌린 가치의 합을 말한다. 여기서도 ‘미래’라는 투자의 불확실성을 대표하는 단어가 등장한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다. 경제와 산업 그리고 기업은 각국 정책의 영향을 받기 마련이다. 따라서 정부 정책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는지 그 이면에 내재된 의도는 무엇인지를 주도면밀하게 분석해야 한다.

앞서 언급한 사항들을 100% 확실하게 인식하고 정확하게 예측했다고 하자. 이 경우 투자 성공확률은 100%일까. 결코 아니다. 정부 정책, 기업의 현재 및 미래가치를 뛰어난 통찰력으로 꿰뚫고 있다 해도 소비자들의 ‘선호도’는 또 다른 변수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즉 시대 변화에 따른 사람들의 소비패턴 혹은 산업의 발전으로 과거와는 다른 문화 및 경제 환경이 조성될 경우 경제와 산업의 패러다임은 완전히 변한다. 이러한 소비변화는 경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진 각국의 정부 정책도 무용지물로 만든다. 이 상황에서 사회 및 시대 변화에 넋 놓고 있는 산업 혹은 기업들은 자연스레 도태되고 새로운 산물들이 등장한다.

쉬운 예를 들어보자. 한국 산업 발전의 한 시대를 풍미했던 ‘대우그룹’. 그 시대에 사람들은 대우그룹이 우리나라의 역사 혹은 사람들의 기억 속 한편에 남을 것으로 예상이나 했겠는가. 과거 휴대폰 업계의 절대 강자 지위를 누렸던 모토로라가 현시대에 이렇게 뒤처질 것으로 그 누가 예상했을까. 과거에는 여성들이 화장품에 너무 많은 돈을 지불한다고, 또는 아이들에게 게임만 한다며 질타만 할 줄 알았지 관련 기업들이 이렇게 번창할 것을 누가 알았을까. 아무렇지 않게 즐겨 입고 먹었던 상품들을 제공하는 기업들이 모르는 사이에 상상치 못할 정도의 주가 상승률을 보였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많은 산업들이 변하고 그곳에 모두가 열광했지만 이러한 변화가 일부 산업에 ‘위기’를 조성할지 여부도 판단하기 어려웠던 시대도 있었다.

이를 보면 투자를 ‘종합예술’이라고 표현한 전설적인 펀드매니저 ‘피터 린치’의 말이 새삼 와 닿는다. 투자 결과는 그만큼 다양한 요인에 영향을 받는다는 뜻이다. 그렇다고 해서 투자에 앞서 너무 복잡한 생각을 가지고 있으면 오히려 투자 결과는 예상보다 부진할 수 있다. 이는 투자 시도조차 할 수 없게 만들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것을 꼽자면 투자자들은 투자를 함에 있어서 100% 성공할 수 없음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는 점이다. 10개 기업에 분산투자해 이 중 6개 이상 기업이 예상과 같은 경로로 나아가 번창한다면, 비록 나머지 4개 기업이 역사 속으로 사라져도 충분히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투자 손실은 원금으로 제한되지만 수익은 무한대이기 때문이다.

투자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다양하지만 이 중 가장 중요한 것을 꼽자면 ‘사회적 변화’이다. 이러한 변화는 또 다시 여러 요인에 의해 결정되지만 단순히 사회적 변화를 읽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할 만한 투자처를 찾을 수 있다. 하지만 그 결과는 누구도 보장해주지 않는다. 다만, 다양한 사람들의 의견에 귀를 열고 이를 수용해 자신의 판단으로 투자한다면 후회 없는 투자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설령 투자에 실패했다고 해서 실망할 필요는 없다. 이 또한 하나의 투자 교훈이 되고 이후 투자에 있어서 성공을 위한 밑거름이 되기 때문이다.

또 다시 강조하지만 투자자들이 반드시 지켜야 하는 부분은 시장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열광하는 자산은 그만큼 가치가 높아진 반면 많은 사람들이 기피하는 자산은 헐값에 거래되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특정 자산의 높은 가격이 향후 더 높은 가치를 부여받을 수도 있고 반대로 싼 가격이 가치평가를 받지 못할 정도의 참혹한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이러한 상황은 과거부터 지금까지 지속됐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현명한 투자자는 조울증 환자인 ‘미스터 마켓’과의 대화에서 가장 이성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그리고 그들은 투자 시장에서 막대한 부를 가져간다. 시장이 혼돈스러울수록 먼 미래를 내다보고, 보다 침착하게 판단하는 것이 현명한 투자자가 되는 지름길이다.